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스타전을 앞둔 V리그에 최근 지각변동의 조짐이 보이고 있다. 초반 연승가도를 달리며 V리그 선두에 오른 한국도로공사가 주춤한 사이 IBK 기업은행이 무서운 상승세로 선두자리를 노리고 있고, 남자부는 11연승을 달리며 선두에 오른 삼성화재가 현대캐피탈과 자리바꿈을 한 가운데 봄배구를 향한 순위싸움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올스타브레이크 직전 순위는 어떻게 요동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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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기 한경기 최선을 다해야하는 입장입니다. 체력적으로 힘든데 순위싸움까지 치열해 백업 선수들을 기용할 타이밍이 나지 않습니다.”(도로공사 김종민 감독, 최근 인터뷰에서)

여자부의 경우 도로공사와 기업은행의 2파전이 뜨겁다. 3라운드 중반 파죽의 8연승을 내달리며 2위 그룹과 승점차를 7점차까지 벌리는 데 성공했지만, 8연승 이후 2승 2패에 그치며 부진에 빠졌다.

그나마 거둔 2승도 모두 폴세트 끝에 힘겹게 따낸 승리였기 때문에 승점 면에서도 손해를 보았고, 그 사이 IBK 기업은행이 6연승을 거두며 무섭게 치고 올라왔다. 이제 두팀과의 승점차는 단 1점, 언제든지 뒤집힐 수 있는 점수 차이까지 좁혀졌다.

그리고 운명의 장난처럼 그 둘은 올스타전을 앞둔 마지막 경기에서 만난다. 오는 17일 김천에서 펼쳐지는 도드람 2017-2018 V리그 4라운드 마지막 경기에서 도로공사는 2위 기업은행을 맞아 숙명의 맞대결을 펼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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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현재 팀 분위기는 기업은행이 훨씬 우세한 상황이다. 최근 도로공사가 체력적인 부담을 이겨내지 못하고 주춤한 사이, 기업은행은 외국인 선수 메디슨 리쉘(등록명 메디)과 김희진의 가공할만한 공격력을 필두로 파죽의 6연승으로 도로공사의 턱 밑까지 쫓은 상황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1위와 2위가 만나는 ‘김천 빅뱅’은 단순한 한 경기의 의미를 넘어 시즌 전체를 좌우할 수도 있는 운명의 한판이 되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경기를 앞둔 두 감독의 심정은 어떨까? 먼저 도로공사의 김종민 감독은 “선수들의 체력이 많이 떨어졌다. 한경기 한경기가 중요해 올스타전 전까지 로테이션을 돌릴 수 없는 상황이다.”라며 고민을 털어놓았다. 이어 “기업은행과 경기부터는 선수들이 마음가짐이 달라질 것이라 생각한다. 새롭게 정비를 해서 기업은행과 좋은 경기 치르도록 하겠다.”라며 각오를 다졌다.

이정철 감독 역시 “승점 싸움이 치열하다보니 한점 한점 승점을 따는 것이 중요하다. 앞으로도 계속 승점을 쌓는 것이 중요할 것 같다.”라고 이번 경기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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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위권뿐만 아니라 중위권 싸움도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현재 나란히 4,5위에 올라있는 인삼공사, 흥국생명 역시 올스타전 직전 맞대결을 펼친다. 최근 트레이드 이후 3승 1패로 상승세에 올라있는 인삼공사지만, 흥국생명의 입장에서는 인삼공사를 꺾고 4위를 사정권 안에 넣겠다는 각오다.

인삼공사 서남원 감독은 “아직 위로 올라가는 것을 생각하기 보다는 내려가지 않기 위해 발버둥 치는 것이 중요하다. 앞으로 많은 선수들에게 기회를 주면서 하나하나 경기를 만들어갈 계획이다.”라며 앞으로 남은 경기에 대한 각오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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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3위인 현대건설과 탈꼴찌를 노리는 최하위 GS 칼텍스 역시 장충에서 피할 수 없는 한판을 벌인다.

현재 2위와 승점차가 5점, 4위 인삼공사와의 승점차를 9점으로 유지중인 현대건설은 GS 칼텍스를 제압하고 3위 굳히기에 들어간다는 복안이다. 하지만, 흥국생명과 승점이 단 1점차에 불과한 GS 칼텍스 역시 탈꼴찌를 향한 각오가 만만치 않다.

비록 표승주가 발목 부상으로 시즌 아웃 판정을 받았고, 시즌 전 십자인대를 다친 이소영의 컨디션이 아직 올라오지 않아 출전은 미지수이지만, 추워지면 강해지는 김진희의 분전으로 승점을 따내겠다는 의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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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부의 경우 시즌 초반 11연승을 달렸던 삼성화재의 2위 추락이 눈에 띈다.

개막 2연패 후 2라운드까지 11연승을 구가하며 선두 독주체제에 나서는 듯 했던 삼성화재는 라이벌 현대캐피탈과의 경기에서 패한 것을 기점으로 페이스가 점차 떨어지더니 3연패를 당하며 현대캐피탈에게 선두자리를 넘겨주어야만 했다.

반면, 시즌 직전 부상을 당한 아르파드 바로티의 소방수로 투입된 안드레아스와 호흡이 맞지 않아 리그초반 고전했던 현대캐피탈은 안드레아스가 리그 적응을 마쳤고, 미들 블로커 신영석이 최고의 활약을 보이며 선두 추격을 시작했고, 결국 1월 1일 새해 V-클래식 매치에서 승리를 거두며 삼성화재와의 승점차를 3점으로 벌리는 데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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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에도 현대캐피탈은 안정적인 경기운영과 뛰어난 위기관리 능력으로 선두를 굳건히 지키고 있는 상황이다. 안정적으로 선두를 질주 중인 현대캐피탈이 올스타전을 앞두고 마지막으로 만나는 상대는 올시즌 권순찬 감독 부임 이후 서브의 팀으로 변모한 KB 손해보험이다.

현대캐피탈도 절대 버릴 수 없는 경기다. 현재 현대캐피탈과 2위 삼성화재와의 승점차는 불과 4점차, 한두경기만 그르쳐도 바로 뒤집힐 수 있는 승점차다. 최태웅 감독은 최근 헤이해진 선수들의 정신상태 무장을 강조했다.

최태웅 감독은 인터뷰에서 “절대로 현실에 안주하는 경기를 해서는 안된다. 경기는 많이 남아있다. 한경기 한경기 최선을 다해야 한다.”라며 선수들에게 분발을 촉구했다.

현대캐피탈의 상대인 KB 손해보험도 현재 갈길이 바쁘다. 현재 승점 32점으로 5위에 올라있는 KB 손해보험은 플레이오프 진출권인 4위 한국전력 빅스톰(11승 12패 승점 34)과 2점차이, 플레이오프권인 3위 대한항공 (13승 11패 승점 35)과 차이는 3점 차이로 1경기 내외의 차이에 불과하다.

손에 잡힐 듯한 승점 차이지만, KB는 위 뿐만 아니라 아래에도 신경을 써야하는 최근의 상황이다. 6위 우리카드가 무서운 기세로 치고 올라왔기 때문이다. 우리카드의 현재 성적은 9승 15패 승점 29점, KB와는 불과 3점 차이에 불과하다. 때문에 선두 현대캐피탈을 맞아 KB 손해보험은 어떻게든 승점을 쌓아서 우리카드의 추격을 따돌림과 동시에 플레이오프 싸움에 불씨를 지피겠다는 각오다.

KB의 권순찬 감독은 “이제부터 다시 순위 싸움 시작된 것 같다. 앞으로의 경기에서 부담 갖지 않고 한다면 좋은 결과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라며 선수들에게 편안하게 플레이 할 것을 주문했다.

올스타전을 앞두고 펼쳐지는 빅뱅, 한 경기의 의미를 넘어서 한 시즌 농사의 운명을 결정지을 수 있는 만큼 경기에 임하는 선수들의 각오는 어느 때보다 비장할 것으로 보인다.

사진=KOVO 제공
반재민 기자(press@monstergroup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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