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1월 13일 대전충무체육관, 트레이드 이후 상승세를 타고 있던 대전 KGC 인삼공사에 커다란 산이 나타났다. 바로 선두인 한국도로공사였다. 이 경기에 임하는 인삼공사의 외국인 알레나의 각오는 남달랐다. 3라운드 때 무릎부상으로 인해 팀에 도움이 되지 못한 것에 미안함을 느끼던 그였다. 알레나 특유의 책임감은 그를 강하게 만들었고, 인삼공사는 똘똘 뭉쳐 선두 도로공사를 잡는 파란을 일으켰다. 알레나는 승리의 중심에서 57득점이라는 기록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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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레나의 공격력 덕분에 이긴 것 같습니다. 알레나에게 고맙고, 경기 이후에 훈련 쪽에서는 배려를 해줄 생각입니다.(서남원 인삼공사 감독, 도로공사전 후 인터뷰)

[스포츠아시아=반재민 기자] 지난 시즌 일신상의 이유로 팀을 떠난 사만다 미들본의 대체 선수로 인삼공사에 입단한 알레나는 트라이아웃에서 저평가를 받아 선택을 받지 못했던 당시와는 달리, 빠르게 인삼공사에 적응해나갔고, 엄청난 공격력과 헌신적인 수비를 선보이며, 팀을 봄배구로 이끄는 주역이 되었다.

한국생활 2년차가 되는 올해에는 오르막과 내리막이 있었다. 시즌 초반,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좋은 모습을 보여주었지만, 공격집중의 후유증인 탓인지 3라운드에 접어들면서 무릎부상이 찾아왔고, 결국 경기를 제대로 뛰지 못했다. 알레나가 빠진 동안 인삼공사는 6연패에 빠지며 주저앉기 시작했고, 다시는 좋은 분위기를 회복하지 못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평가했다.

하지만, 트레이드로 새로운 선수들이 들어오고 알레나의 무릎이 정상을 되찾으면서 다시 인삼공사는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다. 약점으로 지적받았던 수비라인에 채선아, 고민지가 들어서며 안정을 찾았고, 알레나의 입맛에 맞는 환경이 조성되자 공격력은 더욱 상승하기 시작했다.

4승 1패로 인삼공사가 제 궤도를 찾을 동안 알레나의 평균득점은 37점, 한세트를 넘는 득점을 책임지고 있다. 득점의 순도 또한 높다. 오픈공격과 서브, 블로킹 어디하나 빠지는 곳이 없다. 트리플 크라운에 가까운 성적을 내는 경우도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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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중 선두 도로공사와의 경기는 백미였다. 이 경기에서 알레나는 56득점, 공격성공률 47.22%라는 놀라운 수치로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특히 20점이 넘어가는 클러치 상황에서 성공률은 거의 70%에 육박했다. 하지만, 108회나 되는 공격횟수는 이미 무릎부상에 시달렸던 알레나에게는 부담일 법. 하지만, 그녀는 웃으며 이렇게 이야기했다.

“체력적인 문제는 없습니다. 감독님과 트레이너들이 잘 배려해주는 덕분에 아프지 않게 잘 뛰고 있어요. 무릎상태도 좋아요.”

그리고 알레나의 입에서 나온 말은 놀라웠다. 알레나는 최다득점 경신을 알았냐는 질문에 “경기 끝나고 인터뷰를 하고서야 알았다. 도중에는 전혀 생각하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이어서 “지난해 플레이오프에서 55득점을 기록했는데 그 기록을 깨서 기분이 좋다. 앞으로는 메디(57득점, V리그 한경기 최다득점 타이)의 기록을 깨보이고 싶다.”라며 웃었다.

최근 알레나를 비롯한 인삼공사가 행복하게 배구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알레나는 팀 분위기를 꼽았다. 알레나는 “언니들이 실수해도 괜찮다 이야기해주고 파이팅을 불어넣어주기 때문에 아무래도 자신감 있게 공격을 할 수 있는 것 같다. 이적해온 선수들도 해맑아서 많은 도움을 받고 있다.”고 고마워했다.

마지막으로 다시 한번 최다득점의 욕심이 있는 지 물었다. 알레나는 해맑은 표정으로 “예스”라고 답했다. 덧붙여 “폴리(일본 도요타)가 가지고 있는 여자배구 최다득점(58점)을 한번 깨보고 싶다. 경쟁이기 때문이다.”라며 해맑게 웃어보였다.

인삼공사의 에이스를 넘어선 팀의 정신적 지주이자 기둥 알레나, 알레나의 강타와 파이팅 넘치는 플레이 속에 인삼공사의 행복배구는 영글어 가고 있다.

사진=인삼공사 제공
반재민 기자(press@monstergroup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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