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도희 현대건설 감독은 이다영 세터를 한시즌 내내 끌고가겠다는 계획을 이야기했다. 자신이 한 시즌을 온전히 경험해야 앞으로 프로생활에 있어 많은 것을 깨달을 수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지금까지는 성공적으로 시즌을 치러왔다. 하지만, 도로공사와의 경기에서 현대건설은 백업세터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껴야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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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아시아=반재민 기자] 1세트까지만 하더라도 이다영의 토스는 완벽에 가까웠다. 황연주와 엘리자베스에게 뿌리는 오픈토스는 정확하고 빨랐다. 완벽한 토스를 받은 엘리자베스는 연달아 강타를 내뿜었다. 1세트에서만 엘리자베스는 10득점, 공격성공률 63%라는 놀라운 활약을 보여주며 팀의 공격을 책임졌다.

엘리자베스가 날아오르자 황연주 역시 뒤따라 날기 시작했다. 황연주는 23대 23으로 팽팽히 맞선 상황에서 재치 있게 득점으로 연결시키는 등 서브에이스 1개와 블로킹 1개를 곁들여 5득점으로 뒤를 받쳤다.

도로공사는 장기인 서브로 현대건설의 수비라인을 흔들려 시도했지만, 리시브 라인마저 견고하게 구축한 현대건설을 쉽게 무너뜨릴 수는 없었다. 결국 수비와 공격이 완벽한 현대건설은 어렵지 않게 1세트를 따낼 수 있었다.

2세트 초반까지 그 기운은 이어졌다. 초반 양효진과 엘리자베스의 공격에 힘입어 14대 8까지 점수를 벌렸다. 여기서 도로공사의 김종민 감독은 주전세터 이효희를 빼고 신인 세터 이원정을 투입했다.

올 시즌 갓 입단한 신인세터는 분위기를 완벽하게 반전시켰다. 과감한 속공토스와 이바나에게 연결해주는 빠른 오픈토스로 공격을 만들어냈다. 현대건설은 당황하기 시작했다. 리시브가 흔들린 틈을 타 이바나와 박정아, 정대영의 연속공격으로 점수차를 줄인 도로공사는 배유나의 이동공격과 엘리자베스의 공격범실로 동점을 만든데 이어 이효희의 서브 득점으로 역전을 만들었고, 2세트를 가져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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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에도 김종민 감독은 이효희와 이원정을 번갈아 활용하며 현대건설에게 혼선을 주었고, 3세트에서도 도로공사는 더블 세터의 효과 속에 앞서나가기 시작했다. 반면, 현대건설은 이다영이 흔들렸을 때 분위기를 바꿀만한 요소를 찾지 못했다. 엘리자베스의 비중을 줄이고 양효진과 황연주, 황민경의 공격비중을 높였지만, 큰 효과는 없었다. 오히려 엘리자베스의 공격성공률이 떨어지면서 점수 차이는 더 벌어졌고, 분위기 반전을 시키지 못한 채 3세트마저 허무하게 내주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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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세트에서 가까스로 분위기를 잡은 현대건설은 황연주의 활약 속에 세트를 따내며 승부를 마지막 5세트까지 몰고 갔지만, 마지막 5세트에서 도로공사는 체력을 비축한 이효희의 신들린 듯한 토스 속에 현대건설에 승기를 잡아나가기 시작했다. 반면, 현대건설은 한번 내준 분위기를 쉽사리 반전시키지 못하며 결국 무너지고 말았다.

결과적으로 이다영 한명으로 세터를 꾸려나가고 있는 현대건설 입장에서는 도로공사와의 세터 차이를 절감한 뼈아픈 패배가 되고말았다. 백업세터의 필요성 역시 절감하게 된 것은 물론이다.

사진=KOVO 제공
반재민 기자(press@monstergroup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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