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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스터짐] 최두호(26, 부산 팀매드/사랑모아 통증의학과)의 UFC 다섯 번째 경기가 확정됐다.

UFC는 지난 11일 "최두호와 안드레 필리의 페더급 경기가 오는 7월 30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애너하임 혼다센터에서 열리는 UFC 214에서 확정됐다"고 발표했다.

하루 사이에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었다. 당초 최두호는 코너 맥그리거(29, 아일랜드)의 팀 동료이기도 한 아르템 로보프(30, 아일랜드)의 도전을 받아들이며 그와 경기를 치를 의사가 있음을 밝혔으나, 하루 만에 필리라는 전혀 예상치 못한 상대와의 대결이 성사됐다.

경기가 성사되기까지의 어떤 과정이 있었을까. 최두호는 11일 몬스터짐과의 전화 인터뷰를 통해 "갑자기 안드레 필리와 붙겠냐며 오퍼가 왔다. 일단 무조건 싸운다고 했다"고 말하며 멋쩍게 웃었다.

최두호는 "처음에는 로보프가 나와 싸우고 싶다고 했고, 나도 최대한 빨리 경기를 뛰고 싶어서 좋다고 했었다. 그의 말대로 우리 둘 다 스완슨에게 지기도 했고. 경기를 계속 기다리던 상황이었는데 (필리와의 대결 오퍼가 들어오면서)동기부여가 됐다. '이제 경기를 할 수 있겠구나'라는 생각이 가장 먼저 들었다"고 밝히며 로보프에서 필리로 타깃이 바뀌어 경기를 수락하게 된 상황을 설명했다.

"(처음 필리전 오퍼가 들어왔을 때)딱히 든 생각은 없었다. 상대가 턱이 강하건 약하건 간에 결국 매에는 장사가 없다"며 자신감을 표출한 최두호는 결혼이라는 인생의 큰 능선을 넘으면서 많은 것이 달라졌다고 솔직한 이야기를 털어놓았다.

최두호는 "결혼을 하고 난 뒤에 마음도 그렇고 여러 면에서 많이 안정됐음을 느낀다. 덕분에 앞으로 운동을 더욱 열심히 할 수 있게 된 계기가 됐다"라고 설명했다. 뒤이어 "확실히 마음가짐이 달라졌다. 이전에는 스스로가 조금 안주하고 있다는 느낌이 있었다. 하지만 컵 스완슨전을 통해 풀 라운드를 경험했고, 이를 통해 경기 운영을 어떻게 풀어나가야 할 지에 대해 더 고민하게 됐다. 이제는 스스로 더욱 발전하기 위해 노력하고자 하는 마음이 커졌다"라고 밝혔다.

현재 필리와의 일전이 잡힌 최두호는 경기가 확정되자마자 부산 팀매드 양성훈 감독과 함께 분석 작업에 들어갔다. 필리에게 맞는 전략을 짜기 시작했다고 밝힌 최두호는 "더 강해지기 위해 단점을 보완하고, 더욱 발전된 모습으로 돌아오겠다"며 필리전 승리를 굳게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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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두호의 옥타곤 다섯 번째 맞수, 안드레 필리는 누구?

미국 출생의 안드레 필리(26, 미국)는 키 180cm에 리치 188cm로 맥스 할로웨이와 같은 높이이며, 펀칭 레인지는 7cm 정도 더 길다. 스위치 스탠스가 자주 일어나고 스위치 간에 2-3펀치 컴비네이션을 페인트와 트릭을 섞어가며 흥미롭게 구사한다. 공격적 성향이 강하다. 알파메일 소속으로 타격공방 위주의 운영을 하다가 기습적인 테이크다운을 구사할 만큼 오펜스 레슬링이 있다. 그라운드에서의 대응 면에서도 상대가 그라운드 스페셜리스트가 아닐 경우 특별히 문제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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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점은 체력이다. 필리는 2013년 12승 1패의 전적을 기록 중이었고, UFC가 WEC를 흡수하면서 같은 해 10월 UFC 데뷔전을 가졌다. 8승 4패 1무의 전적이고 UFC 진출 후 2연패에 빠져있던 제레미 라슨을 KO로 눕히고 2014년 맥그레거에게 패한 후 윌 초프를 막 잡은 상태의 미래권력 맥스 할로웨이를 만났다. 이 경기의 1라운드는 필리의 체격적 이점, 운동능력, 공격적 성향 등이 잘 드러났다. 

같은 신장에 할로웨이보다 팔이 7~8cm 더 긴 필리는 잽을 여러 차례 적중시키며 할로웨이의 거리감각을 교란시켰다. 서로 페더급에서 만나기 쉽지 않은 체형이었지만 필리의 팔이 더 길었다. 1라운드에는 필리의 왼손 잽과 훅이 아직 몸이 풀리지 않은 상태의 할로웨이에게서 포인트를 많이 뜯어갔다. 

잽과 훅이 먹혀 들어가던 1라운드 중반에 필리는 잽-라이트 페인트에 이어 몸통 돌리며 뒷발을 당기고-앞발 앞으로 나가며 레프트 바디-라이트 오버핸드로 이어지는 컴비네이션을 구사했다. 또한 오른손 공격이나 페인트에 이어 오른쪽 헤드킥(왼쪽으로도)을 조립하는 등 트릭이 잘 섞인 치명적인 컴비네이션을 구사했다. 비슷한 느낌으로 시작해 페인트를 뺀 바리에이션도 선보이는 등, 당시 그의 코너를 맡고 있던 드웨인 루드윅이 기쁨의 욕설을 퍼부으며 고맙다고 할만큼 훌륭한 경기력을 선보였다. 타격이 이어지던 중 마지막 1분 정도를 남긴 시점에서 카운터 테이크다운을 성공시킨 점도 주지해야 할 포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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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2라운드부터 입이 벌어지고 눈꼬리가 처지며 체력의 문제를 드러낸 필리에게 할로웨이 특유의 숨쉴 틈 없는 폭행이 이어지며 주도권이 넘어갔다. 두 라운드를 하나씩 나눠 가진 두 선수는 3라운드를 신중하게 시작했다. 초반까지는 호각이었으나 중반 이후 필리가 무리한 테이크다운을 시도하던 중 케이지에 등을 맞댄 클린치 상황을 맞이했는데, 거기서 할로웨이의 쇼트 레프트와 라이트를 한방씩 먹었다. 충격을 입은 필리는 탈주를 시작했지만 즉각 추격해온 할로웨이가 좌우 어퍼컷을 적중시켰고, 쓰러진 필리의 목에 할로웨이의 길로틴이 감기면서 경기가 마무리되었다. 

탁월한 심폐능력을 바탕으로 라운드가 깊어질 수록 점점 강력해졌던 할로웨이에 비해 필리는 첫 라운드가 가장 강하고 시간의 흐름과 함께 경기력이 하락하는 일반적인 특성을 보였다. 이후 필리는 승패가 계속해서 교차되는 패턴을 보이고 있다. 승-패-승-패-승-패-승으로 7전 4승 3패의 UFC 기록을 보유하고 있으며, 만약 이 공식대로라면 최두호와 마주할 다음경기에서는 패배할 차례가 된다.

가장 최근 경기인 하크란 디아즈 전과 그 전의 야이르 로드리게스전에서는 스텝이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좌우로 날렵하게 꺾는 스텝, 더욱 자연스러워진 스위치 스탠스와 셔플 스텝에 공세를 취하기 위해 상대에게 접근할 때에도 항상 사선을 그리며 움직이는 모습을 선보였다. 이러한 기본기가 몸에 익으면서 타격의 성공률과 피격의 확률이 반비례 그래프를 그리는 결과를 맞이 했고, 아직 KO패를 당해본 적이 없는 디아즈를 1라운드부터 빈사상태가 되도록 두들겼다.

이 경기의 3라운드에서는 필리가 그렇게 지쳐 보이지는 않는다. 아무래도 디아즈는 패시브한 카운터 타입이기 때문에 심폐의 소모가 적었고, 상대가 들아오길 기다리는 카운터 파이터들이 보통 그렇듯 디아즈는 헤드헌터이기 때문에, 할로웨이전 당시와는 달리 복부에 데미지도 없었다. 경기는 그렇게 필리의 판정승으로 끝났다.

필리는 공격적인 성향이고 방어에는 공격적인 만큼 빈틈이 있다. 그러나 기둥능력이 향상 되면서 자신이 가진 다양한 무기들을 더욱 효과적으로 구사하면서 방어의 레벨도 많이 상승했다. 최두호와의 매치업에서도 필리는 본인의 스타일을 꺾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능숙한 대각선 스텝으로 접근을 시도할 것이고, 다가와서는 자신을 최두호의 카운터라는 시험대위에 올려놓는 투지를 보여줄 것으로 예측할 수 있다.

[사진] ⓒZuffa, LLC/몬스터짐
이용수/조형규 기자(press@monstergroup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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