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은정.jpg


이소룡은 입체적인 인물이었다. 그는 파이터이자 무술가였으며 연기자였고 영화감독에 비즈니스의 부분에서도 매우 뛰어난 역량을 발휘했다. 당연히 그는 항상 바빴고 시간이 부족했다. 파이터-배우 이소룡은 완벽한 신체가 필요했고 영화감독-비즈니스맨 이소룡은 창의력과 사고능력이라는 뇌의 기능이 필요했다. 이소룡은 양자를 분리시켜 동시에 진행하는 전위적인 선택을 했다. 바로 EMS의 프로토 타입이라고 할 수 있는 전기 자극기를 활용한 것. 


그는 전극을 온몸에 부착한 후 근육에 직접 전류자극을 주어 뇌의 기능 없이도 칼로리 소모와 근성장을 유도할 수 있었다. 즉, 근육이 뇌와 독립된 상태로 수축과 이완을 반복하게 만든 것이다. 몸이 EMS에 의해 운동이 되는 사이 이소룡은 뇌를 시나리오를 쓰고 시퀀스를 구상하며 비즈니스의 역량을 발휘하는 부분에 전적으로 사용할 수 있었다. 


이소룡의 전기영화 '더 드래곤'에 등장하는 EMS의 프로토타입


EMS는 이시대의 이소룡들을 위한 장치다. 60년대의 그것에 비해 EMS는 더욱 효과적이며 안전한 장비로 개선되었다. EMS가 주로 개발-사용되어지던 분야는 노인들의 근위축 예방을 위한 요법과 재활의학이었는데, 인대나 관절, 연골손상에 의해 신체 일부의 가동에 문제가 생긴 경우, 해당부위의 근육을 오랜동안 사용하지 못하게 되면 근손실이 일어난다. 인체는 많이 사용하는 부분은 발달시키고 사용을 중지한 부분은 분해하여 에너지원으로 사용해 버리는 역동적 메커니즘을 가지고 있다. 가장 단적인 예를 하나 들자면 단백동화 스테로이드와 고환의 상관관계를 들 수 있다.


고환의 중요한 기능 중 하나가 남성호르몬을 생산하는 부분이다. 그런데 외부에서 남성호르몬과 같은 기능을 하는 단백동화 스테로이드를 공급하게 되면 고환의 기능이 상당부분 필요없어진다. 혈중 남성호르몬의 농도가 외부의 주입으로 인해 항상 높은 상태로 유지된다면 고환의 성선은 작동을 멈추게 되고 그러한 상황이 오래 지속되면 신체는 고환의 성선을 분해해 에너지원으로 사용해버리게 되는 것. 아나볼릭 스테로이드의 부작용중 가장 무서운 '성선기능저하증'이 생겨나는 메커니즘이 바로 그러하다.


근육 역시 마찬가지다. 어떤 부분의 근육을 오랜동안 사용하지 않는다면 인체는 해당 부분의 근세포를 단백이화작용을 통해 녹이고 그것을 에너지원으로 사용해버린다. 그것을 막기 위해 근육이 계속 움직이도록 유도해야 하는데, 관절과 인대의 고통을 최소화 하면서 표적 근육의 수축과 이완을 시켜 근육의 기능을 유지시키기 위해 전류자극을 활용한 것이 바로 EMS 재활 요법의 컨셉트가 된다. 


이 시대의 EMS는 재활의학의 영역을 넘어 다시 60년대 이소룡의 케이스를 참고하기 시작했다. 뇌의 부담을 최소화 하면서, 즉 뇌가 근육에 운동을 하라고 내리는 명령체계를 가동하면서 받게되는 스트레스를 줄이면서, 전신의 근육을 활발하게 수축시켜 칼로리를 급격하게 소모하고 근육의 성장을 돕는것이 바로 EMS 운용의 최신 조류다. 사용자의 몸은 혹사되지만 정신적 리소스는 온존된다는 것. 생각할 것이 너무 많아 뇌를 아껴쓰고 싶지만 그렇다고 몸을 방치하기에는 건강과 외모가 걱정되는 현대인들에게 EMS는 흥미로운 선택이 될 수 있다.


몬스터짐은 EMS 장비의 효능을 직접 테스트 하기위해 두명의 전업 피트니스 선수를 섭외했다. 생활의 중심이 운동에 맞추어진 사람들이야 말로 EMS의 특성과 효율에 대한 가장 전문적인 견해를 들려줄 수 있을것이라는 판단이 있있기 때문이다. 본 프로젝트의 1편에서는 허리와 무릎의 부상으로 인해 고중량 트레이닝에 제약을 받고있던 홍혜린 선수가 출연해 EMS 운동을 체험하고 효과에 대한 설명을 해 주었다. 홍헤린 선수는 확실히 관절이나 인대의 무리없이 근육을 강화시킬 수 있다는 소견을 제시했다. 홍혜린 선수는 그리고 또 한가지, EMS의 중요한 장점 하나를 아래와 같이 소개했다.


"(EMS의 총 사용시간은) 20분이 조금 넘었는데, 중간에 멘트를 하느라 실제로 운동한 시간은 15분 정도밖에 안했어요, 그렇지만 지금 전신에서 땀이 나고 있습니다. 운동효과가 큰 것 같고요, EMS를 사용해 보면서 저같은 경우는 목적한 부분의 근육을 컨트롤 할 수 있는 부분들이 있는데, 운동경험이 짧은 분들이나 운동 초보자들의 경우는 자세를 정확하게 짚어주는데도 불구하고 표적된 부분의 운동을 잡아내지 못하는 경우가 굉장히 많아요. 그런데 EMS 같은 경우는 그렇게 잘 쓰지 못하는 부분의 근육에 전류를 가해 운동을 시키기 때문에 필요한 운동 자극을 굉장히 잘 잡을 수 있고, 여성분들이 호감갈 만한게 뭐냐면, 엉덩이 운동을 시켰는데 엉덩이 운동이 안되고 허리가 아프다는 분들, 굉장히 많아요, 그런데 EMS 같은 경우는 엉덩이 운동을 안해도 엉덩이 운동을 하게되는 그런 자극이 온다고 생각하시면 굉장히 쉬울것 같아요"


본편에서는  2014 IFBB 국제 보디빌딩/ 인비테이션 챔피언십 대회의 비키니부문 165cm 이상급의 우승자 윤은정 선수가 EMS를 직접 체험해 보고 자신의 소감을 설명해 주고 있다.




서울 마포구 서교동에 위치한 '일렉트릭 모션 스튜디오'에서 진행된 체험 세션의 순서는 아래와 같았다.


1. 워밍업과 리듬


사본 -적응자세.jpg


처음 EMS를 사용하는 피험자의 경우 EMS에 신체가 적응하기 위한 워밍업 과정을 거친다. EMS의 중앙통제부에는 전기자극의 강도를 조절하는 기능이 있고 각부의 패드를 통해 신체로 전달되는 전류의 강도는 섬세하게 컨트롤 된다. 먼저 낮은 단계의 자극을 천천히 흘려주면서 신체가 적응하는 시간을 가지게 되는데, 이 단계에서는 일반적으로 벤트오버(상체를 앞으로 약간숙인 기마자세)에서 양손을 맞잡는 포즈를 취한다. 전기자극은 수축기와 이완기로 구분된다. 전류가 흐를 때 근육의 수축이 일어나고 전류가 멈추면서 이완이 이루어 지는데, 이 리듬도 중앙통제부에서 조절한다. 성별, 신체상태, 근육량, 운동경험 등을 토대로 트레이너들이 전류의 강도와 수축-이완리듬을 결정한다. 윤은정 선수의 경우, 워밍업단계에서 4초 수축-2초이완의 리듬으로 전류강도는 낮은 단계를 적용했다. 피하지방이적고 근육량이 많을 경우 강한자극이 오히려 무리가 될 수 있기 때문이었다. 


2. 팩댁플라이 (가슴운동)


버터플라이 set.jpg


하체는 기마자세를 유지한 채 팔은 팩댁플라이 기구를 사용하는 것과 같은 동작을 취하는 것으로 EMS 가승운동을 진행하였다. 가슴부위의 표적 효과를 강화시키기 위해 가슴전극패드의 전류강도를 다소 강하게 세팅했다. (중앙통제부에서 각각의 부위에 다른 강도의 자극을 가할 수 있도록 세팅이 가능하다) 윤은정 선수가 대흉근이 아닌 이두근부위에 오히려 부담이 강하다고 하자 트레이너는 세팅을 조금 달리 했고 이 이후 윤은정 선수는 대흉근에 강한 운동효과를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와같이 EMS트레이닝은 트레이너와의 소통을 통해 대단히 정확도 높은 표적 훈련이 가능하다. 윤은정 선수가 동작에 적응하자 트레이너는 강도를 서서히 끌어올렸다.


2. 팔운동 


암컬set.jpg

암익스텐션set.jpg


팔운동의 경우도 EMS를 활용하면 도구 없이 운동효과를 볼 수 있다. 단순한 컬동작(이두운동)과 익스텐션 (삼두운동) 동작을 EMS의 수축-이완 리듬에 맞춰 취해주면 된다. 이 대목에서 윤은정선수는 슈퍼세트에 대한 언급을 했다. 슈퍼세트는 길항근육을 동시에 자극하는 운동법으로, 팔운동을 예로 들자면 팔을 접을 때 사용되는 이두근과 팔을 펼때 사용되는 삼두근을 한 동작으로 자극하는 하는 것이 요체다. 윤은정 선수는 EMS 환경하에서 컬동작과 익스텐션동작을 반복하며 매우 자연스러운 슈퍼세트가 이루어짐을 느꼈다고 말했다.


윤은정 선수의 올스타 클래식 출연 컷



3. 다리운동


스쿼트set.jpg



EMS 환경하에서는 대단히 기본적인 맨몸 스쿼트만으로도 다리에 굉장히 강한 운동자극을 가할 수 있다. 윤은정 선수는 양손을 맞잡은 상태로 맨몸스쿼트를 실시했는데, 금세 상당한 부담감을 느끼는 모습이었고 본인도 신기한지 웃음을 참지 못했다. 이어서 런지 동작으로 넘어갔고 역시 운동강도가 상당하다는 감탄을 연발했다.


4. 복부운동


크런치set.jpg

레그라이즈 set.jpg


복근 운동을 위해서는 레그 레이즈와 크런치 동작을 활용했다. 그리고 이어서 크런치에 몸을 비틀어주는 트위스트 동작을 가미하면서 외복사근에 까지 운동자극을 가할 수 있었다. 윤은정 선수는 이 시점에서 호흡이 상당히 가빠진 상태였고 굉장히 밝은 표정이 되었다. 즐거우시냐고 묻자, '신기하기도 하고 짧은 시간안에 운동이 많이 되기도 해서 재미가 있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복부 전반에 집중적인 효과를 느끼며 배에 힘을 주지않아도 자동으로 힘이 들어가고 있다는 소견도 곁들였다. 트레이너가 전류강도를좀더 높이기를 원하냐고 물었을 때 그녀는 단호하게 '아니오'라고 대답했다. 


아래의 영상에서 20분간의 EMS 체험을 마친 윤은정 선수의 소감을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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