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준, 정미하 기자] "도대체 보조금은 어떻게 받아요?"

불과 며칠만에 휴대폰 가격이 수십만원대로 치솟았다 내려가는 일이 반복된다. 지난 5월말, 갤럭시S5나 G3 등 최신 스마트폰에 80만원 이상의 보조금이 실리면서 사실상 공짜나 다름없이 팔렸다. 하지만 최근엔 최소한 50만원 정도는 지불해야 이 휴대폰을 살 수 있다.

불과 며칠만에 휴대폰 가격이 널뛰기 하면 소비자는 혼란에 빠질 수밖에 없다. 자연히 불만이 터져나온다. 같은 기종의 휴대폰을 구매하는데 누구는 공짜로 사고 누구는 50만원을 주고 사다니..... 보조금 과열 보도의 댓글에는 어디서 이렇게 파느냐는 질문이 끊이지 않는다.

실제로 가장 많은 이용자들이 휴대폰을 구매하는 이동통신사 대리점이나 판매점을 찾아가 보조금에 대해 문의하면 대부분 보조금 상한인 27만원 수준이라고 안내받는다. 수십만원, 많으면 100만원씩 보조금이 풀렸다는 뉴스는 나와는 다른 세상의 얘기란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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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도대체 어떤 사람들이 혜택을 보고 있는 것일까.

통신업계에 따르면 이런 과도한 보조금은 주로 온라인을 통해 가입하는 경우에 많이 실린다. 휴대폰 판매점에서 온라인을 통해 보조금 등 가입조건을 공지하면 이를 본 구매자들이 온라인으로 가입을 신청, 1~2일 후 택배로 휴대폰을 받는 방식이다.

게다가 항상 이런 보조금이 유지되는 것이 아니라 30분, 1시간 등 짧은 시간 동안만 보조금이 지급된다. 정부의 보조금 단속을 피하기 위해 심야시간에 집중적으로 보조금이 뿌려지는 경우도 있다.

유명 휴대폰 관련 커뮤니티 'OO'를 예로 들면, 홈페이지에 있는 '휴대폰 업체' 게시판에 판매점들이 판매 모델과 보조금 수준, 가입조건 등을 올린다. 이 게시판을 본 고객들이 신용카드나 법용인증서로 본인인증을 하고 온라인으로 가입신청서를 낸다. 신청서를 받은 판매점은 서류를 토대로 휴대폰을 개통, 택배 등으로 보내준다.

최근에는 이런 개방된 커뮤니티가 아니라 온라인 카페 등 폐쇄된 공간에서 자신들끼리만 보조금 정보를 공유하는 경우가 많다.

지난 2009년부터 OO 사이트를 이용해 휴대폰을 수시로 바꿔왔다는 이 모씨(36세, 남)는 "온라인을 통해 휴대폰을 사는 사람들은 대부분 3개월 혹은 6개월마다 휴대폰을 바꾼다. 이통사가 지급하는 보조금은 대부분 이렇게 자주 휴대폰을 바꾸는 일부 사람들에게 돌아가는 것 아니겠느냐"고 했다.

최근에는 '페이백(pay back)'이라는 방식의 보조금 지급도 기승을 부리고 있다. 가입신청서에는 보조금을 기준한도인 27만원 수준으로 지급한다고 명시하지만 일정 기간이 흐른 이후 수십만원의 보조금을 고객의 은행계좌로 입금시켜주는 방식으로 일종의 '이면계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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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페이백'의 경우 판매자가 나중에 입금을 하지 않아도 이면계약을 했다는 것을 입증하기 어려워 구매자가 고스란히 피해를 보는 경우도 있다는 점에서 주의가 요구된다.

업계 관계자는 "인터넷을 통해서 공짜로 샀다는 사람이 있다고 들었다면 이미 그렇게 보조금을 받고 살 수 있는 기회가 지나갔다는 것"이라며 "워낙 짧은 시간에 보조금을 뿌렸다가 사라지는 온라인 판매점이 많다보니 극히 일부, 소수만이 보조금 혜택을 보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런 식의 '치고빠지기' 영업전략으로 인해 대다수의 소비자는 '보조금 폭탄혜택'을 남의 일로 쳐다보아야 한다. 

/허준기자 jjoony@inews24.com 정미하기자 lotus@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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