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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스터짐=반재민 기자] OK저축은행이 지긋지긋한 8연패의 늪에서 탈출하며 오랜만에 달콤한 승리의 맛을 보았다.

안산 OK저축은행 러시앤캐시는 26일 의정부실내체육관에서 펼쳐진 도드람 2017-2018 V리그 남자부 4라운드 의정부 KB손해보험 스타즈와의 원정경기에서 주전들의 고른활약에 힘입어 KB손해보험을 세트스코어 3대1(34-32, 15-25, 25-19, 25-23)로 제압했다.

이로써 OK저축은행은 지긋지긋했던 8연패를 끊어내며 지난달 21일 대한항공과의 원정경기 승리 이후 35일 만에 승리를 거뒀다. 지난 3일 기존 외국인 선수였던 브람 반덴 드라이스를 내보내고 대체선수 마르코를 영입한 이후 이뤄낸 첫 승리이기도 하다.

경기 전 예상은 좋지 않았다. 8연패로 분위기가 완전히 처진 상황에서 경기를 앞두고 OK저축은행의 주포인 송명근이 무릎 통증을 호소했다. 결국 부상으로 빠진 송명근의 빈자리를 이시몬이 대체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OK저축은행 선수들은 혼신의 힘을 다해 플레이했다. 1세트부터 외국인 선수 마르코가 힘을 냈다. 비로소 한국무대 적응을 마친 듯 강력한 공격력으로 KB 손해보험의 수비를 흔들기 시작했다. 이따금 범실로 흐름을 끊기도 했지만, 이를 멋진 블로킹과 오픈공격으로 만회해냈다.

마르코가 살아나자 송희채와 김요한 역시 살아나기 시작했다. 송희채는 손에 땀을 쥐는 듀스 상황에서 파이프 공격을 연달아 성공시켰고, 김요한 역시 고비때마다 터지는 블로킹으로 팀의 짜릿한 1세트 승리를 이끌었다. 마르코는 1세트 10득점, 성공률 52.63%의 순도 높은 공격으로 팀의 공격을 이끌었다.

하지만, 2세트부터 마르코가 어이없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계속된 범실로 팀의 분위기를 다운시켰고, KB의 외국인 선수이자 마르코의 동생인 알렉스가 맹타를 뿜어내자 속절없이 무너질 수밖에 없었다. 2세트 스코어는 25대 15, 9연패의 악몽이 OK저축은행을 덮치는 듯 했다.

하지만, OK저축은행은 위기의 상황에서 똘똘 뭉쳤다. 3세트 초반 마르코가 제 플레이를 펼치지 못하자 김세진 감독은 과감하게 마르코를 조재성과 교체했고, 마르코가 빠진 공격은 송희채와 김요한, 이시몬이 분담해냈다.

외국인 선수의 공백이 느껴질법 했지만, 국내 선수들만으로도 OK저축은행은 선전을 펼쳤다. 김요한과 조재성은 상대의 허를 찌르는 서브득점으로 팀의 리드를 안겼고, 박원빈과 이민규 또한 결정적인 블로킹으로 상대의 추격을 원천 차단했다. 각자 따로노는 것이 아닌 하나의 팀으로 유기적으로 돌아가기 시작했다. 결국 OK저축은행은 마르코 없이 알렉스가 건재했던 KB를 맞아 3세트를 25대 19로 잡아내 연패 탈출을 향한 7부 능선을 넘었다.

4세트에서도 김세진 감독은 마르코를 기용하지 않았다. 국내 선수들의 가능성을 믿은 것이었다. 선수들은 김세진 감독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송희채는 과감한 공격으로 마르코가 빠진 빈자리를 책임졌다. 위기는 있었다. 세트 중반 알렉스의 강한 서브에 점수차가 벌어지고 말았지만, OK저축은행에는 조재성이 있었다. 조재성은 알렉스 못지 않은 강한 서브를 꽂아 넣었고, 리시브가 흔들리기 시작한 KB는 잇딴 범실로 자멸했다. 결국 OK저축은행은 기나긴 연패의 늪을 탈출 할 수 있었다.

연패로 가라앉은 팀 분위기, 송명근과 마르코가 부상과 부진으로 빠진 최악의 상황에서 하나의 팀으로 뭉친 OK저축은행은 짜릿한 승리로 지긋지긋한 연패를 탈출할 수 있었고, 김세진 감독은 비로소 옅은 미소를 띄울 수 있었다.

사진=KOVO 제공
반재민 기자(press@monstergrou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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