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UFC가 행동에 나섰다. 지난 2016년 11월 UFC 205에서 맥그거의 라이트급 타이틀 획득 이후 현재까지 소식이 없는 라이트급 벨트에 대한 향방을 결정짓겠다고 공언한 것. 하지만 데이나 화이트 대표는 "박탈 가능성이 있다"고 말하면서도, 결국엔 맥그리거가 9월에 도전자로 타이틀전에 직행할 것이라는 점을 시사했다.

conor1.jpg

"팬들이 하빕과 토니의 경기를 원하고 있더군요. 우리도 지금 그 경기를 추진 중입니다. 그리고 만약 코너가 (9월에) 복귀한다면 가장 먼저 타이틀 도전 기회를 받을 겁니다." (데이나 화이트)

[스포츠아시아=조형규 기자] 드디어 UFC가 칼을 빼 들었다. 1년 3개월 동안 옥타곤을 비워두고 다양한 외부 활동으로 떠돌고 있는 라이트급 챔피언 코너 맥그리거(29, 아일랜드)의 타이틀 박탈 의지를 내비쳤다.

무엇보다도 맥그리거의 가장 열렬한 지지자(?)였던 데이나 화이트 UFC 대표가 직접 '절대적으로(Absolutely)'라는 표현을 써가며 라이트급 타이틀 구도에 대한 환기의 필요성을 강하게 드러냈다.

지난 2016년 11월 라이트급 챔피언에 등극한 이후로 맥그리거는 종합격투기와는 거리를 두고 살았다. 지난해 8월에 플로이드 메이웨더와의 복싱 경기로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키며 거액의 대전료를 챙겼고, 다큐멘터리 영화 촬영과 위스키, 패션 브랜드 사업에 뛰어드는 등 격투 외적으로 바쁜 시간을 보냈다.

그 사이 UFC도 라이트급 파이터들을 달래기 위해 미봉책을 제시했다. 다행히 UFC는 지난해 9월 토니 퍼거슨과 케빈 리의 경기를 라이트급 잠정 타이틀전으로 결정했고, 이 경기에서 퍼거슨이 승리를 거두며 새로운 라이트급 잠정 챔피언에 올랐다.

하지만 잠정 챔피언이 탄생했는데도 맥그리거의 복귀는 요원해 보인다. 맥그리거는 지난해부터 "2018년에는 옥타곤으로 돌아올 것"이라는 뜻을 꾸준히 내비쳤다. 하지만 맥그리거는 구체적인 계획이나 시기에 대해서는 추상적으로만 언급했고, UFC 측에도 "2018년 하반기 정도에 복귀할 것"이라는 언질만 남겨뒀다. 

conor2.jpg

결국 기다리다못한 화이트 대표가 먼저 사태 수습에 나섰다. 화이트 대표는 15일(한국 시간) 미 스포츠 매체인 폭스 스포츠 1의 'UFC 파이트 나이트 포스트 쇼'를 통해 맥그리거의 9월 복귀가 너무 늦으며, 그럴 시에는 퍼거슨과 하빕의 타이틀전을 성사시킬 것이라는 뜻을 전했다. 

먼저 화이트는 9월 복귀가 너무 늦다는 뜻을 강하게 나타냈다. 화이트는 "코너 말로는 9월에 돌아온다고 했는데, 그때 되면 거의 2년이나 자리를 비운 셈이 된다. 절대 그런 일은 일어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화이트는 "물론 나는 코너를 사랑하고 또 존중한다. 그가 이 회사를 위해 해온 모든 것들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타이틀을 갖고 2년이나 자리를 비우는 것은) 이건 공평하지 않다. 벨트는 계속 바쁘게 움직여야 한다"고 설명했다.

동시에 화이트 대표는 최근 라이트급의 강력한 쌍두마차로 자리매김한 퍼거슨과 누르마고메도프의 타이틀전 가능성으로 대화의 화제를 옮겼다.

라이트급 잠정 챔피언인 퍼거슨은 당초 맥그리거의 복귀전 상대로 가장 명분이 확실한 파이터였다. 퍼거슨 본인도 통합 타이틀전이면서 동시에 거액을 벌 수 있는 맥그리거전을 강력히 원했다. 하지만 맥그리거의 복귀가 여전히 오리무중인 상태에서 누르마고메도프가 강력한 모습을 보이며 다시 콘텐더 대열에 합류, 라이트급 타이틀 구도는 복잡한 3파전 양상이 됐다.

여기에 격투 팬들도 가세했다. 많은 격투 팬들과 동료 파이터들 또한 퍼거슨 대 누르마고메도프의 라이트급 통합 타이틀전을 원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tony.JPG

이처럼 파이터들과 팬들의 거센 요구가 이어지자 결국 화이트 대표도 백기(?)를 들었다. "사람들이 하빕 대 토니의 경기를 원하고 있다"고 말한 화이트 대표는 이어 "우리도 지금 그 경기를 추진 중이다"라는 뜻을 밝혔다.

다만 화이트 대표는 "만약 코너가 돌아온다면, 코너는 가장 먼저 타이틀 도전 기회를 따낼 것"이라는 또 다른 필수 옵션(?)을 덧붙였다.

이에 대해 포스트 파이트 쇼 진행자는 "그 말은 맥그리거의 타이틀을 박탈할 수도 있다는 점을 의미하는가?"라고 질문을 던졌으나, 잠시 머뭇거리던 화이트 대표는 "확실하다"는 한 마디만을 짧게 남겼다.

이처럼 UFC 측은 잠정 챔피언인 퍼거슨과 가장 강력한 콘텐더인 누르마고메도프의 존재 덕분에 맥그리거의 타이틀을 박탈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였다. 맥그리거가 올 상반기 안으로 빠르게 복귀하지 않는 한, 이제는 타이틀전을 미루고 미룰 명분이 서지 않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UFC는 만약 맥그리거가 타이틀을 박탈당하더라도 곧바로 도전자 자격을 줄 것이라는 방침을 드러냈다. 여전히 맥그리거가 UFC의 운영에서 가장 중요한 구심점을 차지하고 있다는 점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사진] ⓒZuffa, LLC
조형규 기자(press@monstergroups.com)
[(주)몬스터그룹 스포츠아시아·엠파이트·몬스터짐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제품 랭킹 TOP 0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