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운동 자세가 잘 안 나온다고 하면 유연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라고 하고, 스트레칭을 열심히 하면 된다~고 합니다. 먼저 운동 자세가 잘 안 나오는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을 수 있지만 오늘은 일단 스트레칭에 관한 이야기니 정말 유연성이 문제가 되는 경우라고 치고, 과연 스트레칭을 열심히 하면 운동 자세가 잘 나올까에 관해 이야기 해보죠.
일반적으로 근육은 길쭉하게 뻗어있고, 탄성을 갖고 있기 때문에 관절을 움직여주면 근육이 늘어나 스트레칭이 되죠. 고무줄도 그렇듯이 일정 시간 쭉 잡아당기고 있으면 탄성력에 변화가 생기며 늘어나게 되는 것처럼 근육도 마찬가지로 일정 수준 이상의 강도로 일정 시간 이상 잡아당겨 늘려주면 길이가 늘어나게 됩니다.
그런데 문제는 근육을 비롯한 우리 몸의 모든 구조물들은 아래 사진처럼 근막으로 덮여있습니다.
거미줄처럼 겉보기에도 찐득한 섬유들이 서로서로 엉겨붙어 근육을 감싸고 있을 뿐만 아니라 근육 사이사이에도 여기저기 다 엮어져 있습니다. 그래서 이 근막이 엉켜붙어 있을 경우 근육의 수축과 이완을 방해하고 심한 경우 모양까지 변화하게 만듭니다. 특히 이 근막이란 것은 근섬유 하나하나씩 모두 다 감싸고 있기 때문에 좀 더 확대한 아래 그림에 보이듯이 한 근육내에 몇개의 근섬유들이 엉켜서 매듭(contraction knot)들이 생길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원래는 윗그림의 모든 근섬유들이 동일한 굵기를 갖고 동일한 탄성을 갖고 있어야 합니다. 하지만 매듭이 생기면 매듭이 생긴 부분만 짧아져 도톰하게 되면서 양쪽에 연결된 부분들은 매듭쪽으로 잡아당겨져 가늘고 길게 늘어집니다. 그래서 이 매듭을 풀지 않은 상태에서 스트레칭을 하게 된다면 이미 가늘게 늘어나 있는 부분만 더 잡아당겨지기 때문에 조금만 관절을 움직여도 심하게 스트레칭 되는 느낌이 드는데 반해, 실제 근육 전체는 늘어나지 않게 됩니다.
또한 이 근막들은 해부학책에 나오는 근육 그림들처럼 딱딱 경계가 확실하게 지어지는 게 아니라 거의 온몸을 따라 다 엮어져 있어 실제론 발가락부터 정수리까지 다 연결되어 있기도 합니다. 이를 기능적인 관점에서 길게 이어진 근막들의 방향을 나타낸 것이 아래의 근막경선입니다.
그러니까 실제론 발바닥에 생긴 매듭 때문에 고관절 굴곡 동작(예. 데드리프트)에 지장을 줄 수 있기도 한 것이죠. 그래서 이때 무작정 대퇴이두근이나 허리, 둔근 스트레칭을 해선 잘 늘어나지도 않을뿐만 아니라 멀쩡한 근육을 자꾸 늘이게 되면 장력을 약화시켜 기록을 나쁘게 만들 수도 있습니다. 반면에 근막이완술로 발바닥에 생긴 근막의 매듭을 풀어주면 스트레칭도 잘 되고, 심지어 별도의 스트레칭이 필요없이도 고관절 굴곡이 잘 되는 경우도 비일비재합니다.
결론적으로 어떤 동작이 잘 나오지 않을 때는 무작정 계속 스트레칭하기 보다 혹시 근막경선상에 매듭이 생기지 않았을까 생각해보고 이를 이완시킨 후 스트레칭을 하는 것이 순서라고 봅니다. 사실 근육 자체의 유연성이 부족한 경우는 드물고 대부분 근막에 생긴 매듭들 때문인 경우가 더 많다고 봅니다.
출처 : EZ-Fi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