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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스터짐=반재민 기자] 아포짓 스파이커 한수지, 미들 블로커 한송이, 오픈 공격을 하는 세터 이재은, 만화에서나 볼법한 일이 현실에서도 일어났다.

바로 3연패에 빠진 여자배구 KGC 인삼공사가 부진을 탈출하기 위해 내놓은 ‘포지션 파괴‘다. 결과적으로는 4연패를 당했고, 알레나의 빈자리를 다시 한번 확인했다는 점에서 진한 아쉬움으로 남았던 전략이었다.

대전 KGC 인삼공사는 13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펼쳐진 도드람 2017-2018 V리그 여자부 3라운드 GS 칼텍스 서울 KIXX와의 원정경기에서 0대3(22-25, 13-25, 8-25)으로 패했다. 4경기 연속 셧아웃 패배를 당한 인삼공사는 5위 GS 칼텍스에 승점 2점차로 따라잡히며 최하위 추락을 걱정해야할 처지에 몰렸다.

경기를 앞두고 인삼공사 서남원 감독의 얼굴에는 많은 고민을 한 표정이었다. 인삼공사의 공격을 책임졌던 외국인 공격수 알레나 버그스마가 무릎 부상으로 인해 부진에 빠진 것이었다. 결정적인 순간마다 득점포를 가동하며 인삼공사의 승리를 이끈 알레나의 부진은 팀에게는 치명적이었고, 공수에서 끝없는 부진에 빠진 인삼공사는 3연속 셧아웃 패배를 당하며 최하위 추락의 위기에 몰리고 말았다.

3연패 탈출이냐 4연패 탈출이냐의 기로에 선 길목에서 서남원 감독은 부상중인 알레나를 과감하게 제외했다. 국내 자원들의 힘을 믿어보겠다는 요량이었다. 1세트 접전 상황에서만 잠깐 기용했을 뿐 모두 국내자원으로 팀을 꾸렸다. 알레나가 빠진 아포짓 스파이커 자리에는 미들 블로커인 한수지를 기용했다. 이번 경기를 앞두고 바뀐 주장으로 선임된데 이어 세터-미들 블로커에 이은 세 번째 포지션을 부여받은 것이었다. 그리고 한송이가 전담하던 윙 스파이커 자리에는 지민경과 우수민이 자리를 메웠고, 한송이는 지난해 포지션이었던 미들 블로커 자리로 이동했다.

경기 초반 서 감독의 작전에는 성공하는 듯 했다. 인삼공사의 뜻밖의 포지션 파괴에 GS는 당황해했다. 한수지가 세트초반 연속 강타를 터뜨리며 세트 초반의 승기를 잡았다. 지민경과 우수민 또한 재치있는 공격으로 포인트를 쌓아갔다. 세터 이재은은 한수지의 토스를 받아 오픈 강타를 터뜨리는 진풍경을 연출하기도 했다. 하지만, 경기가 중반에 접어들면서 서브 리시브와 수비에서 약점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리시브가 불안정해지며 공격의 위력또한 줄어들었고, 높이를 담당했던 한수지가 아포짓으로 이동을 하면서 높이또한 급격히 낮아졌다.

결국 첫 세트를 접전 끝에 22대25로 아깝게 내준 인삼공사는 2세트부터 급격히 무너지기 시작했다. GS의 외국인 선수 파토우 듀크와 주포 강소휘의 오픈 강타와 서브를 감당해내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결국 2세트를 13대25로 맥없이 내주더니 3세트에서는 전시즌 동료였던 문명화와 김진희의 맹활약에 이렇다 할 반격한번 해보지 못한 채 주저앉아버렸다. 좀처럼 볼 수 없었던 서남원 감독의 호통도 공허한 메아리로 남았다.

이번 경기에서 팀내 최다득점은 지민경이 기록한 7득점, 우수민, 한수지, 한송이 지민경의 득점 합(23점)이 듀크의 득점(24점)에 미치지 못했다. 서남원 감독의 연패탈출을 위한 고육지책은 신선했지만, 성공을 거두지는 못했다.

사진=KOVO 제공
반재민 기자(press@monstergroup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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