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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스터짐=조형규 기자] 물은 100℃에서 끓는다. 99℃까지 뜨겁게 달아올라도 마지막 1℃가 부족하다면 수면 위에서 별다른 변화는 일어나지 않는다.

육상 선수에서 비키니 피트니스 선수로 전향한지 채 1년이 되지 않았지만, 강지연은 보디빌딩의 미학을 그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있었다. “어차피 내가 힘든 시간에 다른 경쟁자들도 힘들거든요”라며 웃어 보인 강지연은 ‘그 마지막 1℃를 넘어야 다시 내일도 한 계단 더 올라갈 수 있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그녀의 그런 모습이 결국 입문 1년 차에 미스터 부산 체급 1위, 미스터 코리아 체급 2위라는 놀라운 결과를 만들어낸 것일지도 모른다.

오는 2017년 몬스터짐 트레이닝 캠프에 참가하는 강지연 선수를 부산에 위치한 힐스파 피트니스에서 만났다. 다음은 인터뷰 전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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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상하겠지만 모두가 거쳐가야 하는 단계다. 먼저 소개를 부탁한다(웃음).
25살 비키니 피트니스 선수 강지연이다.

앞서 인터뷰를 했던 김진봉 선수와 같은 힐스파 피트니스에서 코치로 일하고 있는데 혹시 강지연 선수도 부산 출신인가.
미안하지만 김진봉 선수와 다르게 난 부산 사람이 아니다(웃음). 원래 집은 서울이다.

그런데 어쩌다 부산에서 선수 생활을 하게 됐나.
바다가 좋아서 왔다. 눈앞에 펼쳐진 바다를 보며 운동하는 게 낭만적이지 않나(웃음).

이런 화끈한 이유가 있었다니(웃음). 부산 앞바다를 보면서 운동을 하는 느낌을 혹시 말해줄 수 있나.
바다 근처에서 사는 사람들이 종종 우울증을 겪는다고 하더라. 그런데 난 바다를 보면 오히려 더 넓은 세계에 대한 동경이 생긴다. ‘이 바다 건너가면 더 큰 곳이 있겠구나’ 하는 감정들. 업무에서 스트레스를 받을 때도 바다를 보면서 한숨 돌릴 수 있다. 그리고 바로 앞에 모래사장이 있으니 태닝도 할 수 있고, 내킬 때마다 수영도 할 수 있는 점도 매력적이다.

원래 육상 선수로 운동을 시작했다고 들었다.
육상은 어릴 때부터 상당히 오랫동안 했었다. 10킬로미터, 3천 미터, 5천 미터 등 장거리가 주종목이었는데 가끔은 대비 선수로 100미터 단거리도 뛰었다. 그러다가 24살 때 훈련 도중 잘못 넘어져서 부상을 당했는데, 그 뒤 비키니 피트니스 선수로 이 운동을 시작하게 됐다.

많은 운동 중 보디빌딩을 선택하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
개인적으로 인스타그램을 하는데, SNS를 하다 보면 외국 선수들의 타임라인을 자주 보게 된다. 그런데 그 모습이 너무 멋있더라. 여자로서도 닮고 싶었다. 그렇게 올해 초부터 보디빌딩에 입문해 선수생활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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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출전 대회는 언제였나.
올해 열린 미스터 부산 비키니 피트니스 -163cm 체급에 출전했다. 그리고 뒤이어 열린 미스터 코리아에도 출전했다. 그 땐 -160cm 비키니 부문이었다.

다양한 종목이 있었는데 비키니 피트니스 부문에 출전하게 된 특별한 이유가 있나.
사실 이게 사연이 조금 재미있다. 처음에는 보디 피트니스 쪽으로 준비를 했는데, 막상 대회가 가까워오니 어느 종목에 나가야 할지 고민이 되더라. 그런데 비키니 종목이 있다고 해서 덜컥 비키니 피트니스에 출전하게 됐다(웃음).

비키니 종목이 다른 피트니스와는 차이점도 많았을 텐데 어려움은 없었나.
이 종목이 포징도 그렇고 음악도 굉장히 중요하다. 그동안 준비했던 피트니스와는 다른 형태의 포징을 다시 연습해야 하는 점이 특히 어려웠다. 하지만 미스터 부산 대회를 경험하면서 오히려 비키니에 푹 빠져버렸다. 

보디빌딩에 입문하자마자 큰 대회를 두 개나 치렀다. 시행착오를 겪진 않았나.
미스터 부산 때 일인데, 시합 전에 단수를 한다는 개념이 없어서 한 자리에서 물 2리터를 마셔버렸다(웃음). 그래서 볼륨감이 많이 죽었던 것 같다. 하지만 미스터 코리아 때는 그런 점을 보완했고, 그렇게 시합 경험을 쌓아갈 때마다 하나하나 배우고 성장해가는 것 같다. 그래서 앞으로 많은 대회에 꾸준히 참가하려고 한다.

성적은 어땠나.
말하기 쑥스럽지만, 미스터 부산은 체급 1위, 미스터 코리아는 2위를 기록했다.

입문하자마자 첫 대회에서 체급 1위라니, 정말 훌륭한 결과다.
솔직히 처음에는 어리둥절했다(웃음). 하지만 이걸 계기로 내가 조금 더 탄력을 받아서 위로 올라갈 수 있겠다는 마음이 가장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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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상 선수로 오랫동안 운동을 해온 영향이 큰 것 같다.
아무래도 육상을 하다 보니 허벅지와 엉덩이 같은 하체 쪽은 자신이 있다. 하지만 상체 쪽은 육상을 하면서 자꾸 흔들다보니 근육이 많이 빠졌다. 지금도 어깨 발달이 조금 더딘 편이다.

그렇다면 상체는 어떤 식으로 보완하고 있나.
보디빌딩을 하면 성장하기 위해 휴식이 필수적이지만 내 상체는 아직 그 단계까지 오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아직 자극이 더 중요하다. 특히 퇴근 직전에도 래터럴레이즈만 50세트씩 할 정도로 강하게 투자한다.

래터럴레이즈 외에도 특별히 강하게 투자하는 운동이나 부위가 있다면.
비키니 선수다보니 고관절 쪽은 365일 한다. 케이블로 무게는 최대한 낮추고 자극 위주로 집중하는 편이다. 쉬는 날도 스트레칭으로 고관절을 쉴 새 없이 괴롭힌다(웃음).

오는 2017년에 김진봉 선수와 함께 몬스터짐 트레이닝 캠프에 참가한다. 어떤 계기로 트레이닝 캠프에 합류하게 됐나.
원래 이 운동을 시작하면서 혼자서 미국 유학을 준비했었다. 어학원에서 공부 하면서 시합을 준비하고 혼자 대회 출전을 계획하고 있었는데 좋은 연이 닿아서 참가하게 됐다. 아무래도 혼자 맨 땅에 헤딩하는 것보다 다른 사람들과 함께 부딪히는 것이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

트레이닝 캠프 참가를 통해 기대되는 점이 있다면.
그동안 내 방식은 육상 선수로서 운동을 잘 하기 위한 훈련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비키니 피트니스 선수이기 때문에 몸을 예쁘게 하는 방법과 휴식, 그리고 시합 준비에 필요한 단수와 식단조절 등의 지식이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 특히 식단 부분이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어떤 점에서 식단의 중요성을 느끼는지.
우리나라에서는 선수들 대부분이 고구마와 닭가슴살로 식단을 꾸린다. 하지만 외국 선수들 영상이나 정보들을 찾아보면 코코넛 오일이나 오트밀 등 굉장히 다양한 제품으로 식단을 구성한다. 물론 한국에서도 충분히 노력해서 할 수 있겠지만, 기왕 할 거라면 현지에서 보다 더 제대로 배우고 싶다는 마음이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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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무대에 대한 꿈이 굉장히 큰 것 같다. 새로운 것을 배우는 것에 대한 욕구도 그렇고.
이제 막 시작한 선수고 내 위치는 한없이 낮다. 그래서 배움의 과정은 단어 그대로 한도 끝도 없다. 물론 어느 선수에게 가더라도 배울 것이 많겠지만, 그래도 정확한 방식으로 큰 부상 없이 배우고 싶다. 내 몸은 역시 소중하기 때문에(웃음).

아무래도 육상을 하다가 부상을 입은 경험이 있어서 그 부분에 더욱 신중한 것 같다. 혹시 내년에 있을 트레이닝 캠프 전에 또다른 시합 계획이 잡혀있나.
11월에 있을 SABA 대회를 비롯해 연말에 예정된 다른 대회들을 준비하고 있다.

이미 두 번의 대회를 경험했으니 이번 준비과정은 또 달라질 것 같은데.
이전 시합 때는 항상 마지막 커팅 과정에서 사고를 쳤다. 고구마랑 닭가슴살 잘 먹다가도 마지막에 그걸 못 참아서 탄수화물의 유혹에 넘어갔다. 빵도 폭풍섭취 한 적도 있고(웃음). 하지만 이제는 조금 더 건강하고 영양가 있게 맞춰서 먹으려고 한다. 특히 요즘에는 잘 먹어야 잘 빠진다는 걸 새삼 실감한다.

운동이나 포징에 관한 부분은.
올해 초에 비해 지금은 상체 근육량이 꽤 많이 증가했다. 아무래도 볼륨감에 있어서 자신도 생기고, 이를 기반으로 비키니 워킹과 포징 연습에도 크게 신경 쓰고 있다. 첫 대회 때는 시합 전날 워킹이랑 포징을 처음 해봤는데, 지금은 웨이트트레이닝이 끝날 때마다 근육 정리 차원에서 포징 연습을 매일 하는 중이다.

이제 앞으로 본격적인 비키니 피트니스 선수로의 활동이 시작될 텐데, 이 운동을 통해 생긴 목표가 있다면.
어떻게 보면 단편적인 생각일 수도 있겠지만 무조건 프로카드를 따는 게 가장 큰 목표다. 별 다른 이유는 없다. 이 운동이 정말 내 가슴을 뛰게 만드는 운동이고, 너무나 도전하고 싶은 목표다.
 
오늘 인터뷰 고맙다. 마지막으로 남기고 싶은 말이 있다면.
물은 100℃에서 끓는데 그 1℃를 못 참고 99℃에서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 바로 그 마지막 1도를 넘어야 한다. 지금 내가 힘들다면 어차피 경쟁자들도 똑같이 힘들지 않겠나. 그걸 넘어서야 어제의 나를 넘어설 수 있다. 뭐, 언젠가는 한 번 넘어지는 날도 있겠지. 하지만 그 순간 포기하지 않고 다시 일어나 달릴 수 있는 선수가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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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및 보정] 최웅재 작가 
[기사] 조형규 기자(press@monstergroups.com) 
[장소협찬] 부산 힐스파 피트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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