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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스터짐=조형규 기자] “여성 비키니 선수들은 현실적으로 운동 자체에만 집중하기가 어려워요. 자기만족이 물론 가장 크겠지만, 그것 하나만을 위해 쓰이는 노력과 시간, 금전적인 부분이 너무 크거든요. 하지만 외국처럼 실업팀이 생기면 운동에만 집중을 할 수 있고 더 좋은 선수들이 많이 배출되지 않을까요.”

한지연이 인터뷰 내내 강조한 이야기 중 하나는 바로 여성 비키니 피트니스 선수에 대한 여건의 개선이었다. 그녀는 운동에만 온전히 집중하기 어려운 현실적 여건 탓에 고생하는 주변 동료 선수들을 걱정했고, 오히려 그런 선수들을 두고 자신이 올림피아 무대에 출전하는 것이 미안하다고 했다. 

오는 17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올림피아 무대에 비키니 모델서치 부문에 출전하는 한지연 선수를 서울 대치동에 위치한 ‘PPT 체대입시 퍼스널트레이닝’에서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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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나서 반갑다. 몬스터짐 독자들을 위해 자기소개 먼저 부탁한다.
트레이너이자 여성 비키니 피트니스 선수 한지연이라고 한다.

운동을 시작하게 된 계기가 궁금한데.
원래 어렸을 때 수영선수로 운동을 시작했다. 학창시절에는 스노보드 선수도 했었다. 그러다가 대학생 때부터 본격적으로 웨이트트레이닝을 시작하면서 몸을 만들어보기 위해 대회에 출전했다. 벌써 3~4년 정도가 된 것 같다.

어마어마한 운동 경력이다. 이미 비키니 피트니스 선수로 활동하기 전부터 다양한 운동을 접했다니.
사실 더 있다. 트라이애슬론 경기도 뛰는데 지금까지 가장 많이 애착을 두고 있는 건 역시 로드 사이클이다(웃음).

이미 SNS에서는 로드여신으로 유명하지 않나. 개인적으로도 자전거 마니아라잘 알고 있다(웃음). 자세한 건 이따가 다시 물어보고, 한동안 사이클을 타다가 최근 슈퍼링크배 NICA 대회에 출전해서 체급1위, 그랑프리 3위를 기록했다.
성적이 좋게 나와 기분은 정말 좋았다. 하지만 그만큼 부담감이 더 생긴다. 아무래도 본업이 트레이너다보니 일과 함께 병행하기 때문에 운동에 많은 시간을 쓸 수가 없었다. 새벽에 일찍 일어나서 운동을 하다 보니 잠도 부족하고, 크게 집중하기가 어려워 운동강도도 약했던 것 같다.

그래도 NICA 대회를 이어 올림피아 비키니 모델서치 부문에도 출전하게 됐는데. 
사실 이번 NICA 대회랑 올림피아 모두 급작스럽게 출전하게 됐다. 그래서 시간을 두고 차근차근 준비하지 못한 것이 너무 아쉽다.

급작스레 출전하게 된 계기는.
올해 열린 미스터코리아 대회장이 사실 우리 집 바로 앞이다. 지금까지 한창 로드사이클에 빠져있는데, 사실 그 대회날도 자전거를 타고 대회장 앞을 지나가던 중이었다(웃음). 미스터코리아 대회가 바로 코앞에서 열리는걸 알게 되고 나서 대회장을 한번 방문했는데, 김준수 이사님을 비롯해서 많은 지인들이 ‘왜 최근 대회에 출전 안 하냐’ 묻더라(웃음). 고민을 많이 했는데 마침 비키니 부문이라 큰 부담 갖지 않고 배운다는 자세로 출전하게 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NICA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뒀다. 
그동안 로드사이클도 타고 런닝도 하면서 몸이 망가지지 않게 잘 유지한 편이라 다이어트만 짧게 하고 출전했다. 그런데 결과가 좋게 나와서(웃음). 사실 NICA 대회 끝나고 나서 다음 대회는 10월 정도로 생각하고 있었는데 어쩌다보니 9월에 열리는 올림피아에 출전하게 됐다.

준비기간이 확 줄어들었다. 아쉬움은 없나.
왜 없겠나. 당초 10월을 계획했던 이유가 기간을 길게 잡고 완벽하게 준비를 하고 싶어서였다. 하지만 이왕 출전하게 됐으니 내게 주어진 시간 안에서 최선을 다해야 한다. 그리고 20대의 마지막 대회라는 개인적인 의미도 있다(웃음).

아무래도 최근 사이클에 집중하다가 다시 비키니 피트니스로 돌아오는 과정이 쉽진 않았을 것 같다. 몸의 셰이프도 다시 만들어야 하고.
맞다. 몸을 만들면서 계속 촬영도 하고 여러 스케줄이 잡히면서 다이어트 기간이 좀 길었다. 그러다보니 어느 순간 갑자기 미친 사람처럼 폭식하던 시기도 있었고, 지속적으로 살이 쪘다 빠졌다는 반복했다. 그래도 근육은 조금 빠졌지만 사이클과 요가, 스트레칭을 하다 보니 어느정도 몸의 체형은 유지가 된다. 그런데 갑자기 또 이렇게 새로운 목표설정이 생기면서 다시 웨이트트레이닝으로 불태우고 있다(웃음).

갑자기 운동 패턴을 바꾸다보니 몸이 적응하기도 쉽지 않았을 것 같다.
아무래도 갑자기 시합을 준비하다 보니 몸이 스스로 만족할 만큼 나오진 않는다. 근육량도 떨어지고 셰이프도 부족하다. 대신 워킹이나 포징을 중점적으로 신경써서 날씬한 몸을 부각시킬 수 있도록 신경쓸 생각이다.

당장 이번 추석 연휴 때 대회가 열린다. 준비 과정은 어땠나.
아무래도 사이클을 타다 보니 그만큼 먹고 싶은 음식도 마음대로 먹어왔고, 그래서 식욕이 그리 강하지 않았다. 하지만 갑자기 웨이트트레이닝을 타이트하게 하고 식단을 조절하다보니 식욕이 엄청 상승하더라(웃음). 정말 힘든 운동이다. 덕분에 요즘 다시 한 번 클래식 보디빌더들에 대한 존경심이 무럭무럭 생기고 있다. 

현재 올림피아 출전을 준비하면서 중점적으로 훈련하는 부분은.
복근이다. 아무래도 그동안 웨이트트레이닝을 타이트하게 하지 않았고 또 가장 더디게 만들어지는 부위다보니 어쩔 수 없다.

하지만 특유의 라인은 여전히 건재한 것 같다.
그래서 그 부분을 부각시키기 위해 포징과 워킹에 더 신경을 쓰고 있다. 아무래도 내 스스로 만족할 정도의 몸상태가 아니기 때문에 보완해야 할 점은 최대한 커버하고, 장점을 극대화시킬 수 있도록 포징을 연습 중이다. 그러다보니 앞으로는 사이클과 런닝을 하면서도 동시에 웨이트도 꾸준히 병행해서 평균치의 몸을 만들어둬야 할 것 같다. 그러다가 대회 출전이 확정되면 집중적으로 관리하는 식으로 운동 패턴을 바꾸는 게 좋을 것 같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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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래도 여성, 그리고 비키니 선수로는 한 운동에만 집중하기가 쉽지 않을 것 같다.
그래서 개인적으로 작은 바람이 있다면 여성 쪽에도 실업팀이 생겼으면 좋겠다. 최근 팀 단위로 활동하는 여성 비키니 선수가 많아졌지만, 그래도 확실히 실업팀이 생겨서 운동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더 필요하다고 본다.

지금 말한 여성 비키니 선수들의 활동에 대한 현실적인 어려움을 어느 때 실감하나. 
사실 개인적으로 현재 후원받는 스폰서십도 대부분 로드사이클과 런닝 쪽이다. 반면 비키니 선수들은 그 운동 자체에만 집중하기가 현실적으로 어렵다. 특히 대회에 출전할 때마다 같은 비키니 선수들에게 가장 많이 듣는 말이 바로 ‘허탈함’이었다.

‘허탈함’이라니, 상당히 가슴 아픈 말이다.
물론 자기만족이 가장 크겠지만, 그것 하나만 바라보고 운동을 하기에는 이를 위해 소요되는 노력과 시간, 공과 금전적인 부분이 너무 크다. 이렇다보니 우리나라에선 비키니 선수를 직업으로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하지만 실업팀이 생기면 후원을 받으면서 운동에만 집중할 수 있고, 자연히 더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다. 그리고 체전이나 더 큰 대회에도 비키니 선수 종목이 생기면 더할 나위 없이 좋고.

확실히 그냥 넘어갈 수 없는 가슴 아픈 이야기다. 언급해줘서 고맙다. 잠시 화제를 돌려볼까. 로드 사이클 마니아로도 유명한데 자전거는 언제 처음 접하게 됐나.
철인3종 경기를 준비하면서 처음 타기 시작했다. 처음 출전한 대회가 2013년 통영에서 열린 대회였는데, 당시에 운이 좋아서 여성부 3위를 기록했다.

놀라운 성적이다. 첫 출전에 3위라니.
사실 로드 사이클 입문 시기라 클릿에 대한 두려움이 있어서 평페달로 출전했다. 지금 돌이켜보면 수영이랑 로드 사이클에서 많이 쳐진 것 같은데 다행히 마지막 런닝에서 확 치고 올라와서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었던 것 같다.

대회 외에 평소 라이딩 코스는 주로 어떻게 되나.
아무래도 평일에는 일을 하다보니 밤 11시에 퇴근하면 라이딩을 자주 하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혼자 탈 때는 한강 위주로 야간 라이딩을 하거나 아니면 아예 일찍 일어나서 오전 라이딩을 간다. 그리고 토요일에는 장거리를 많이 타는 편이고, 남산-북악으로 이어지는 업힐 코스도 종종 탄다. 그런데 최근에 웨이트트레이닝 강도를 올리다보니 주말에 장거리 라이딩을 탈 때 펌핑이 굉장히 빨리 온다. 다리도 너무 아프고.

로드 사이클을 타면서 좋은 점은.
유산소다보니 운동 하고 나서 충분히 먹을 수 있다는 점이다. 그래도 그건 그 때의 일이고, 지금은 다가오는 올림피아 대회에 최대한 집중하고 있다(웃음).

혹시 비키니 피트니스 대회 말고 앞으로 철인3종 경기나 사이클 대회 계획은 있나.
이번에 10월에 열리는 통영 철인3종 월드컵에 출전할 예정인데, 대회 기록에 대한 기대감도 꽤 있다. 일단 무엇보다도 너무 재미있다.

대회 출전 같은 구체적인 일정 외에 한지연 선수가 가진 올해의 목표가 있다면.
올 겨울은 트레이너로서 부족한 부분을 더 많이 공부하고 운동하는 것이다. 동시에 선수로서도, 앞서 말한 것처럼 내가 계획하고 설계한대로 몸을 만들어 평균치 이상을 유지하는 것이다. 

오랜 시간 인터뷰 수고 많았다. 올림피아 출전을 앞두고 마지막 한마디를 남긴다면. 
아직 여러 가지로 부족한 면이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응원해주시는 분들이 너무 많아서 감사할 따름이다. 사실 이번 대회는 미리 준비했더라면 스스로 더 좋은 기대를 갖고 출전을 했을텐데 하는 아쉬움도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포기를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예쁘게 봐주셨으면 좋겠다. 대한민국 대표로 출전을 하는 만큼 최선을 다하고 올 것이다.

[사진] 최웅재 작가
[기사] 조형규 기자(press@monstergroups.com)
[장소협찬] PPT 체대입시 퍼스널트레이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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