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12월 11일, 캐나다 토론토 에어캐나다 센터는 순식간에 용광로처럼 달아올랐다. 캐나다의 관객들은 동양에서 날아온 앳된 얼굴의 파이터를 향해 연신 '두 호 초이!'를 연호하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비록 3라운드 종료 후 미소를 지은 건 스완슨이었지만, 최두호는 승리만큼 값진 자양분을 얻었다. 경기 전 냉정하게 스완슨 승을 점쳤던 로빈 블랙도 결국 경기 후에는 “분명 두호는 챔피언이 될 겁니다. 그리고 그 순간 가장 먼저 이 경기를 떠올리게 되겠죠”라는 말을 남길 수밖에 없었다.


“배운 게 많은 것 같습니다. 분명히 단점은 있을 수밖에 없잖아요. 그런데 제가 인지를 하고 있어도 경기를 이렇게 (1라운드 마무리로) 끝내니깐 단점을 잘 인지하지 못했죠. (위기에 몰리는) 그런 상황이 되어본 적이 없으니까요. 물론 스완슨전을 1라운드에 이겼다면 좋은 점도 많았겠죠. 하지만 패배를 통해 굉장히 많은 걸 느꼈고, 더 강해질 수 있지 않나 생각합니다.” (최두호)

[스포츠아시아=조형규 기자] 벽을 무너뜨리는 정공법은 정면돌파로 깨부수는 것이다. 그러나 때로는 이 정공법이 여의치 않을 때가 있다. 그렇다면 상황에 따라 이것을 뛰어넘거나 옆으로 우회하는 여러 대안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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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두호는 우회로를 거부했다. 지난 2016년 UFC 206에서 열린 컵 스완슨과의 결전에서 정면돌파를 강행했다. 끝까지 스완슨에게 펀치를 맞추겠다는 일념뿐이었다.

그 덕분이었을까. 명승부가 탄생했다. 2016년 최고의 경기로도 꼽힌 이 싸움에 위대한 전현직 챔피언들은 혀를 내둘렀다. 현 UFC 웰터급 챔피언 타이론 우들리는 "할 말이 없다. 어떻게 이런 싸움을 할 수 있는 건지 전혀 상상도 하지 못했다"면서 감탄했고, 전 UFC 헤비급 챔피언 바스 루튼은 "이런 미친 경기는 처음 본다. 같이 경기를 보던 아내도 이런 건 처음이라면서 놀라더라. 선수 시절에도 나는 저런 경기를 해본 적이 없다"는 말로 부러움(?)을 드러냈다. 

역사에 기록될 명승부의 주인공이 된다는 건 파이터들의 커리어에 좋은 하이라이트가 된다. 하지만 그 하이라이트가 UFC에서의 첫 패배였기 때문에 최두호는 "뼈저린 패배였고, 가끔은 이 경기를 보고 싶지 않을 때도 있다"면서 정공법만을 고수했던 이 경기에 대해 아쉬움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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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 경기는 최두호에게 전화위복이 됐다. 스완슨전을 통해 자신을 다시 한번 돌아보는 계기가 됐고, 더 많은 생각할 거리, 더 많은 과업을 부여하면서 성장의 발판을 마련했다.

과연 최두호와 로빈 블랙이 말하는 '스완슨전을 통해 얻은 것'은 무엇일까? 13분에 걸쳐 나눈 이들의 대화 속에 함의되어 있는 중요한 포인트가 격투 팬들에게도 전달되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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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황채원·정민수 PD
[사진] ⓒZuffa, LLC/몬스터짐
[번역] 남해리
조형규 기자(press@monstergroup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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