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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도중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국내 보디빌더 중 최민석보다 다방면에서 활동하는 선수가 있을까?

인천 남동구 간석동에 위치한 헬스클럽 ‘M.S GYM’ 대표인 최민석(광주광역시 체육회소속)은 생활체육연합회 MMA고문이자 유베이스(아웃소싱 서비스 전문기업) 기업문화팀 조직관리 과장으로 직원들의 건강복지에도 힘을 기울이고 있다.

2007년부터 활동하며 Mr. YMCA 우승, Mr. KOREA 우승·준우승, 대한보디빌딩협회 우수선수, 국가대표 선발전 우승, 충북도민체전 우승 등 대부분의 대회에서 메달을 목에 건 최민석의 보디빌더 인생의 시작은 순탄치만은 않았다.

고등학생 때부터 보디빌더로서의 삶을 시작하려 했으나, 부모님의 강한 반대로 장교로 입대하게 됐다.

“부모님께서 운동을 못하게 하셨습니다. 대학에 진학하기 전 아버지께서 장교로 입대하길 원하셨습니다. 그것이 아버지의 소원이었어요. 누나는 교사였어요. 난 IMF 학번이었어요. 일반적으로 일반병사를 신청해도 2년은 걸리는 상황이었죠.

군 복무 중 보디빌딩에 너무 미련이 남아 결국 제대하고 운동을 하겠다고 했어요. 보디빌딩은 돈이 많이 드는 운동이기 때문에 사활을 걸었죠. 1년만 시간을 달라고 부모님을 졸랐어요.

전역 후 기업에 계신 선배님들이 ‘퇴근 후 운동하면 되지, 오래 쉬었는데 어떻게 해’라고 하셨지만 저는 욕심을 부렸어요. 딱 한번, 버킷리스트에 ‘보디빌딩’이 있었죠. 장가 갈 나이였고, 남자에게 중요한 시기였어요. 하지만 사업은 마흔이 넘어서 할 수 있다고 생각했죠. 소원이 미스터 코리아에서 1등하는 것이었어요.

이후 운 좋게 실업팀에 빨리 들어가게 됐죠. 라이트헤비급 후배들을 보면 정말 저는 복받은 것이라고 생각해요. 이때 제 나이가 서른 하나였습니다.

2006년 6월에 전역했고, 그 해 YMCA에 출전해 경기도 대표로 뽑힌 것이니. 쉽게 말해 재수를 안 한 거죠(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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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민석은 2007년부터 본격적으로 보디빌더로서의 삶을 시작했다. 미스터코리아를 준비하던 그는 ‘미스터 인천’에 출전해보라는 권유로 무대에 올랐지만 4위에 그치고 말았다.

이를 갈고 훈련했던 최민석에겐 큰 충격으로 다가왔다. 더 잘해야겠다는 마음이 들어 열심히 운동한 끝에 몸은 완성됐지만 전완근이 많이 늘어나는 부상을 입기도 했다.


최민석은 2012년 11월 15일 자신의 체육관인 'M.S GYM’을 오픈했다. 기존 대표의 사정으로 예상보다 일찍 개관하게 됐다.

2010년부터 그는 수원에서 9000평의 워터파크를 겸비한 라이프 피트니스 센터장을 맡고 있었다.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 계약을 만료하지 못한 채 센터를 나왔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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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테리어 전체를 바꿨어요. 기구들도 15~20년 정도 된 느낌이었거든요. 신경을 많이 쓰려고 했는데 갑자기 들어오는 바람에 제대로 정리하지 못했습니다. 건물주는 ‘안 들어오면 어떻게 하냐’고 재촉했고요. 많은 손해를 본 것이 사실이에요. 기구 콘셉트도 못 맞추고 최대한 빨리 들여놨습니다.


이곳은 굉장한 명소에요. 과거 엄청나셨던 분들 대부분이 이곳 출신입니다. 인천 실업팀(삼익악기, 대우중공업)은 이곳밖에 없었죠. 강원도 고성구청에 3명 정도 있었나? 이곳에서 인천 대표팀 평가전도 했는데, 엘리베이터를 타면 엄청난 분들이 많아 깜짝깜짝 놀라곤 했습니다.

당시 미스터 인천에서 우승하면 전국 3등에 오른다는 말이 있었어요. 지금도 인천 출신이 많아요. 설기관, 강경원, 박인정 등 인천이 전국최강이라고 봐요. 그런 선수들이 같은 지역에서 함께 활약하지 못해 아쉽습니다. 인천의 지역 특색보다 그 당시 향수가 있으니.

생각해보면 항구도시의 남자들이 강했어요. 포항, 울산, 부산, 군산, 목포 이런데 가면 운동하는 사람들이 많아요. 항구도시 출신 사람들의 몸이 좋습니다.”

최민석은 선수로 활동하면서 체육관을 운영하고 있다. 마음대로 운동할 수 있어 좋지만 힘들다는 고충을 드러내기도 했다. 대형스포츠센터는 시스템을 가지고 운동을 진행시켰으나 이곳은 소규모다보니 친절, 정성, 실력을 증명해야 한다고 했다.

“여러 명이서 사용하다보니 문제점도 많이 발생해요. 빨래를 샤워장에서 하고, 수건이나 공용 열쇠를 훔쳐가기도 하죠. 벌써 열쇠를 세 번째 바꿨어요. 공공장소에서 개인 성향을 갖고 있는 사람 때문에 불편합니다. 매일 술을 먹고 와서 시비를 거는 사람들도 있어요.

운동선수고, 체육관 관장이자 사장이니 성격대로 할 수 없어 당황스러워요. 이중성인가 싶기도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성격을 드러낼 순 없는 거니 참을 수밖에 없죠.”

최민석은 일반 스포츠 센터의 선생님들과 달리, 자신의 트레이너들은 운동과 공부를 병행시킨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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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민석이 가장 강조한 것은 밸런스 트레이닝이다. 패턴을 잡아주고, 틀어진 몸을 바로잡긴 힘들지만 몸을 이완시켜주고 똑바로 세워주는 것이 운동의 기본이라고 한다. 다이어트를 위해 헬스클럽에 방문했다고 해도 일단 몸을 바로 세워야 한다고 말해주고 있다.

“하체에 살이 많이 찐 여성들 대부분은 골반이 틀어져 있을 거예요. 하체 운동, 유산소 운동보다 먼저 골반을 잡아줘야 해요. 그 다음은 기하급수적으로 체중이 줄 것입니다. 패턴 검사를 하면서 알려주면 다들 인지해요. 운동만 하는 것이 아니라 잘 가르치고 케어도 할 수 있는 선생님이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요.

그것이 선행이 되지 않으면 트레이닝의 의미가 없다고 봐요. 근육 욕심, 몸 키우기, 빠른 성과, 극기훈련식 다이어트는 편하고 이슈화되는데, 그건 근본적으로 고객한테 주는 서비스가 아닌 것 같습니다. 요요 현상 등 본인 스스로를 지키기 힘들죠. 100일 다이어트를 성공했다고 해도 그것을 유지하긴 쉽지 않습니다.

다이어트는 죽을 때까지 하는 것이니 단 기간 내의 급격한 감량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봐요. 저는 처음에 식단을 짜주지 않고 운동 후 변화를 먼저 봐요. 이후 약간씩 저염으로 식단을 조절해주죠. 천천히 진행해서 적응기를 줘야 합니다. 무조건 안 먹는다고 좋은 것도 아닙니다.

일반인들이 혈관이 튀어나오는 것을 바라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그분들에게 맞춰진 효과적인 식단과 계획을 짜야 합니다.”

최민석은 기본기를 갖추지 않은 트레이너들이 너무 많다고 강조했다. 기본적인 트레이닝 학문도 중요하지만 상대의 입장에서 정확히 트레이닝을 들어가야 신뢰가 생긴다며 활발한 센터들은 한 트레이너 당 5~60명 정도를 관리하는데, 양심적으로 10명 이상은 해선 안 된다고 덧붙였다.

최민석의 보디빌딩 입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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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라면 마초적인 기질이 다 있기 때문에 트레이너들도 선수가 되길 원해요. 저는 처음 시작했을 때 야인처럼 머리도 깎지 않았어요. 돈 생각도 안 하고 친구들도 안 만났죠. 오로지 운동에만 몰두했어요.

알람 소리에 일어나 밥 먹고 운동하고 낮잠 자고. 저녁 10시에는 무조건 눈 감고 누웠죠. 제대 후 1년 반 정도 이런 생활을 했던 것 같아요. 이후에는 실업팀에서 계속 운동을 했습니다.

저는 원래 격투기를 했습니다. 웨이트 종목에는 관심이 없었고, 재미가 없다고 생각했죠. 저희 고등학교에 보디빌더 특기생이 있었는데, 솔직히 그들보다 제 몸이 더 좋았습니다. 킥복싱, 합기도, 유도, 태권도 등을 수련했기 때문에 살이 찔 시간이 없었죠.

그러던 어느 날, 길에서 헬스클럽 관장님을 봤는데 너무 멋져보였어요. 칠부 티셔츠를 입었는데, ‘외국인인가, 한국인인가’ 헷갈릴 정도의 모습이었죠. 횡단보도를 건너셔서 그대로 쫓아갔습니다.

웨이트는 중학교 때 고등학생 형들에게 밀리지 않기 위해 시작했어요. 힘은 강한 편이었죠. 관장님에게 ‘팔 한 번 만져 봐도 됩니까’라며 말을 걸었죠. 그때부터 보디빌딩을 시작하게 됐어요.

1993년도인 당시엔 퍼스널 트레이너가 활성화되지 않았기 때문에 체계적이지 않았어요. 그래도 관장님과 같이 운동하면서 동기부여를 키워나갔죠. 어떤 음식이 좋은지 몰라 번데기, 메가메스 등을 먹기도 했어요. 메가메스를 먹으면 곧바로 설사를 하니 남대문에서 다이어트약으로 팔 정도였죠.

아미노산 하나에 1g 짜리를 하루에 4알씩 먹었어요. 운동 전·후에 2알씩. 그땐 닭가슴살도 없었죠. 치킨집 사장님에게 ‘뻑뻑살’을 달라고 졸랐을 때에요. 계란도 비싸서 못 먹었어요.

격투기를 포함해 운동을 많이 했습니다. 중학교 때부터 팔굽혀펴기를 천 개씩 했어요. 점심 때 자긴 했지만(웃음). 당시 헬스클럽에선 ‘지금 나가도 3등은 하겠다’고 저를 띄워줬어요. 어렸을 때부터 운동습관을 갖고 있어 몸이 유지됐던 것 같아요.

군 시절 50km 행군 후에도 새벽에 체력단련장에서 스쿼트를 했어요. 진짜 열심히 했는데 돌이켜보면 이건 아닌 것 같아요(웃음). 제대했을 때 몸무게는 105kg정도. 업무를 다 하고 운동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었죠.

몸이 좋은 친구들은 운동을 할 때 보면 좋은 이유가 있어요. 자신에게 맞는 운동법을 잘 알고 있죠.”

최민석의 또 다른 직업은 ‘유베이스 기업문화팀 조직관리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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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베이스(아웃소싱 서비스 전문기업) 기업문화팀 조직관리 과장을 역임하고 있습니다. 콜센터다보니 앉아서 장시간 컴퓨터 작업을 합니다. 때문에 비만인 분들이 적지 않죠. 일단 거북목, 라운드 숄더 등 직업병이 많이 생깁니다.

일반적인 트레이닝은 비싸기 때문에 회사 직원들에게 좋은 운동법을 알려주기 위해 시작하게 됐습니다. 동영상으로 스트레칭 체조 등을 알려주고 세미나 일정을 잡아 센터에 가서 교육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올바른 다이어트 방법에 대해서도 알려주고 있습니다. 직원들의 생활 윤택과 트레이닝에 도움을 주기 위해 노력 중입니다. 계단에 칼로리 표를 붙이는 등 직원들을 독려하고 있습니다.

100일 다이어트 프로그램을 실시해 직원들에게 휴가 및 포상금을 지원해주고 있습니다. 사내강사를 배출, 지식이 있는 분들끼리 서클을 활성 시켜 같이 운동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주고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회사에서 중식은 다 드시기 때문에 식단에 샐러드를 포함시켰습니다. 앞으로도 기업 내의 직원 힐링, 건강관리 경각심 등을 시켜줄 것입니다. 건강검진도 주기적으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고위험, 저위험 등 A, B, C군으로 나눠 협력병원에서 검사를 받게 하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직원들은 자신의 몸을 생각하지 않습니다. 때문에 성인 질병에 대한 잠재력을 일깨워주고 있습니다. 앞으로 사업을 하게 된다면 기업문화를 가지고 아웃소싱을 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수익을 떠나 사회나 기업에 기여하는 모습이니 괜찮을 것 같습니다. 기업에 이런 마음을 갖고 있는 현역 체육인은 저 뿐일 것입니다. 후배들도 진출할 수 있도록 시스템 관리에 대해 열심히 공부할 생각입니다.

선수 후 잘 돼야 체육관 관장이 아닌 체육관에서 땀을 뻘뻘 흘리고, 회사에선 책상에서 업무를 볼 수 있는 좋은 시스템이 확충됐으면 좋겠습니다. 그런 쪽으로 연구, 개발하고 있습니다. 서비스직이라 힘든 점이 많기 때문에 힐링에 가장 신경을 쓰고 있습니다.

끝으로 가족과 직원들, 유베이스 회장님, 광주광역시 체육회 정보훈 전무님, 디자인 프리마켓 강민우 대표님 등에게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어요. 그들이 있었기에 제가 여러 분야에서 활동할 수 있는 것입니다. 저 혼자 이룬 것은 없다고 보며, 다시 한 번 고마움을 표현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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