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CI 로드월드챔피언십 3년 연속 우승 기록은 최초
-최연소 3회 우승자 기록도 세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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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스터짐=조형규 기자] 슬로바키아의 사이클 영웅 피터 사간(27, 보라-한스그로헤)이 2017 UCI(국제사이클연맹) 로드월드챔피언십(Road World Championships, 세계도로사이클선수권)에서 우승했다.

사간은 24일(한국 시간) 노르웨이 베르겐에서 종료된 2017 로드월드챔피언십 남자 엘리트 부문에서 고향 팬들의 성원을 등에 업은 알렉산더 크리스토프(30, 카투샤-알페신)를 간발의 차이로 제치고 지난 2015, 2016 시즌에 이어 자신의 세 번째 로드월드챔피언십 타이틀을 따냈다.

로드월드챔피언십은 UCI 주관 하에 열리는 국제경기다. 매년 9월에 개최되며 세계 사이클경기 시즌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대회로, 투르 드 프랑스의 종합우승자에게 옐로우 저지가 수여되는 것처럼 로드월드챔피언십 우승자는 레인보우 저지를 입는다.

최근 로드월드챔피언십을 압도적으로 제패해온 선수는 바로 사간이었다. 사간은 각각 리치몬드와 도하에서 열린 지난 2015년, 2016년 대회에서 굉장히 안정적인 페이스로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하지만 이번 레이스는 달랐다. 줄리안 알라필립이 경기 후반 강력한 어택으로 주도권을 놓치지 않았고, 이를 따라잡기 위한 추격조의 거센 레이스가 펼쳐졌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사간의 모습은 볼 수 없었다. 사간 스스로도 "마지막 5km 지점에서 난 이미 끝났다고 생각했다"고 말할 정도로 희망이 보이지 않았다.

반전이 일어나기 시작한 건 마지막 1km 부근. 이 지점에서 알라필립이 결국 펠로톤에 따라잡혔고, 26명의 스프린트 그룹은 일관된 리드아웃을 조직할 틈도 없이 혼전을 거듭하며 결승선을 향해 달리기 시작했다.

마지막 스프린트 구간에서 가장 먼저 스타트를 끊은 건 크리스토프였다. 하지만 타이밍이 조금 빨랐다. 크리스토프의 뒤에 바짝 붙어 페달을 밟던 사간은 마지막 50m 부근에서 폭발적인 스피드로 치고 나갔고, 크리스토프와 동시에 결승선을 통과했다.

사간과 크리스토프의 골인 장면 모두 육안으로 격차를 판별하기 어려웠던 상황. 덕분에 공식 결과가 나오기까지는 시간이 다소 걸렸다. 하지만 포토피니시 판정 결과 사간이 불과 수 센티미터 차이로 크리스토프를 제치고 1위를 기록, 레인보우 저지를 입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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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굉장히 행복하다.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나에겐 특별한 승리다"라며 먼저 입을 연 사간은 "일년 내내 수많은 레이스가 있지만 이번 대회는 정말 특별하다. 운도 따라줘야 한다. 마치 로또처럼 일어날 수도, 일어나지 않을 수도 있는 일이다"라며 우승 소감을 밝혔다.

뒤이어 사간은 이번 경기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솔직히 오늘 전략 같은 건 없었다. 짧은 찰나에 계획을 세우는 건 불가능한 일이다"라고 밝힌 사간은 "마지막 피날레에서 나는 4위나 5위 정도로 들어올 것이라고 생각했다. 타이틀을 노린다는 생각이 전혀 없었다. 난 그저 마지막 1km 부근에서 알라필립을 따라잡았고, 거기에 가비리아도 있었을 뿐이다. 그 뒤 스프린트 그룹에 합류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사간은 자신의 이번 우승을 지난 4월 사망한 마이클 스카포니에게 바친다고 말했다.

스카포니는 이탈리아 출신의 사이클 선수다. 아스타나 팀의 리더 라이더로, 지난 4월 고향인 중부 이탈리아에서 훈련 중 대형트럭과 충돌하여 안타깝게 세상을 떠났다.

사간은 "스카포니는 단순히 사이클을 넘어 특별한 사람이었다. 항상 미소를 띄며 긍정적인 에너지를 전파해왔다"고 말하며 이어 "그의 가족에게 일어난 비극적인 일이다. (만약 살아있다면) 내일이 그의 생일이다. 그와 훈련캠프를 가질 때마다 항상 즐거운 시간을 보냈고, 그의 죽음을 애도한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우승으로 사간은 3년 연속 로드월드챔피언십 우승을 차지한 최초의 선수라는 역사를 썼다. 또한 최연소 로드월드챔피언십 3회 우승자라는 기록도 추가했다. 

세 번째 타이틀을 획득한 사간은 이번 UCI 로드월드챔피언십을 끝으로 올 시즌을 마무리한다. 현재 임신 8개월 째인 아내 카타리나를 위해 고향으로 돌아간다고 밝힌 사간은 당분간 아버지의 역할에 충실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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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UCI 
조형규 기자(press@monstergroup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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