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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스터짐=반재민 기자] 10월 12일 KEB 하나은행 챔피언십을 시작으로 시작된 아시아 스윙이 어느덧 반환점을 앞두고 있다.

오는 10월 26일부터 29일까지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 위치한 TPC 쿠알라룸푸르 동쪽 코스에서 열리는 2017 LPGA 투어 아시안 스윙 세 번째 대회인 사임다비 LPGA 말레이시아는 세계 최고의 자리를 지키려는 탑 랭커들과 그들의 자리를 호시탐탐 노리는 신흥 강호들이 맞붙는 대회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몬스터짐 키워드를 통해 사임다비 LPGA 말레이시아가 어떤 대회인지 알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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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 해저드, 벼락과의 싸움

이번 대회가 펼쳐질 쿠알라룸푸르의 TPC 쿠알라룸푸르 동쪽코스는 파71 홀로 6,260야드의 코스다. KEB 하나은행 챔피언십이 열린 SKY 72 골프클럽이 6,761야드라는 것을 감안한다면 장타력이 떨어지는 선수도 숏게임을 통해 어느 정도 만회가 가능한 골프장이라는 것이 특징이다.

하지만, 코스 면면을 들여다본다면 절대 만만한 골프장이 아님을 알 수 있다. 바로 해저드 때문이다. KEB 대회의 SKY 72 골프클럽이 그린에 인접해 있는 해저드가 5홀이었고, 말레이시아 대회 다음에 열리는 일본의 TOTO 재팬 클래식이 펼쳐지는 이바라키 다이헤이요 미노리 코스는 3홀이 있는 데 비해, TPC 쿠알라룸푸르 코스의 경우 전체코스의 절반인 9홀에 이를 정도로 그린 주변에 해저드 밭이 형성되어 있다. 해저드가 있는 홀에서는 장타력은 큰 의미가 없다. 따라서 어떤 선수가 더 정교하게 해저드를 피해 샷을 하는지가 승부의 향방을 가를 중요한 열쇠가 되는 것이 이번 대회의 포인트라 할 수 있다.

특히 선수들에게도 악명 높은 홀은 13번 홀과 15번, 그리고 17번 홀이다. 먼저 13번 홀의 경우 티샷부터 까다롭다. 조금이라도 훅이 난다면 바로 페어웨이 주변을 감싸고 있는 워터 해저드로 직행이다. 티샷을 페어웨이에 올렸어도 그린 주변의 벙커들이 그들을 기다리고 있다. 자칫 방심하다간 타수를 잃기 쉽상이다.

15번 홀은 그린이 해저드에 둘러싸인 일명 ‘아일랜드 홀’이다. 파3 홀로 거리가 136야드에 불과해 쉽게 버디를 잡을 수 있는 홀이다. 하지만, 그 전에 광활하게 펼쳐진 해저드를 지나가야한다. 게다가 이 홀은 바람까지 거세 바람 계산을 조금이라도 잘못 한다면 버디가 곧바로 더블보기로 둔갑하게 된다. 2014년 준우승자 포나농 파트룸(태국)이 펑샨샨(중국)과 공동 선두를 달리다 티샷을 해저드에 빠트리며 준우승에 그친 안타까움이 남아있는 곳이기도 하다.

17번 홀 역시 파3 홀 172야드로 짧은 편이지만 앞에 놓여있는 해저드가 부담이다. 현 세계랭킹 1위인 유소연 2014년 3라운드에서 17번 홀에서 티샷을 빠뜨려 더블보기를 범했고, 마지막 라운드에서 최선을 다했지만, 여기에서 잃은 타수를 만회하지 못하며 공동 3위에 만족해야 했을 정도로 17번 홀은 승부의 향방을 가를 수도 있는 중요한 코스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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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 길이가 길고 큼직한 벙커가 있는 미국의 골프코스와 러프가 넓고 작지만 깊은 벙커가 많은 유럽코스에 비해 말레이시아 코스는 약간 짧은 편이다. 하지만, 엄청난 숫자의 해저드에 페어웨이까지 좁아 숏게임 싸움에서 승부가 갈릴 것으로 예상된다.

게다가 열대기후인 만큼 대만보다 더한 악천후가 선수들을 기다릴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말레이시아에는 경기가 자주 중단될 정도로 폭우와 낙뢰가 잦다. 경기가 자주 중단될수록 선수들의 컨디션 유지는 힘들다. 게다가 덥고 습한 날씨는 그들의 컨디션을 극한까지 몰아붙인다. 선수들의 컨디션 관리도 이번 대회를 결정지을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다.

기상청은 경기가 펼쳐질 26일부터 29일까지 대회장에 벼락을 동반한 소나기가 내릴 것으로 예보하고 있다. 과연 말레이시아는 어떤 선수에게 승리의 햇살을 비출까. 전운이 감돌고 있는 쿠알라룸푸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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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랭킹? 말레이시아에서 물어봐

세계랭킹 1,2위를 달리고 있는 유소연과 박성현, 지난주 대만에서 둘의 운명은 극명하게 엇갈렸다. 유소연이 마지막 라운드에서 65타를 적어내는 저력을 보이며 7언더파 공동 3위라는 좋은 성적으로 경기를 마친데 비해, 박성현은 악천후에 고전한 끝에 5오버파로 공동 42위로 대회를 마쳤다.

두 선수가 극과 극의 성적을 내면서 둘의 랭킹포인트 차이는 다소 벌어졌고, 박성현은 평균 타수마저 69.247로 치솟으며 렉시 톰슨(69.125)에게 최저타수 자리를 양보해야만 했다.

대만에서의 맞대결을 뒤로 한 채 둘은 말레이시아에서 다시 세계랭킹 1위를 향한 대결을 벌인다. 현재 유리한 위치에 있는 것은 유소연이다. 2012년부터 이 대회에 참가해 경험이 풍부한데다가 5번의 대회에서 3번 탑텐에 들 정도로 성적 또한 좋다. 하지만, 엄청난 잠재력을 가진 박성현이 대만에서의 악천후 경험을 통해 얼마나 많은 진화를 이뤄냈을지도 알 수 없다.

이번 말레이시아 대회는 둘의 진정한 진가를 확인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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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군단 “시즌 최다승“ vs 펑샨샨 “절대 안돼”

세계랭킹 싸움보다도 골프팬들에게 흥미를 끌 요소는 바로 한국 선수들의 시즌 최다승 달성 여부다.

현재 한국 선수들은 시즌 15승을 거두고 있다. 만약 한국 선수들이 남은 4개의 대회(시암다비 LPGA 말레이시아, 일본 토토 클래식, 중국 블루베이 LPGA, 미국 CME 그룹 투어 챔피언십) 중에서 1승만 추가한다면, 2015년의 15승을 뛰어넘는 단일시즌 최다승 기록을 세우게 된다.

가장 고무적인 사실은 에이스 선수에게 의존이 줄어들었다는 것이다. 2015년 당시 최고의 컨디션을 달리고 있던 박인비가 15승 중 무려 5승을 책임지며 군단을 이끌었다면 올 시즌은 김인경이 3승, 유소연과 박성현이 2승을 거뒀을 뿐 나머지는 각기 다른 선수(장하나, 양희영, 박인비, 이미림, 김세영, 이미향, 고진영, 지은희)들이 승수를 쌓으며 팀 코리아의 저력을 전세계에 보여주었다.

하지만, 거침없이 진격하고 있는 한국 낭자군단에 급제동을 걸겠다는 한 선수가 있다. 바로 중국의 펑샨샨이다. 펑샨샨은 사임다비 LPGA 말레이시아의 유일한 2회 우승자다. 2014년 18언더파를 기록, 유소연 등을 따돌리고 우승을 차지한 펑샨샨은 지난해에도 17언더파로 양희영 등을 제치고 정상에 섰다.

펑샨샨의 장점은 바로 정확함이다. 2008년 LPGA에 데뷔할 때까지만 하더라도 장타자의 축에 속했지만, 최근 렉시 톰슨, 박성현, 엔젤 인 등 강력한 장타자들의 등장으로 혼란에 빠졌었다. 추락의 위기에서 펑샨샨은 장타 위주의 경기보다는 정확성 위주의 플레이로 방식을 변경했다. 이러한 변화로 까다로운 말레이시아 코스에 쉽게 적응할 수 있게 했고, 그녀를 사임다비의 강자로 만든 원동력이 되었다.

1년만에 챔피언 트로피를 들어올렸던 곳으로 돌아온 펑샨샨의 마음은 가볍다. “마치 고향에 온 것 같다.”라고 웃으며 말하는 펑샨샨에서 그녀가 얼마나 이 대회에 자신감을 가지고 있는지 알 수 있다.

과연 한국 낭자는 거함 펑샨샨을 넘어 시즌 최다승의 금자탑에 오를 수 있을까? 말레이시아에서 펼쳐질 골프 축제가 얼마남지 않았다.


사진=순스포츠 홍순국. LPGA 제공

반재민 기자(press@monstergroup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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