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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스터짐=조형규 기자] 제왕의 대관식에 이변은 없었다.

사이클의 황제 크로스토퍼 프룸(32, 팀스카이)이 24일(이하 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샹젤리제에서 종료된 2017 '투르 드 프랑스'에서 개인종합 우승을 차지했다. 

프룸은 지난 1일 독일 뒤셀도르프에서 막을 올린 2017 투르 드 프랑스에서 23일간 치러진 총 21개의 스테이지를 86시간 20분 55초 만에 완주하며 개인종합 우승자에게 수여되는 옐로 저지를 입었다. 지난 2015년과 2016년에 이은 투르 드 프랑스 3연패이자, 개인 통산 네 번째 투르 드 프랑스 우승이다.

하지만 프룸의 레이스는 결코 순탄치 않았다.

이번 투르 드 프랑스는 그 어느 해보다 치열했던 대회였다. 지난해 발표된 2017 투르 드 프랑스 코스는 기존에 열린 대회들과 차별성을 두고 짜여졌다. 오르막에서 경기가 끝나는 스테이지가 줄어들었고, 대신 스프린트와 어택을 유도하는 공격적인 코스 설계가 이뤄졌다. 어느 정도 고착화된 경기 양상을 더욱 치열하게 바꿔보려는 투르 드 프랑스 측의 의도가 잘 드러난 대회다.

이러한 의도를 반영하듯, 올해 투르 드 프랑스는 대회 후반까지도 치열한 레이스가 펼쳐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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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르 드 프랑스의 제왕인 프룸은 과거 경기에서 2주차에 접어들며 옐로 저지를 획득한 후 단 한 차례도 경쟁자들의 추월을 허용하지 않았다. 3주차에는 경쟁자들과 시간차를 더욱 벌리며 우승까지 안정적인 레이스를 이어가곤 했다.

프룸이 첫 우승을 거머쥔 2013년 대회에서는 2위인 나이로 퀸타나(27, 모비스타)와 4분 20초 차이를 기록했고, 2015년 대회에서는 1분 12초를 더 빨리 달렸다. 지난해 투르 드 프랑스에서는 2위 로메인 바르데(26, AG2R 라 몬디알)와 4분 5초 차이로 이미 레이스 중반부터 승부를 결정지은 바 있다.

그러나 이번 대회는 달랐다. 프룸은 2주차에 펼쳐진 스테이지 12와 스테이지 13에서 파비오 아루(27, 아스타나)에게 옐로 저지를 빼앗겼다. 단 이틀뿐이었지만 그동안 대회 초반 종합 1위에 올라서고 나면 단 한 번도 선두 수성에 실패한 적이 없었던 프룸으로서는 생소한 풍경이 이어졌다.

대회 후반까지 시간 싸움도 치열했다. 3주차에 열린 지난 스테이지 16까지만 하더라도 종합 순위 4위권 이내의 선수들이 모두 30초 이내에서 각축전을 벌였다. 특히 리고베르토 우란(30, 캐논데일)의 추격이 거셌다. 우란의 2017 투르 드 프랑스 최종 기록은 86시간 21분 49초로, 프룸과는 단 54초 차이다. 프룸의 역대 투르 드 프랑스 우승 기록 중 2위와의 시간 차이가 가장 적은 기록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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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프룸은 끝내 자신의 옐로 저지를 지켜냈다.

한때 프룸의 옐로 저지를 빼앗으며 1위를 위협하기까지 했던 아루는 레이스 후반에 돌입하면서 점점 뒤쳐지기 시작했다. 또한 지난해 투르 드 프랑스에서 프룸의 뒤를 이어 2위를 기록했던 바르데 역시 개인 타임 트라이얼 구간으로 열린 스테이지 20에서 경쟁력을 상실했다. 투르 드 프랑스의 마지막 무대인 스테이지 21이 보통 퍼레이드의 개념으로 비경쟁 레이스가 펼쳐진다는 암묵적인 관행이 있기 때문에, 프룸은 지난 22일 열린 스테이지 20에서 사실상 우승을 확정 지었다.

우승을 확정 지은 프룸은 24일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매번 투어에서 우승할 때마다 독특한 경험이다. 모든 순간마다 항상 다른 전투가 펼쳐진다. 특히 올해는 종합 순위권의 라이벌들과 가장 치열하게 싸운 대회로 기억될 것이다"라며 유독 치열했던 올해 대회의 우승 소감을 밝혔다.

재미있는 것은 프룸의 이번 우승으로 같은 팀스카이 소속 선수인 미켈 란다(27, 팀 스카이)의 주가도 덩달아 오르고 있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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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룸의 통산 네 번째 투르 드 프랑스 우승에 큰 지분을 보탠 란다는 유력한 차세대 사이클 스타다. 리더 프룸의 서포터임에도 불구하고 86시간 23분 16초의 기록으로 포디엄에 입성, 종합 순위 4위를 기록하는 놀라운 결과를 만들어냈다.

특히 란다는 지난 스테이지 12의 오르막 구간에서 자신을 제대로 쫓아오지 못하는 프룸을 두고 스테이지 우승이라는 개인적인 목표를 차지하기 위해 갈등했을 정도로 기량이 만개했다. 이번 시즌이 지나면 팀스카이를 떠나 자신이 리더가 될 수 있는 팀으로 이적할 가능성이 크다. 

한편 최고의 스프린터에게 수여되는 그린 저지는 마이클 매튜스(25, 선웹)가 차지했다. 슬로바키아의 사이클 영웅이자 최고의 스프린터로 평가받는 피터 사간(27, 보라-한스그로헤)이 스테이지 4에서 실격을 당했고, 이번 대회에서만 5개의 스테이지 우승을 휩쓴 마르셀 키텔(29, 퀵스텝)도 지난 스테이지 17에서 낙차 사고를 당해 스타 스프린터들이 모두 대회에서 조기 퇴장한 사이 매튜스가 성실하게 포인트를 쌓았다.

산악왕에게 주어지는 폴카닷 저지는 워렌 바길(26, 선웹)의 품에 안겼고, 최고의 젊은 선수에게 수여되는 화이트 저지의 주인공은 사이먼 예이츠(25, 오리카-그린엣지)가 차지했다.

[사진] ⓒLe Tour De France/TeamSky 
조형규 기자(press@monstergroup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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