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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스터짐=조형규 기자] “부산 남자들이 소위 ‘깡다구’가 좋다고 하잖아요. 보디빌딩에 제 삶의 전부를 걸었으니, 그렇게 한계까지 직진할 겁니다.”

까무잡잡한 피부, 시원한 부산 사투리, 거기에 자신이 가진 호방한 포부와 신념에 힘을 주어 말하는 언변까지. 김진봉 선수와의 첫 만남은 그야말로 대중이 가지고 있는 ‘부산 사나이’라는 이미지를 완벽하게 심어주기에 충분했다. 자칫하면 인터뷰어가 인터뷰이에게 압도될 뻔 했던 상황. 하지만 ‘선수’ 김진봉이 아닌 ‘인간’ 김진봉은, ‘보디빌딩’이라는 운동에 자신이 얼마나 순수한 열정을 담아내고 있는지를 목소리와 몸짓 하나하나에 모두 담아냈다. 강렬한 첫 이미지에 가려졌던 그의 진심은 이제 곱절이 되어 큰 울림을 선사했다.

보디빌더 김진봉이 가진 보디빌딩에 대한 열정과 소탈한 경험들을 부산 앞바다가 시원하게 내려다보이는 달맞이길에 위치한 ‘힐스파 피트니스’에서 전해 들었다. 다음은 인터뷰 전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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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나서 반갑다. 혹시 생소할 수도 있는 독자들을 위해 소개를 부탁한다.
부산에서 선수생활을 하고 있는 김진봉이라고 한다. 만나서 반갑다.

혹시 부산 토박이인가(웃음).
32년 째 토박이인 전형적인 부산 사나이다. 비속어긴 한데 부산 사람들이 소위 ‘깡다구’가 좋다고 하지 않나(웃음). 한계만 보고 앞으로 무조건 직진하는 스타일이다.

예상이 맞았다(웃음). 부산 남자 김진봉 선수의 보디빌딩 입문 계기는 무엇이었나.
내 기억이 정확하다면 아마 고등학생 때였을 거다. 어쩌다 우연히 TV에서 미스터 코리아 방송을 보게 된 것이 계기가 됐다. 그 때부터 운동을 시작했고, 선수 생활은 23살부터 시작했다.

보디빌딩의 어떤 점에 매력을 느꼈나.
남자의 정체성을 가장 자신있게 표현할 수 있는 부분이 근육이지 않나. 보디빌딩이라는 운동이 주는 ‘근육의 표현’이 너무나도 피부에 와 닿았다. 그래서 그 길로 바로 운동을 시작했다.

고등학생 때부터 시작했는데 23살에 선수로 데뷔했다. 그 사이 텀이 조금 긴데 혹시 이유가 있나.
사실 지금이야 -85kg급 경기를 뛰고 있지만 고등학생 시절에는 정말 날씬했다. 워낙 마른 체질이다보니 아무리 운동을 해도 근육이 잘 올라오지 않더라. 그렇게 해서 겨우 몸을 만들고 23살에 첫 대회에 출전했는데도 심지어 당시 출전 체급은 -70kg급부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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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그렇다면 23살 때 처음 출전했던 대회는 기억 나나.
물론이다. 연도가 가물가물하지만 미스터 부산이 첫 출전 대회였다. 남자 보디빌딩 -70kg급에 출전했는데 성적은 예선 탈락이었다. 첫 출전에서 호되게 신고식을 치렀다. 이 운동이 정말 어렵다는 것을 직접 체감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좋은 약이 됐다.

그래도 그 이후로 계속 체급을 올려가며 점차 좋은 성적을 냈다.
두 번째 대회 출전이 2009년이었다. 그 당시 -75kg급으로 올려서 출전했는데 5위를 기록했다. 그리고 2013년도를 기점으로 -80kg급으로 체급을 한 단계 더 올렸다. 그리고 나서 2014년 SABA 대회에서 그랑프리를 했고, 그 해 미스터 시장배 대회에서 금상을 받았다.

어렵게 체급을 하나하나 올려가며 결국 여기까지 왔다. 그럴 때마다 느끼는 점이 있다면.
확실히 운동을 할수록 다이어트와 증량을 반복할 때마다 그 사이에 근육이 더 많이 차는 것을 많이 느끼게 된다. 보디빌딩을 통해 느끼는 보람찬 순간 중 하나이기도 하고.

혹시 그 중 특별히 기억에 남는 대회를 꼽아본다면.
2014년도 SABA 대회에서 그랑프리를 했는데 가장 기억에 남는다. 여태껏 출전했던 대회 중 식단과 수분조절이 가장 잘 됐던 때로 기억한다.

그 대회 때는 식단과 수분조절이 어떤 식으로 이루어졌는지 궁금하다. 
사실 그 부분에 있어서 나는 다른 선수들과 조금 다른 편인데, 벤딩과 로딩을 따로 하지 않고 심지어 수분조절이나 나트륨 조절도 엄격한 편이 아니다. 특히 시합 바로 전날을 제외하면 운동을 하면서 음식도 잘 챙겨먹는 편이다.

수분과 나트륨 조절에 관대하다니 조금 의외인데.
개인적인 차이인 것 같다. 내 경우 나트륨 섭취를 끊으니 오히려 몸이 많이 꺼졌다. 그래서 다시 나트륨을 섭취하다보니 오히려 경기 직전 수분도 잘 빠지고 몸 상태도 훨씬 좋아졌다. 2014년도 SABA 대회 때도 수분조절과 나트륨 섭취를 이렇게 유지했고, 덕분에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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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 루틴에 있어서도 혹시 자신만의 차별화되는 점이 있나.
웨이트를 할 때 주로 반대 근육을 먼저 풀어주는 식으로 운동을 시작하는 편이다. 예를 들면 스쿼트를 하기 전에 고관절을 먼저 풀어주고, 벤치프레스도 견갑을 먼저 풀어준 뒤 시작한다. 어깨도 밀리터리프레스를 하기 전 비하인드로 먼저 뒷면을 풀어주고 들어가는 식으로. 

특별한 이유가 있나.
내 경우는 대표운동을 먼저 할 경우 근육이 굳어지는 느낌이 들어서 이런 형태로 운동을 소화하고 있다.풀어주고 그 근육을 먼저 사용한다. 주로 반대근육을 먼저 풀어주고 대표운동으로 이어지는 편이다. 

그렇다면 앞으로도 자신만의 스타일을 유지할 생각인가. 
아니다. 남들과 다른 방법을 가지고 있더라도 새로운 것이 있으면 항상 받아들여야 한다. 보통 보디빌딩 선수들은 자신만의 확고한 스타일이나 신념이 있어서 그걸 계속 고집하곤 하지만, 난 그런 부분은 크게 개의치 않는다. 항상 새로운 영역에 대해서는 언제든지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있다.

오는 2017년에 ‘몬스터짐 트레이닝 캠프’에 참가할 예정이다. 어떤 계기로 연이 닿았나.
지금 부산 힐스파 피트니스에서 코치를 하고 있는데, 일반 회원 중 한 분께 운동을 가르쳐드리면서 ‘앞으로 해외 대회에 출전하고 싶다’고 이야기를 할 기회가 있었다. 그런데 그 분이 트레이닝 캠프를 소개해주셨고 그렇게 연이 닿아서 기회가 됐다.

아무래도 트레이닝 캠프에 참가하는 동기부여 중 하나는 강경원 프로의 영향이 클 것 같은데.
맞다. 예전에 미스터 코리아 그랑프리 때 강경원 선수의 몸을 보고 큰 감명을 받았다. 체지방도 거의 없고 너무 멋진 몸이었다.

혹시 트레이닝 캠프에서 기대되는 점이 있다면.
무엇보다도 약점을 보완하고 싶다. 아무래도 가슴 쪽이 약점이라 그 부분에서 큰 발전의 계기가 됐으면 한다. 그리고 선수생활을 하다 보니 수분이나 탄수화물 조절처럼 시합 막바지에 준비하는 그런 부분을 최대한 배우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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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고 보니 인터뷰를 하는 중 손에 새긴 타투가 유독 눈에 들어온다. 어떤 의미인지 말해줄 수 있나.  
두 가지를 새겼다. 하나는 '보디빌딩은 나의 삶(Bodybuildin is my life)', 다른 하나는 '고통 없이 얻을 수 없다(No Pain No Gain)'. 모든 운동이 그렇겠지만 보디빌딩은 정말 고통 없이 절대 성과를 얻을 수 없는 종목이다. 그러기 위해선 그 고통을 즐길 수밖에 없다. 지금도 그 고통을 즐겨보려고 노력한다(웃음).

이미 곧 10월이다. 아무래도 올해 보단 내년 대회에 대한 계획을 물어야 할 것 같은데(웃음). 혹시 계획이 있다면.
내년에는 미스터 부산, 미스터 코리아, YMCA 등 예정된 굵직한 대회를 모두 참가할 생각이다. 특히 작년에 참가했던 YMCA 대회의 경우 성적이 6위에 그쳤는데, 전국대회에서 성적을 더욱 높이 끌어올리고 싶다. 내년에는 풀타임으로 한번 뛰어볼 생각이다.

내년의 계획이 꼭 현실로 이뤄지길 기원한다(웃음). 보디빌더 김진봉이 가진 선수인생의 목표를 한번 정리해본다면.
내 손에 새긴 ‘Bodybuilding is my Life'처럼 인생에서 보디빌딩이라는 것의 가장 끝까지 가보고 싶다. 물론 혼자만의 싸움이고 고통의 과정을 견뎌야 한다. 하지만 이미 앞선 선배님들도 다 겪어온 과정이자 후배들도 피할 수 없는 길이 아닌가. 이제는 내 차례다. 정상으로 갈 때까지 절대 멈추지 않는다. 이렇게 열심히 하다보면 언젠가 내 차례도 오지 않을까(웃음). 

[사진 및 보정] 최웅재 작가
[기사] 조형규 기자(press@monstergroups.com)
[장소협찬] 부산 힐스파 피트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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