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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스터짐=반재민 기자] 2017년 ‘슈퍼루키’ 박성현은 자신의 별명 그대로 남다른 한해를 보내고 있는 중이다.

LPGA에 본격적으로 참가한 첫 해임에도 불구하고, 놀라운 적응력으로 낯선 미국무대에 적응했고, 시즌 첫 우승을 메이저 대회에서 이뤄내며 자신의 별명인 ‘남달라’ 그대로 남다른 모습으로 LPGA 무대를 재패했다.

일찌감치 신인왕을 확정지은 데 이어 총 상금 200만 달러를 넘어선(216만 1005달러) 상금왕, 렉시 톰슨(미국)과 치열한 경합을 벌이고 있는 최저타수 상, 그리고 마침내 이루어낸 최초 루키시즌 세계랭킹 1위까지, 박성현을 기다리고 있는 타이틀을 본다면 박성현의 2017년은 더욱 찬란하기만 하다.

박성현은 어떻게 이렇게 성공적인 루키 시즌을 보냈을까, 남달랐던 2017년 박성현을 되돌아보며 그녀가 성공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 세 가지를 꼽아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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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머니의 헌신, 뛰어난 적응력의 원천

박성현의 LPGA 참가는 다른 선수들보다 다소 늦었다. 보통 다른 선수들이 1월 펼쳐지는 바하마 클래식에 참가한 반면 박성현은 이들보다 2개월 정도 늦은 3월, 싱가포르에서 펼쳐진 HSBC 위민스 챔피언십에 출전해 3위를 기록하며 인상적인 LPGA 정식 데뷔를 알렸다.

이후 파운더스 컵에서 공동 13위를 기록한 박성현은 킹스밀 챔피언십에서 기록한 공동 43위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20위권 안에 들며 넬리 코다, 엔젤 인(이상 미국)과 벌였던 신인왕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시작했다.

대부분 LPGA 첫 시즌에는 적응기인 탓에 기복이 심한 플레이가 있기 마련이다. 가장 성공적인 루키 시즌이었다고 평가받고 있는 전인지와 유소연도 컷 탈락을 피할 수는 없었다. 전인지는 LPGA 데뷔 시즌인 2016년 US 오픈에서 컷오프 탈락 했으며, 유소연도 데뷔 시즌인 2012년 캐네디언 위민스 오픈에서 컷 탈락한 경험이 있다.

반면, 박성현은 인상적인 시즌을 보내면서도 올 시즌 단 한 차례의 컷 탈락이 없다. 최저 순위 또한 지난 5월에 있었던 킹스밀 챔피언십의 43위와 타이완 챔피언십의 42위를 제외한다면 30위권 밖으로 떨어지지 않았을 정도로 박성현은 꾸준히 좋은 성적을 냈다.

이러한 이유는 박성현의 뛰어난 적응력에 있다. 지난해 파운더스 컵 등 꾸준히 초청선수 자격으로 LPGA 대회에 참가한 박성현은 5개의 메이저 대회중 KPMG 위민스 챔피언십을 제외한 4개 대회에 모두 출전하며 미국 무대에 대한 감을 어느정도 익혔다. 비록 초반 아시아 투어에서 일정이 꼬이며 HSBC 챔피언십 대회 하나만을 치르고 미국 본토로 넘어왔지만, 뛰어난 적응력으로 본토 무대에서도 좋은 성적을 거뒀다.

박성현은 뛰어난 적응력의 비결에 대해 ‘어머니’의 존재를 이야기했다. 박성현의 어머니는 시즌 전부터 박성현에게 모든 정성을 쏟았다. 박성현의 경기마다 쫓아다니며 뒷바라지를 했고, 마이애미의 집까지 마련해가며 박성현의 적응을 도왔다. 박성현도 이러한 어머니의 헌신에 감사해했다. 박성현은 “나 때문에 타지에 와서 고생하는 어머니께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고, 좋은 성적으로 어머니가 많이 행복해하는 모습에 기분이 좋다. 앞으로도 더욱 좋은 선수가 될테니 지켜봐달라. 사랑한다.”라며 어머니에 대한 무한한 애정을 드러냈다.

대회가 끝나면 반려견인 ‘아토’와 노는 것이 낙이라고 박성현은 이야기한다. 이러한 환경은 심리적인 면에서 박성현에게 큰 도움을 주었고 좋은 성적의 비결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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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큰 경기에 강한 ‘포커페이스’

첫 출전이었던 HSBC 챔피언십부터 KPMG 위민스 챔피언십까지 박성현이 치른 대회는 모두 13번, 그 중에 4번 탑텐에 들었고 20위권 이하의 성적은 단 두 번밖에 없었을 정도로 꾸준한 모습을 보여왔다. 하지만, 딱 하나의 아쉬움인 남아있었다. 바로 우승 트로피였다.

13번 중 박성현이 가장 우승에 근접했던 대회는 5월에 있었던 볼빅 챔피언십이었다. 이 대회에서 박성현은 1,2라운드까지 선두를 유지하고도 3라운드 이븐파에 그쳐 준우승에 그쳤던 아쉬움이 남아있었다. 아쉬운 준우승 후로 박성현에게는 잠시 슬럼프가 찾아왔다 이후 있었던 4개 대회에서 모두 10위권 언저리의 성적을 거뒀다. (12위-13위-19위-14위)

그리고 박세리, 아니카 소렌스탐(스웨덴), 박인비 등 많은 스타들을 배출한 US 여자오픈을 앞두고 박성현은 과감한 결단을 내렸다. 캐디를 콜린 칸에서 데이비드 존슨으로 바꾸는 등 전면적인 개편에 들어갔다. 또한 경기가 펼쳐지는 트럼프 골프클럽도 미리 답사하며 US 오픈에 대한 준비를 차근차근히 진행해 나갔다.

그리고 박성현의 첫 우승은 예기치 않게 찾아왔다. 1라운드는 다소 부진했다. 1오버파 73타로 출전선수 156명 가운데 중위권인 공동 58위에 머물렀다. 2라운드에서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2타를 줄였지만, 순위는 공동 21위였다. 시즌 첫 승은 또다시 다음기회로 미뤄지는 듯 했다.

하지만, 대회를 거칠수록 박성현은 진화해나갔다. 자신의 성적에 개의치 않는다는 본인의 말처럼 자신만의 플레이를 펼쳤고, 3라운드에서 버디만 6개를 잡아내는 대활약으로 본격적인 선두권 경쟁에 뛰어들었다.

자신의 뒤를 이을 수도 있는 아마 최강 최혜진과 중국의 자존심 펑샨샨과 펼친 파이널 라운드, 박성현은 후반 홀에서 승부수를 띄웠다. 경쟁자인 최혜진과 펑샨샨이 부담감에 각각 더블 보기와 트리플 보기를 범하며 주춤하는 사이 박성현은 침착하게 타수를 줄였다. 그리고 운명의 18번 홀, 박성현이 친 세 번째 샷이 그린을 넘어 프린지로 향했다. 지난해, 마지막 홀에서 무리한 승부수로 우승을 놓쳤던 악몽이 불현 듯 떠오르는 순간이었다. 하지만, 박성현은 침착했다. 침착히 네 번째 샷을 홀 45cm에 붙인 후 파 세이브로 시즌 첫 우승이자 LPGA 무대 첫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우승이 확정된 후 박성현은 어머니를 안고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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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화하는 박성현, LPGA의 최고가 되다

US 오픈 우승을 기점으로 박성현은 플레이는 더욱 성숙해졌다. 시즌 초반 우승을 하지 못한 원인이었던 뒷심 부족도 함께 사라졌다. 오히려 뒤져있던 상황에서 역전을 할 수 있는 추진력까지 함께 얻었다.

이러한 박성현의 진화를 단적으로 보여준 대회가 바로 캐네디언 퍼시픽 위민스 오픈이다. 1라운드에서 그린 스피드 적응에 애를 먹으며 1언더파에 그쳐 중위권에 머물렀던 박성현은 점차 코스에 적응하기 시작하더니 3라운드에 접어들며 몰아치기 본능을 회복, 마지막 날에만 7타를 줄여 우승을 차지했다. 본인이 생각해도 믿기지 않는다 말했을 정도로 박성현은 놀라울 만큼 진화했다.

국내무대였던 KEB 하나은행 챔피언십에서도 박성현은 고진영, 전인지와 불꽃튀는 라운딩을 펼쳤다. 비록 우승은 고진영에게 돌아갔지만, 박성현은 인상적인 아이언샷을 보여주며 자신의 존재를 국내팬들에게 더욱 깊이 각인시킬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

박성현의 나이는 이제 스물 넷이다. 신지애가 2010년, 스물 둘의 나이에 세계랭킹 1위에 올랐으며, 박인비 역시 2013년 스물 다섯에 세계랭킹 1위에 오른 것을 본다면, 박성현의 미래는 밝다. 더욱이 LPGA 2년차에 2위를 달성한 신지애와는 달리 루키 시즌에 이뤄낸 성과이기에 그녀의 1위는 더욱 남다를 수밖에 없다.

하지만, 박성현은 담담하기만 하다. 박성현은 시즌 소감에 대해 “안 좋은 라운드가 많았다. 올 한해 메이저를 돌아보면 썩 만족스럽지 않았고, 내년엔 올해보다 더 잘하고 싶다"고 앞으로 더욱 진화하겠다는 의지를 내보였다.

앞으로 남은 시간동안 박성현에게는 어떤 미래가 펼쳐질까? 박성현을 슈퍼루키로 이끈 세 가지의 비결을 본다면 앞으로 있을 밝은 미래도 어느정도는 예상할 수 있을 것이다.


<뷰파인더로 바라본 박성현의 남달랐던 2017년의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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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3월 26일 KIA 클래식

LPGA 무대에 기지개를 켠 박성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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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3월 27일 KIA 클래식

아름다운 배경과 아름다운 스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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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3월 31일 ANA 인스피레이션 

정식 LPGA 선수로서의  첫 메이저 대회 티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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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5월 5일 로레나 오초아 매치플레이 

눈앞에 놓인 트로피를 노렸지만 현지 적응에 어려움을 겪으며 16강에서 탈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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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5월 21일 킹스밀 챔피언십

이날 박성현은 LPGA에서 첫 이글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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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5월 27일 볼빅 챔피언십

3라운드에서의 아쉬움을 딛고 LPGA 정식데뷔 이후 첫 준우승을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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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5월 27일 볼빅 챔피언십

나란히 준우승을 차지한 호주 교포 이민지와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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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6월 2일 숍라이트 LPGA 클래식
새로운 캐디 데이비드 존스 합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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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6월 15일 LPGA 마이어 클래식
일주일간의 휴식을 마치고 복귀한 박성현, 좋은 컨디션에 웃음 꽃이 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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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7월 1일 KPMG 위민스 챔피언십
샷을 지켜보는 박성현, 그린을 지나 프린지로 가는 공을 지켜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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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7월 3일 KPMG 위민스 챔피언십
잡힐 듯 잡힐 듯  잡히지 않던 우승 트로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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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7월 16일 US 여자오픈
트럼프 대통령도 인정한 남다른 플레이, 신인왕을 향한 화룡점정을 찍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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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8월 28일 캐네디안 위민스 챔피언십
챔피언조에서 동반 라운딩을 펼친 브리트니 린시컴이 우승을 확정한 박성현을 축하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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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8월 28일 캐네디안 위민스 챔피언십
캐나다 전통 의상과 함께, "잘 어울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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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9월 14일 에비앙 챔피언십
불운을 딛고 단독선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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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9월 17일 아니카 롤렉스 어워드 리셉션
LPGA의 전설과 함께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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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9월 17일 아니카 롤렉스 어워드 리셉션
2017 메이저 우승자들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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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10월 15일 KEB 하나은행 챔피언십
많은 팬들과 함께한 한국 나들이

사진 = 순스포츠 홍순국
글 = 반재민 기자(press@monstergroup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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