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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디빌더 김준호의 선수인생은 전반 15년, 후반 15년으로 구분된다. 첫 15년동안 그는 국내의 모든 대회를 석권하고 아시아 제패를 달성 한 후 세계 선수권을 손에 넣었다. 그러나 20세기의 종반 무렵 그는 기성의 체제를 이탈해 독자적 노선을 걷게 된다. 대회의 출장이 불가능했던 상황에서 그는 제자들을 양성하는데 집중했다. 그리고 제자들에게 부끄럽지 않기 위해 15년간의 후반전 내내 피땀을 흘렸다. 불혹을 이미 한참 지난 나이지만 그의 몸은 여전히 세계적이다.

2013년 김준호는 오랜 침묵을 깨고 영국의 NABA 유니버스 대회에 출장해 미스터 올림피아 출신의 리 프리스트와 승부했다. NABA의 커미셔너 그래함 랜스필드는 김준호에 대해 "그와 리 프리스트는 같은 레벨이고 전혀 다른 세상의 사람이다. 경쟁은 시간낭비다"라고 평했으며 리 프리스트 본인도 김준호에 대해 "내가 NABA를 떠나면 한동안 김을 이길 선수는 없을것이다" 라고 말했다.

지난 7월5일 김준호는 보디빌딩 올스타 클래식을 통해 국내 팬들에게 전율의 무대를 선사했다. 기존의 보디빌딩 대회가 아닌 퍼포먼스의 형식을 빌려 마련된 무대에서 김준호는 왜 자신이 대한민국 보디빌딩의 상징적 존재인지를 말없이 보여주었다.


올스타 클래식의 여운은 잦아들었고 벌써 오래전 이야기 같이 느껴지지만 그를 만나 굳이 그날의 기억을 더듬어 보았다.

MZ: 올스타 클래식 영상 보셨습니까? 영상으로 다시 보시니 기분이 어떠셨어요?
김준호 (이하, 김): 멋졌고, 좋았습니다.

MZ: 솔직하게 본인 출연부분 영상 몇번 보셨습니까?
김: 혼자 본 게 한, 100번 이상(웃음). 제가 조회수를 많이 올려놓은 것 같습니다.

MZ: 본인의 무대에 만족하십니까?
김: 무대를 회상하면서 즐거운 마음으로 봤죠, 하지만 한편으로는 동작, 포징 등 미흡했던 것을 조심스럽게 관찰했습니다. 여러번을 돌려보면 한번에 안보이는 디테일이 잡히니까요. 계속 돌려보다 보니 아쉬운점도 확실히 많이 보였습니다.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이 퍼포먼스보다 잘해야되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면밀하게 모니터링 했습니다.

MZ: 만족도는 몇 퍼센트?
김: 지금까지 많은 무대에 서봤지만, 이번 올스타클래식 무대는 독특했습니다. 100점을 기준으로 한다면 98점. 2프로 모자란.

MZ: 아내의 반응은 어떠셨습니까?
김: 집사람이 더 좋아했죠. 2층에서 봤는데 굉장히 좋았다고, 너무 멋있었다고 칭찬해주고 격려해줘서 정말 기뻤어요.

MZ: 대회 끝나고 체중이 몇kg 증가 하셨습니까?
김: 하루 쉬고 바로 운동했어요(웃음). 1~2kg 정도 늘었으려나? 그것도 며칠사이에 정상화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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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Z: 조명과 전면 LED스크린, 스테이지, 리프트, 기타 각종 무대장치, 그리고 음악, 어떠셨습니까?
김: 딱 두가지로 요약드리겠습니다. 판타스틱, 엑설런트.

MZ: 관중석의 반응이 열광적이었습니다, 무대에서 그 열기를 느끼셨나요? 기분이 어떠셨습니까?
김: 등장했을 때, 군무를 처음 시작할 때, 레이저를 쏠 때. 관중 앞으로 도발할 때, 마지막에 양손 올려서 피니시 할 때 열기가 느껴졌고 느낌이 정말 좋았습니다.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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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Z: 끝나고 난 뒤에도 관중들의 상당수가 바로 돌아가지 않고 포토존에서 추억을 남기려 하셨습니다. 사진 많이 찍어드렸습니까?
김: 아쉽게도 그 자리에는 못 갔어요. 무대에서도 사진 촬영했었고, 대기실에서도 많이 했었지만 바깥에는 나가지 못했어요. 팬여러분들과 더 많이 접촉했어야 했는데, 일정이 끝이 나질 않더라고요.

MZ: 올스타 클래식을 다시 한다고 하면 '이랬으면 좋겠다' 싶은 부분이 있으세요?
김: 사실, 미흡한 점을 지적하려면 어느 대회든 그런 부분이 없을 수가 없어요. 어떤 대회도 완벽할 수 없습니다. 그렇지만 이번 올스타 클래식은 기존의 대회와는 달리 획기적이었어요. 연출과 운영적인 부분에서 일반론의 잣대를 들이댈 이유가 없었습니다. 선수들의 기량이라든지 그외 많은 것들에서도 굳이 비교할 필요가 없다고 느껴져요. 오히려 더 발전할 수 있는 부분에 집중해야겠죠. 이번 이벤트를 기반으로 해서 이 무대, 이 수준을 어떻게 더욱 끌어올릴 것인가, 그런 부분을 더 연구 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해요. 미흡한 점을 보기보다는 좀 더 발전할 수 있는 방향이 무엇인가, 그런 생각을 더 해봐야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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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Z: 올스타 클래식 언제쯤 다시 하면 좋을것 같으십니까?
김: 7월이라고 하는 시점은 아무래도 좀... 근데 워낙에 올해는 세월호 참사도 있었고, 월드컵도 있었고 여러 가지 준비하는 부분에 변수들이 많았었잖아요? 사실 시합이라고 하는 건 좋은 몸을 준비할 수 있는 시점에 맞춰서 하면 선수들의 준비과정에도 도움이 될 것 같기도 하고.

올스타클래식을 치르는 적기는 전국체전 전후가 될거라고 봅니다. 왜냐하면 전국체전이 정말 중요한 대회거든요. 미스터코리아도 큰 대회지만 미스터코리아 타이틀 얻은 선수는 다시 준비하지 않습니다. (참고: 미스터 코리아 타이틀 획득자는 다시 참가할 수 없다)

그러나 실업팀 선수 대부분, 즉 국내 탑클라스 선수들의 사실상 전부가 전국체전에 거의 올인하다시피 준비하기 때문에, 전국체전 임박이나 끝난 직후 가장 몸 컨디션이 좋을 때, 혹은 세계 대회에 나가기 직전 등과 같이 큰 대회에 맞물려 진행하면 좋은 선수들과 멋진 무대가 함께 어우러지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MZ: 본인이 싱글이라고 가정하시고, 올스타 클래식에 출전한 이성 선수중 이상형에 가장 가까운 분을 한분 고르신다면?
김: 아직 뭐 제가 선수들 이름을 잘 몰라서요. 제가 나이가 지금 출전하는 선수들 중 아마 제일 고령이라(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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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Z: 사용하시는 보충제 브랜드와 스택은 어떻게 되시죠?
김: 굉장히 다양한 보충제를 써요. 비타민, 글루타민 BCAA, 카바 하이드레이트, 오메가-3, 간장약, 우루사, 대략 그 정도 먹는 것 같습니다. 어쩌다 한 번씩 프로틴도 먹고. 이건 비밀인데...제가 구입해서 먹는 보충제는 별로 없고 제자들꺼 한 두 스푼씩 얻어먹습니다. 이거 나가면 욕먹는거 아니가 몰라, 선생이 학생들 보충제 뺏아먹는다고.... (웃음) 그리고 저는 보통 닭가슴살을 많이 먹습니다. 닭가슴살은 물론 제가 사서.

MZ: 보딩빌딩 이외의 취미는 어떤게 있으십니까?
김: Only 보디빌딩.

MZ: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올스타클래식 MVP는?
김: 제가 MVP를 받기는 했지만 강경원 선수도 MVP가 되기에 부족함이 전혀 없다는건 사실이죠. 정말 대단한 선수예요. 후배지만 존경합니다. 여자 선수 가운데는 황선화 선수, 한동안 쉬다가 나오셨는데, 아주 멋지게 컴백했더군요. 복근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참 훌륭했고. 개인적으로는 그렇게 보고 있습니다.

MZ: 팬들께 한말씀 부탁드립니다.
김: 아마 제가 MVP에 오를 수 있었던 건 팬 여러분들의 사전 투표, 현장 투표가 크게 작용했던 것 같습니다. 잊어주시지 않고, 기억해주시고, 또 시합에 참여한 저에게 많은 응원을 해주신 팬님들께 이 자리를 빌어서 진심으로 감사드리고요, 보다 발전된 모습으로 그 고마움에 제가 보답하도록 하겠습니다.

올스타클래식을 통해서 응원해주신 많은 여러분들 정말 정말 감사하고요, 올스타클래식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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