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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스터짐=이용수 기자] 롤렉스 랭킹 2위인 박성현은 이번 대회에서 가장 많은 갤러리의 선택을 받았다. 대회 직전의 기자회견에서 2주 전에 국내 대회에서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을 거두며 팬들을 실망시킨데 대한 유감을 표명했고, 이번에는 꼭 팬들이 기뻐할만한 성적을 거두겠노라는 의지를 밝힌 박성현에 팬들도 호응했던 것으로 보인다.

박성현에 대한 기대감과 평가는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미국의 NBC 골프 채널의 중계진 역시 박성현에 대한 애정을 표현하는데 거침이 없었다. 4일간의 라운딩 동안 박성현의 플레이에 대한 미국 중계진(소속은 미국의 골프채널이지만 호주인 두 명과 영국인 한 명)의 주요 멘트를 정리해 보았다.

[해설자 3인 체제 중계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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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디 맥킨지: LPGA 투어 프로 출신이고 호주 여성 골프 협회 회장을 역임했다. 피터 도너건과 중계석에서 해설을 맡았다. 

카렌 스터플스: 영국 출신으로 2004년 메이저인 브리티시 오픈을 포함한 두차례의 우승경력을 가진 전직 LPGA 프로. 스터플스는 코스의 각 홀 사이를 이동하며 선수들의 플레이를 분석해 중계의 깊이를 더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피터 도너건: 호주의 7스포츠에서 골프 해설자겸 골프 프로그램의 진행을 하고 있다. 


■ 목요일 1라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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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박성현 7번홀 파4 서드샷

스터플스: 이 골프 코스의 어떤 점이 좋은지 말씀하셨는데, 전 사실 한국을 방문하는 것 그 자체를 좋아합니다. 선수들도 마찬가지일거예요. 이곳에 오면 주변의 모든 것들이 즐겁거든요. 단지 코스가 아니라 이곳에서 지낸다는 경험 그 자체가, 훌륭한 샷이 또 하나 나왔습니다. 이 선수에게 재능이 있다고 보세요?

도너건: 네, 뿐만 아니라 팬도 많은 것 같군요. 

스터플스: 그렇죠, 하하.

도너건: 아직 목요일일 뿐인데.

스터플스: 기자회견에서 이 선수는 몇 주 전 이곳 한국에서의 부진한 플레이로 팬들을 실망시킨 것에 대해 언급했습니다. 이번 주에는 팬들이 기운 낼만한 성적을 낼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했어요. 선수들이 서포터들을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걸 알 수 있었는데요. 본인들이 행복한건 다 팬들 덕분이라고 느끼는 거죠. 개인적으로는 그런 입장이 조금 생소하거든요. 

-1 박성현 파5 7번홀 버디 퍼트

도너건: 이 선수의 차례이니 갤러리들이 크게 소리칠 준비를 하고 있겠네요. (버디 성공 후 갤러리 큰 함성)

맥킨지: 정말 목요일 치고는 엄청난 갤러리입니다. 하하, 목요일에도 이렇게 많은 분들이 찾아주시다니 정말 원더풀하죠. 일요일에 오시면 코스 안에서 움직이기조차 어려울 지경일 겁니다. 

도너건: 대회의 경쟁 레벨도 높습니다. 지난 월요일 이전 기준으로 롤렉스 랭킹 탑 10이 모두 참가했습니다. 월요일에 랭킹이 조정되었고 브룩 핸더슨이 10위에서 11위로 내려가는 바람에 현재는 랭킹 11위까지의 선수 중 10명이 경쟁하는 형국이 되었죠. 빠진 한명은 박인비입니다. 그녀는 올 시즌을 일찍 마무리했죠. (부상회복에 전념)

-2 박성현 파3 8번홀 세컨샷

스터플스: 박성현, 다소 까다로운 퍼팅이죠. 하방경사가 약간 있고 움직임도 조금 있습니다. LPGA 투어에서 퍼팅이 이 선수의 과제였죠. 투어가 계속되면서 발전하고 있어요. 올 시즌 초 우리가 박성현의 플레이를 중계하기 시작했을 당시 마이어가 “보세요. 공에 너무 가까이 서서 퍼팅을 합니다”라고 얘기해 주더라고요. 당시에 박성현은 퍼팅 자세를 바로잡기 위해 애를 쓰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좀 떨어지나 싶더니 어느 순간부터는 문제가 싹 사라졌습니다.

-2 박성현 9번홀 파4 티샷

맥킨지: 박성현, 9번홀에서 티샷을 준비 중입니다. 상당히 높은 곳에 위치한 티 입니다. 여기서도 보이다시피 벙커가 있고요. 그런데 208야드 거리니까 그다지 플레이에 영향을 주지는 못해요. 거기를 넘기면 하향 슬로프(경사면)가 있고요.
*9번홀 티의 정면 208야드에 버티고 있는 벙커의 의미: 208야드는 보기 플레이어에서 PGA 레벨까지 모든 남성 골퍼들의 평균적인 드라이버 비거리, ( LPGA 선수들의 경우 224야드가 평균) 보기 플레이어의 평균이 205야드다. 즉 한창 골프에 미쳐있고 싱글을 향해 미친 듯이 코스를 달리는 보기플레이어들에게 강력한 압박감을 주고자 하는 설계자의 의도를 감지할 수 있는 것이다. 

도너건: 티에서 페어웨이까지 고저차가 15미터 정도나 되죠.

맥킨지: 그러니 여기서는 길게 가는 게 적절합니다. (드라이빙) 완벽함에서 한 치의 모자람이 없네요. (하향 슬로프를 타고 빠르게 굴러감, 갤러리 탄성) 이 홀의 경우 갤러리들이 티샷의 낙구 지점을 정확히 볼 수 있는 위치에 있습니다. 탄성만 들어도 분위기로 이 갤러리는 골프를 잘 알고 있다는 느낌이 듭니다. 

-2 랙시 톰슨 9번홀 파4 티샷

맥킨지: 렉시는 여기서 어떻게 할 수 있을까요? 

스터플스: 비거리를 보시면 렉시는 231야드, 박성현은 247야드죠. 모든 건 글자그대로 얼마나 높이 띄우느냐에 달려있습니다. (박성현의 타구 최고점 29m, 톰슨 16m) 일반적으로 낮게 날아갈수록, 직선타일수록 스핀이 덜 먹죠. 
*스핀 회전수가 높을수록 즉, 스핀이 많이 먹을수록 거리가 짧아진다. 특히 맞바람을 받고 칠 때는 최악. 스터플스의 설명대로 낮게 날아가게 만들려면 클럽 페이스의 방향과 타구의 방향이 일치하게 해야 한다. 클럽 스피드가 높을수록 스핀도 많이 먹는다. 로프트가 고각이고 헤드스피드가 빠르고 공의 아래 부분을 때릴수록 높은 회전수의 타구가 만들어지는 것. 그런데 박성현의 타구 최고점이 톰슨의 것보다 훨씬 높지만 비거리도 상당한 차이로 더 멀리 날았다. 로프트 각이고 회전수고 뭐고 간에 기본 스윙 메커니즘이 훨씬 중요하다는 반증이다. 

-1 유소연 9번홀 파4 티샷

맥킨지: 소연의 차례, (최고점 22m, 비거리 230야드) 파워 면에서는 앞의 두 선수에 비해 조금 덜하지만 라인이 좋네요. 

스터플스: 비거리는 비슷했지만 타구의 궤적이 정상범주였고요, 그래서 스핀이 정상적으로 먹어서 저렇게 된 겁니다. 그 때문에 공이 조금 일찍 멈췄죠. 

(유소연과 톰슨 대화를 나누며 이동) 도너건: 두 선수가 좋은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이렇게 골프에 대해 잘 아는 한국의 대규모 갤러리들이 보는 앞에서 플레이 하는 중이니 당연한 거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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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박성현 9번홀 파4 세컨샷

스터플스: 박성현은 고점이 높은 샷으로 타구가 부드럽게 떨어지고 스핀이 많이 걸리게 하는 걸 선호 하는데요. 이 페어웨이는 전반적으로 경사가 있고 대부분 내리막 경사예요. 박성현이 샷을 하는 현재 위치가 좋은 예입니다. 

맥킨지: 별로 마음에 안 들었나보군요. 오른쪽으로 치우쳤고 당연한 반응이죠. 낙구된 위치의 잔디는 상당히 길고 보풀거리는데요. 그다지 좋을 게 없는 상황입니다. 그래도 홀컵까지 오르막 경사입니다, 물론 라이가 어떤지가 변수겠지만요.

-2 박성현 9번홀 파4 서드샷

맥킨지: 박성현 파퍼트, 상당히 까다로운 위치죠, 내리막 경사이고 공이 상당히 빠르게 흐를 거예요. (홀인) 멋지게 업&다운을 성공시켰습니다. 세컨샷 낙구지점의 잔디가 매우 길어 (서드샷이) 상당히 어려웠거든요. 

고진영 -5 공동1위, 박성현 -2 공동 11위, 전인지 순위권 밖

-11번홀 설명

언덕의 꼭대기에 위치해있고 그린까지 일직선이죠. 러프의 잔디는 매우 두텁습니다. 양쪽 모두 그렇죠. 그린 오른쪽에 벙커가 있으니 특별히 주의를 해야 하고요. 그것을 잘 피한다면 그린 위에 올리는 것까지는 문제가 없을 겁니다. 그런데 그린의 기복이 어마어마하고 몇 개의 층위로 나뉘어져 있습니다. 적절한 위치로 올려야겠죠. 만약 그 지점을 놓친다면 작고 기괴한 피치들이 늘어선 곳에서 퍼팅을 하게 될 겁니다. 

-2 박성현 11번홀 파 4 티샷 360야드

맥킨지: 박성현, 드라이버로 티샷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런 태세면 타구를 아주 멀리 날려보내겠죠. (샷) 갤러리가 이번에는 조용했습니다. 왜 그랬는지 알것 같군요, 저기 보이시는 흰점이 그린까지 90야드 남았다는 표식이고요, 핀은 거기거 26야드 더 가야 있으니, (계산하면 총 260야드 정도의 거리가 난 셈인데, 박성현의 드라이버 평균 비거리는 270야드)

스터플스: (테이크백의) 정점 포지션이 좋고요. 그녀의 스윙에서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힙의 회전이 길게 이루어지면서 강력한 파워가 타구에 전달된다는 것이죠. 또한 익스텐션도 정말 인상적입니다. 이 부분을 계속해서 훈련 중이고요. 항상 조용하고 안정감 있는 표정이지만 사실 긴장감을 느낀다고 말했습니다. 경쟁이 뜨겁게 달아오른 상황에서 더 그렇고 그런 긴장감이 좋다고 하더군요. 

-2 박성현 11번홀 파 4 세컨샷

스터플스: 박성현은 이번 샷이 무척 즐겁겠네요, 방해될 것이 아무것도 없는 상황이니까요. 

도너건: 그녀의 위치에서는 괜찮아보였을 텐데요. 하지만 바람의 영향이 있었던지 버디까지는 6미터 정도 남은 것 같습니다. 

스터플스: 제가 보기엔 바람이 타구를 약간 밀어낸 것 같습니다. 

도너건: 네. 조금 전에 말씀드렸다시피 이곳이 전체 코스에서 가장 높은 지역이고 사방이 노출되어 있어서 바람의 영향이 다소 강합니다.

-서드샷

도너건: 여러 번 말씀드리고 있지만 목요일 치고는 정말 대단한 관중이에요. 

스터플스: 골프를 정말 좋아하시는 분들이죠. 본인들이 좋아하는 선수들을 보러 오셨고 그들이(버디퍼트 성공), 오오(함성).

도너건: 경기가 끝날 때까지는 감정표현을 전혀 하지 않는군요.

스터플스: 전혀요. 

도너건: 11번 홀까지 3언더, 무난한 출발입니다. 

스터플스: 저렇게 뭔가 대단한 것을 해냈을 때, 퍼팅을 잘 해냈을 때라던지, 저도 그런 기분을 압니다만 그럴 때 흥분하지 않기는 정말 힘들거든요. 보통 주먹이라도 한번 쥐고 그러거든요. 그런데 박성현처럼 저렇게 담담할 수 있으려면 경기에 매우 깊이 빠져들어야 합니다. 오직 해야 할 일에만 집중하는 거죠. 

도너건: 이 선수가 벌써 산 정상에 도달했군요. 12개월 전에 이곳에서 캐런(스터플스)씨와 제가 이런 날이 오리라 예상을 했습니다만 정말 빨리 왔어요. 

스터플스: 정말 그렇죠. 당시에 그녀를 보면서 미래의 언젠가 그렇게 될 거라 생각한 건데, 사실 LPGA 투어에 처음 참가했을 때는 약간 위축된 것 같기도 했고 업다운도 조금 있었어요. 그런데 US 오픈에서 아마추어로 참가했던 최혜진과 결선 라운딩을 하면서 자신 있게 플레이 했습니다. 상대에게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 그게 가장 중요한 마음가짐이거든요. 

-박성현 7위로 점프

-13번 홀 박성현 서드샷으로 온그린 하고 패딩이 있는 보온용 장갑을 낄때

맥킨지: 손을 따뜻하게 해줄 장갑을 착용하는군요.

도너건: 박성현 혼자만이 아니죠. 캐런 스터플스씨도 오늘 보니까 스키장갑 같은걸 끼고 계시더라고요. 스키 연습을 해서 동계올림픽에라도 출전하시려는 것 같던데.

스터플스: 친절하게 좀 대해주세요. 전 플로리다에 살고 있습니다. 

일동: 하하하.

스터플스: 영국인의 완강함을 이제 다 잃어버린 것 같아요. 지금은 그냥 말랑말랑해졌네요. 

맥킨지: 아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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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박성현 13번홀 파5 4th 샷

맥킨지: 박성현, 리더보드의 꼭대기로 점점 접근하고 있습니다. 이번 버디퍼트(약 5-6미터?)를 성공시키면 -4가 되면서 1위에 한타 차가 되겠죠. (성공, 갤러리 환호성) 박성현, 오늘 첫 라운드부터 좋은 골프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본인의 고국인 이곳 한국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했죠. 

도너건: 지난해 이곳에서의 첫 라운드처럼 62타를 치지는 못할 것으로 보입니다만 그런 것과는 관계없이 아주 볼만한 경기를 보여주면서 자신의 잠재력을 개화시키고 있는 박성현입니다. 

-4 박성현 17번홀 파3 버디퍼트

맥킨지: 박성현, 버디에서, 아니 ‘버디를 위해’ 라고 해야 하죠. 

도너건: 1타차이의 접전이니까요.

맥킨지: 위험했어요. 그렇죠? (도너건: 매우 그랬죠.) 놀라울 정도로 재능이 뛰어난 선수입니다. (성공, 관객 환호성) 흔들림이 전혀 없군요. 묵직한 퍼팅이었습니다. 

도너건: 전인지에게도, 유소연에게도 많은 팬이 있습니다만 이 선수의 경우는.... 지평선 너머로 새로운 별이 떠오르고 있습니다. 세계 각국에서 그녀는 주목을 받았고 상상력을 자극했죠. 그러나 이곳 그녀의 고국에서와는 비교조차 되지 않습니다. 내일이면 오늘보다 3~4천 명 정도가 더 오실 거고, 토-일요일엔 5천에서 만 명 정도가 더 들어오실 것으로 보입니다. 

스터플스: 그녀에게 골프를 하게 된 배경을 물어보았는데, 어머니께서 골프를 하시진 않았지만 딸이 박세리 키즈가 되도록 밀어주셨다고 해요.

-5 박성현 18번홀 파5 세컨샷

도너건: 이제 박성현입니다. 아직 거리가 많이 남았죠. 얼마나 좁힐 수 있을지 궁금합니다.

스터플스: 벙커를 조준하고 있네요. 도너건: 그렇군요. (샷) 클럽에서 한 손을 떼었습니다. 오우~ 허허허.

맥킨지: 오 마이 워즈~ (말문이 막힐 만큼 놀람)

도너건: 매우 심장 떨리게 만드는 장면이었네요.

맥킨지: 숨이 턱 막히지 않을 수 없었어요. 그렇죠? 세상에나, 티에서 290야드 정도의 마커에서 쳤는데요. (18번홀의 전장은 500야드, 즉 홀까지 210야드 정도 남긴 거리)

스타플스: 한 번에 올리려고 했던 건지 확신이 서지 않습니다. 

맥킨지: 네. 저도 쉽게 설득이 되지 않을 정도예요. (슬로우모션) 캐런, 오우. 대형사고 일보직전이었어요. 그리고 나쁘지 않은 곳에 올렸네요. 

맥킨지: 이곳의 갤러리는 정말 특별합니다. 단지 한 두 그룹을 팔로우하는 게 아니라 모든 코스를 이동하면서 플레이어들을 지켜보거든요. 엄청난 숫자임에도 불구하고요. 

-5 박성현 18번홀 파5 이글퍼트 (성공하면 1위로 마무리)

도너건: 이곳에서는 야구의 인기도 대단하죠. 하루에 서너 경기가 동시에 진행되고 있거든요. 단지 인기가 있는 정도를 넘어서 골프와 야구에 대해서는 열정적이라고 해야 할 겁니다. 이번 주말에는 모든 시선이 바로 이 선수 박성현에게 집중될 것 같군요. (이글퍼트)

맥킨지: (홀컵 오른쪽으로 흐르자) 꺾이지 않겠죠? 흠. 

도너건: (버디로 마무리) 66타입니다. 박성현, 오점을 남기지 않은 스코어카드고요. 공동1위로 2라운드를 향하겠습니다. 


■ 금요일 2라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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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박성현 12번홀 파3 티샷 175야드

도너건: (박성현 백스윙 도중 갤러리의 기침소리 때문에 멈춤) 저런 건 굉장히 하기 어려운 겁니다만. 

맥킨지: 기침소리가 주변 어디에선가 들렸죠. 그것이 박성현의 집중력을 흐트러뜨렸을 거고요. 흩어진 집중을 다시 하나로 모으고 있는 중입니다. 

도너건: 이곳 팬들의 수준에 대해 말씀 드렸었죠. 골프에 대해 잘 알고 있고 상황에 대한 이해도가 높습니다. 그래서 선수가 샷을 마친 직후 여기저기서 기침소리가 들리거든요. 다들 선수가 샷을 마칠 때까지 참았던 거죠. 

-9 박성현 15번홀 파4 티샷

스터플스: 이번 홀에서 박성현은 페이드샷을 적절히 구사해야 할 겁니다. 평소대로 드라이브샷을 하면 그린을 넘어가게 될 거거든요. (샷) 높고 괜찮게 됐네요. 낙구가 부드럽게 될는지는 두고 봐야겠지만 말이죠. (그린을 약간 벗어남) 매우 어려운 지점입니다만 그린에 바운드가 되었다면 저보다 더 멀리 갔을 거예요.

맥킨지: 맞아요. 더 나쁠 수도 있었죠. 저 뒤에 있는 러프에서 돌아오려면 최악이거든요.

-세컨샷 

맥킨지: 이번에는 섬세한 터치가 필요합니다. (샷) 이것 좀 보세요. 미끄러지듯 굴러갑니다. 멋지게 해냈네요. 볼이 잔디 위에 떠 있는 상황에서 클럽헤드를 볼 아래로 정확히 집어넣어서 딱 적절하게 띄워 올렸습니다. 

-서드샷

도너건: 첫날에 이어 오늘도 이 선수는 홈 갤러리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습니다. 3일차, 4일차에도 마찬가지겠죠. 세계랭킹 2위인 박성현입니다. 라운딩의 초반, 2번 홀에서 보기를 범했고 이후에 13번홀까지 순항했습니다. (13번홀에서 보기) 그리고 지금 다시 공동 1위로 올라설 기회를 맞이했습니다. (버디퍼트 성공) 박성현 다시 1위로 올라섰습니다. 10언더. 기복을 나타내지 않는 감정처리가 인상적이죠. 


■ 토요일 3라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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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박성현 7번홀 파5 세컨샷


도너건: 한눈에 알아볼 수 있는 체형의 박성현, 오늘은 흰색 복장으로 나왔습니다. 이번 홀은 흥미롭습니다. (샷) 타격음을 참고하면 컨택이 잘 이루어진 것 같은데요. 하지만 뭔가 바디랭귀지는 그렇지 않은 것 같습니다. 과연 공이 (워터해저드와 그린사이의) 경사면에 걸려있을지가 의문이네요. 어제 이민지의 볼은 그렇지 못했죠. 걱정스러운 눈길로 바라봅니다만 기다려봐야겠네요. 

맥킨지: 뭔가 보이시나요? 캐런이 근처로 이동할 때까지 기다려야겠네요. 

-박성현과 캐디 공을 찾는 장면

도너건: 
두 사람이 공을 찾아 헤매고 있네요. 저 구역의 잔디는 깊습니다. 그래서 아, 지금 찾은 것 같네요. 문제는...

맥킨지: 
‘파고 들어갔느냐’겠죠.

도너건: 네. 충분히 그랬을 수 있죠. 

맥킨지: 박성현이 진행 관계자를 찾고 있습니다. 러프의 잔디가 매우 두텁기 때문에 아주 깊이 파고 들어갔거나 아예 박혀버렸을 수 있죠.

스터플스: 워터해저드 라인도 고려해야겠죠. 그 선에 걸렸다면 깊던지 박혔던지 문제가 안 될 겁니다.

-서드샷 

도너건: 
오케이, 세계 랭킹 2위를 둘러싼 드라마가 재개되는군요.

스터플스: 발의 위치보다 높이 공을 두고 쳐야하는데 어려운 샷이죠. 클럽을 짧게 잡아서 차이를 보정하려 하는데요. 보통 클럽이 경사면을 때리면서 멈추게 됩니다. 어쩔 수 없는 일이기 때문에 조금 오른쪽을 보고 치는 게 좋습니다. 

도너건: 현 상황에 대한 전언이 도착했습니다. (샷) 버디가 가능하겠군요. 

맥킨지: 조금 전에는 뭔가 재난상황인 것 같았습니다만, 그에 비해 결과가 아주 좋군요. (슬로우 모션) 약간 둥근 궤적의 스윙이었고요, 높이 띄운 다음 굴러가게 만들었습니다. 정말 멋지게 해냈군요. 

스터플스: 볼이 해저드 라인의 바로 위에 있었군요. 

도너건: 잔디 두포기 정도 위였네요. 

-4TH 샷 버디퍼트 성공

도너건: 정말 의외의 버디 아닙니까? 골프공을 찾으러 다니던 상황에서는 이런 전개를 상상하기 힘들었겟죠. (버디퍼트 성공, 갤러리 큰 함성) 표정만 봐서는 그냥 ‘버디였네, 별거 아냐’ 정도입니다. 

맥킨지: 그 위치를 생각해 보면 이건 정말 매우 특별한 버디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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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번홀 벙커샷 (진행도중)

도너건: (US 오픈 우승당시 장면) 한국에서 온 이 신예는 강철의 신경과 흔들림 없는 필승의 확신을 보여주었죠. 그리고 저 유명한 우승컵을 들어 올렸습니다. 

스터플스: 저렇게 큰 대회에서 우승을 하고 나면 선수들은 마음속으로 ‘또 우승할 수 있을까?’ 라는 의구심을 품곤 하거든요. 당연히 할 수 있는 거죠. 캐나다에서 그녀는 다시 한 번 우승했으니까요. 

도너건: 우승을 하다보면 중독이 되는 경향이 강하죠. 투어의 거리를 줄이기 위해 미국에 집을 구한다고 하죠. 아마 트로피룸을 아주 크게 만들어야 할 것 같습니다. 

스터플스: 그 논리가 마음에 드는군요. (본인도 LPGA 투어를 위해 영국에서 미국으로 이주)

-13(1위) 박성현 11번홀 파4 서드샷

도너건: 홀컵까지 조금 괴이한 각도입니다. 선택의 여지가 그다지 없는 상황이고요. 그래도 라이가 어렵지는 않은 것 같네요. 

스터플스: 그리고 홀 뒤로 백스톱이 있습니다. (샷)

도너건: 꽤 괜찮았다고 봅니다. 

스터플스: 나쁘지 않았네요. 하지만 본인은 약간 실망한 것 같죠?


■ 일요일 4라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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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2타차 2위) 박성현 17번홀 파3 티샷


도너건: 캐런 스터플스가 중계박스를 떠나 고진영이 있는 위치로 이동하고 있습니다. 고진영이 1위를 지키고 있지만 한발만 미끄러져도 덜미를 잡힐 수 있죠. 

맥킨지: 캐런이 저 인파를 뚫고 지나가려면 고생 좀 하겠어요 호호. 

도너건: 중계박스는 지금 박성현이 서 있는 티 근처에 있는데, 차량을 이용해서는 절대 시간 안에 도착하지 못할 것 같습니다. 박성현은 이번에 무조건 버디를 노려야 합니다. 의심의 여지가 없죠. 

맥킨지: 여기서 2타로 마무리해야 하고 18번홀에서도 가치 있는 버디를 잡아야 합니다. 

도너건: 찬스가 왔군요.

맥킨지:
 이건 굴려 넣을 수 있겠어요. 마지막까지 싸움을 멈추지 않습니다. 오늘 미스샷을 두어 개 했고 무척 실망스러웠을 겁니다. 특히 14번홀에서의 퍼트 실수가 뼈아팠죠. 

도너건: 사실 이 그룹에서 가장 노장(senior citizen, 보통 노인을 지칭. 차마 노인으로 번역할 수 없어 노장으로 함)이 박성현입니다. 24세죠. 전인지는 23세, 가장 젊은 고진영은 22세거든요. 이들이 한국 골프의 미래입니다. (화면에 코끼리 모자를 쓴 갤러리 잡힘) 

맥킨지: 저 모자는 전인지를 위한 것이죠. 

도너건: 
덤보!

맥킨지: 덤보 yeha!

-전인지 티샷으로 핀 가까이 붙임

맥킨지: 세개의 아주 멋진 티샷이었군요.

-19 고진영 17번홀 세컨샷

도너건: 이게 들어가면 문이 거의 완전히 닫히는 거죠. (버디퍼트 미스) 

맥킨지: 아직은 아니군요. 경쟁자에게 약간의 희망을 남겨두었습니다. 

-16 박성현 17번홀 파3 버디퍼트

맥킨지: 박성현의 입장에서는 이번 퍼팅을 무조건 성공시켜야 할 상황이죠, 아니면 그것으로 승부는 사실상 결정되는 거고요. 

도너건: 그림자가 길게 진 방향으로 가는 퍼팅, 쉽지 않죠. (갤러리 소음) 그리고 노이즈가 집중을 방해하는군요. 

맥킨지: 물러나서 할 수 있나 없나를 다시 생각해보고 있죠. 이럴 때는 한발 물러섰다가 가는 게 항상 좋은 선택이 됩니다. (미스) 파로 마무리 되는군요. 선두와 세 타 차. 고진영은 18번 홀에서 넉넉한 버퍼를 가지고 플레이 하게 됩니다. 
*전인지 버디로 박성현과 동타인 16언더파. 고진영 -19

도너건: 고진영, 승리를 눈앞에 두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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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박성현 18번홀 서드샷 

도너건: 이 젊은 여성은 특별한 일이 없는 한 올 시즌 안에 2백만 달러 마크에 도달할겁니다. 대단히 특별한 루키 시즌이죠. 고국의 갤러리 앞에서 우승컵을 들어 올리고 싶겠지만 오늘은 아쉽게도 아닐 겁니다. 그러나 언제고 그날은 올 거예요. 그날은 언젠가 옵니다. 

맥킨지: 이 얼마나 특별한 빅스테이지 데뷔 시즌입니까. 지금까지 그야말로 초현실적인 한해가 되고 있어요. 루키 시즌에 롤렉스 랭킹 2위라니요. 정말 놀라운 일입니다. (하방경사의 러프에서 샷) 

도너건: 조금 지나갔습니다만 터치는 좋았습니다. 이번에 세계랭킹 1위를 차지하지는 못하겠지만, 그리고 고국의 갤러리 앞에서 우승컵을 들어 올리지는 못하겠지만 방금 샷에서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주었고, 고개를 당당히 들고 라운딩을 마칠 수 있습니다. 최종 라운딩 도중 3-4개 홀에서 자신을 책망하는 모습을 보였죠. 하지만 그녀에게는 탁월한 재능이 있습니다. 

맥킨지: 올 시즌이 끝날 때 롤렉스 랭킹에서 그녀의 위치가 어디일지 궁금해집니다. 

도너건: 관중석에 빈자리가 몇 개 보이는 게 신기하네요. 라운딩 내내 빈자리가 거의 보이지 않았거든요. 어제 15,000명 이상, 오늘은 30,000명 이상의 갤러리가 방문했으니까요. 

-16 박성현 18번홀 파5 버디퍼트

도너건: 마지막 홀에서의 버디퍼트, 박성현. (성공) 멋진 피니시입니다. 승리는 이 세계랭킹 2위의 손을 벗어났지만 결과와 관계없이 탁월한 퍼포먼스였습니다. 모든 라운딩을 60대의 타수로 마쳤고 그녀보다 나았던 선수는 단 한명이었습니다. 

맥킨지: 이렇게 마무리하는 건 아주 좋습니다. 스코어도 좋았고요. 그리고 그녀에게 이곳에서의 일이 끝나지는 않은 것 같죠? 도중에 몇 번 흔들림이 있었습니다만 그걸 극복하고 이 정도의 스코어를 낸다는 건 대단해요. 

도너건: 모두가 13번홀에의 파를 떠올리고 있을 거예요. 거기서 버디를 잡았다면 조금 더 타이트한 추격이 되었겠죠. 그랬다면 모든 게 달라졌을 수 있습니다.

맥킨지: 그 다음 홀에서 짧은 퍼트를 미스하기도 했으니까요. 어찌되었건 이젠 모두 지나간 일입니다.

[글·번역] 이용수 기자(press@monstergroups.com)
[사진] 순스포츠 홍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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