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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스터짐=조형규 기자] 현대 기술 발전의 경이(?)를 엿볼 수 있는 ‘기계도핑’ 논란이 사이클계에서 또 한 차례 벌어졌다. 

논란의 주인공은 바로 지난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획득하며 명예롭게 은퇴한 스위스의 사이클 스타 파비앙 칸첼라라(36, 스위스)다.

기계도핑은 현대 기술의 발전과 함께 2010년대 이후 스포츠 업계의 큰 문제로 떠오른 영역이다. 약물의 힘을 빌어 신체적 능력을 증강시키는 일반적인 도핑과 달리, 장비나 기구에 기계를 몰래 설치해 육체적 한계 이상의 능력을 낸다. 특히 ‘자전거’라는 탈 것을 이용하는 도로사이클 업계에서 악용될 소지가 많은 도핑 방법이다.

프로 무대에서는 지난해 처음으로 실제 적발 사례가 나왔다. 2016 월드사이클로크로스선수권에 참가한 벨기에 선수 펨케 반덴드라슈의 자전거에서 숨겨진 모터가 발견되며 사이클계 최초의 기계도핑 적발 사례로 기록된 바 있다.

최근 칸첼라라를 두고 벌어진 이 같은 의혹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이미 지난 2010년 투어 오브 플랜더스 우승 당시 칸첼라라의 폭발적인 가속 장면을 두고 사이클 팬들이 유튜브에 영상을 올리며 기계도핑 의혹을 한차례 제기한 바 있다. 이는 사이클계를 두고 인터넷상에서 벌어진 유명한 논쟁거리 중 하나였다. 

다행히 해당 의혹은 인터넷상에서 벌어진 단순 논쟁으로 그쳤다. 이를 입증할만한 증거가 턱없이 부족했고, 또한 칸첼라라가 선수생활 중 보여준 폭발적인 파워 덕분에 기계도핑 의혹은 해프닝으로 끝났다.

그런데 최근 미국의 사이클리스트 필 가이먼(31, 캐논데일)이 자서전을 통해 7년 만에 다시 칸첼라라의 기계도핑 의혹을 제기하고 나섰다.

가이먼은 지달 11일 출간된 자서전 ‘드래프트 애니멀스: 리빙 더 프로 사이클링 드림(Draft Animals: Living the Pro Cycling Dream)’에서 칸첼라라의 기계도핑 의혹을 제기했다. 가이먼은 자서전을 통해 “영상을 보면 알겠지만 칸첼라라의 가속은 전혀 자연스럽지가 않다. 특히 페달 상단에 발을 둘 때 문제가 커 보인다. 그 XX놈이 아마도 모터를 숨겨뒀을 것”이라고 비난했다.

가이먼은 이후에도 영국 사이클 매체인 사이클링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기계도핑은 이미 대중에게 알려지기 이전에도 몇 차례 있었다. 이러한 것들이 이 스포츠의 진짜 영웅들을 무너뜨리며 가치를 떨어뜨린다”는 발언을 남기기도 했다.

그러나 칸첼라라는 가이먼이 제기한 이 같은 의혹에 대해 단호하게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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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첼라라는 14일 자신의 변호사를 통해 가이먼의 자서전을 출간한 출판사에 해당 책의 발간을 중단할 것을 강하게 요구했다.

또한 칸첼라라는 이후 자신의 매니저 아민 마이어를 통해 “(이 사건에 대해) 가이먼의 공식적인 사과를 요구한다”는 뜻을 밝혔다.

과거에도 칸첼라라는 이같은 의혹들에 대해 “내 몸이 바로 모터다”라며 강하게 부인해왔다. 많은 사이클 업계 관계자들 또한 경쟁의 수준이 높고 사소한 소리에도 민감한 프로 사이클 경기에서 모터를 사용한 기계도핑은 적발이 매우 쉽고, 만약 사용했다고 하더라도 같이 달리는 선수들이 먼저 알아차린다고 설명한다.

다만 가이먼의 자서전에서 비롯된 이 의혹은 UCI(국제사이클연맹)로도 넘어갈 것으로 보인다.

UCI의 다비드 라파티엉 회장은 14일 사이클링뉴스와의 인터뷰를 통해 “다른 이들과 마찬가지로 우리 또한 이미 해당 루머를 접했다. 의혹이 있다면 연맹은 조사할 수밖에 없다. 그게 바로 우리가 해야 할 일”이라는 뜻을 밝혔다.

또한 라파티엉 회장은 “현재 단계에서 말할 수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 하지만 프로 사이클에서 절대 이런 일이 일어나선 안 된다. 이는 프로 사이클 업계에 큰 재앙이며, 우리가 앞으로도 계속 싸울 수밖에 없는 이유”라고 말하며 이어 “우리(UCI)의 운영을 부디 모두가 신뢰할 수 있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사진] 파비앙 칸첼라라 인스타그램
조형규 기자(press@monstergroup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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