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영과 이다영, V리그와 한국배구를 이끌고 있는 대표적인 선수다. 하지만, 올 시즌 이 자매들에게 위기가 찾아왔다. 이재영의 흥국생명은 지난해 정규리그 우승팀다운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며 5위, 이다영의 현대건설은 최근 부진 속에 IBK 기업은행에 2위자리를 내어주고 3위로 하락했다. 위기의 자매가 수원에서 만났다. 한치의 양보없는 승부였지만, 승부는 극명하게 갈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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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영이 많이 살아난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흥국생명 박미희 감독) ”이다영과 엘리자베스의 호흡을 많이 주문했습니다. 엘리자베스가 살아나기를 바랄 뿐입니다.“ (현대건설 이도희 감독)

[스포츠아시아=반재민 기자] 1세트 초반까지만 하더라도 이다영의 우세가 점쳐지는 듯 했다. 이다영은 황연주 엘리자베스에게 올려주는 오픈토스의 정확도가 올랐고, 공격라인이 잘 마무리하며, 초반 리드를 가져갈 수 있게 만들었다.

하지만, 세트 중반이 지나며 이재영이 힘을 내기 시작했다. 초반 서브가 집중된 탓인지 수비에 치중했지만, 점차 공격빈도를 늘려가더니 세트 중반들어 집중 5득점을 폭발시키며 팀을 역전으로 이끌었다. 특히 20대20 상황에서 나온 연속 공격은 이다영을 의기소침하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결국 흥국생명은 이재영의 활약에 힘입어 역전승을 거둘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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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2세트에서는 이다영의 복수극이 시작되었다. 이다영은 1세트 공격적인 토스를 이어가다 후반 토스가 흔들리면서 세트를 내준 것과는 반대로 안정적인 토스로 세트를 이끌어나갔다. 오픈 공격과 속공을 적절히 활용해 득점을 만들어냈고, 현대건설은 2세트 내내 넉넉한 리드를 가져가며 흥국생명을 압도했다. 이다영 활약의 백미는 21대 15로 앞선 상황에서 나왔다. 이다영은 언니 이재영의 공격을 블로킹해내며 완벽한 복수를 해냈다.

1대1의 상황, 승부의 분수령이 될 3세트에서 양 팀은 엎치락뒤치락 하며 흥미진진한 경기 전개를 만들어갔다. 이다영은 빠르고 높은 토스와 수비로, 이재영은 안정된 리시브와 강력한 오픈강타로 팀을 책임졌다.

승자는 이다영이었다. 이다영은 세트후반 엘리자베스와 황연주에게 적절한 토스배분을 통해 득점을 도왔고, 공격의 부담을 조금 던 황연주는 3세트에서만 10득점을 기록하며 맹활약했다. 여기에 황민경의 서브가 이재영의 리시브를 흔들며 에이스로 연결되었고, 이다영도 감각적인 이단공격으로 득점을 만드는 상승세 속에 현대건설은 3세트를 따내는 데 성공했다.

이다영의 토스는 변화무쌍했다. 4세트에서는 높은 토스로 엘리자베스의 득점을 도왔다. 황연주와 공격분담을 나눠 가지다보니 엘리자베스의 공격력은 이전보다 다소 살아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공격력이 올라간 만큼 범실도 많아지기 시작했다.

그 사이 이재영과 크리스티나가 맹렬하게 추격했다. 불안한 수비와 세트 플레이 속에서도 이재영은 착실히 득점을 만들어갔고, 세트 막판 동점을 만드는데 성공하며 양팀은 듀스 접전을 이어갔다.

치열했던 승부의 승자는 이다영이었다. 이재영을 당황시킨 황연주의 서브에이스가 나왔고, 이다영의 마지막 토스가 엘리자베스의 득점으로 연결되면서 현대건설은 연패에서 탈출 할 수 있었다.

사진=KOVO 제공
반재민 기자(press@monstergroup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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