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aydenOh

안녕하세요. 저는 개인 블로그를 운영하지 않아서 후기를 이곳에 작성하고자 합니다.
많은 분들께 양해의 말씀을 구합니다.

늘 그렇듯이 제 취업과 관련된 스터디를 수강하였습니다. 5시 30분을 좀 넘어가더군요. 스터디가 끝나자마자 부리나케 아레나 스타디움이 있는 강남역으로 향하였습니다. 버스를 타면 더 늦을것 같아 지하철을 타고 갔습니다.
강남에서 저를 기다리고 있던 친구와 함께 아레나 스타디움으로 갔습니다. 처음 가보는 곳이어서 약간 헤메기는 했지만 다행히 7시 안에 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들어서자마자 느낀 점은 오랜만에 스타1 대회 시절의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많은 화환들을 보며 아직도 많은 분들이 스타1을 그리워하고 사랑하고 계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많은 팬 분들, 그리고 해설위원님들, 스탭분들을 보니 옛날 생각이 많이 들었습니다.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2층으로 갔는데 나중에 알고보니 많은 선수들과 관계자 분들, 그리고 다양한 분들이 계셨습니다. 이기석 전 프로게이머, 박상익 전 프로게이머, 차재욱 전 프로게이머, 이제동 선수, 방송인 이두희 씨 등 많은 분들께서 오셨습니다.
(경기에 대해서는 조금 뒤에 쓰겠습니다.) 박정석 감독님과 이병민 전 프로게이머의 경기가 끝나고 중간 경기 쉬는 시간에 선수분들의 근황들에 대해서 얘기했던 점이 좋았습니다. 이기석 전 프로게이머, 박상인 전 프로게이머, 차재욱 전 프로게이머 등등... 재미있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조금 짠했습니다. 늘 재밌는 경기를 펼쳐주셨던 분들의 얼굴이 변한 모습, 바뀐 삶의 모습들을 보니 나도 그렇고 저분들도 그렇고 세월이 정말 시간이 많이 흘렀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프로게이머 분들이 저분들만 계셨던 것은 아니었기에 다른 분들의 근황도 많이 궁금했습니다. 특히나 최근에 은퇴한 선수들의 근황이 궁금했습니다. 다음에도 이런 좋은 대회가 열린다면 그 분들의 근황도 듣고 싶습니다. 저희 팬들에게 있어서는 한 시대를 풍미한 선수들이었는데 이렇게 소리소문없이 사라져서 안타까운 마음이 많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경기를 본 소감들은 한 마디로 너무 재미있었습니다. 첫 번째 경기로 홍진호 전 프로게이머와 강민 해설위원의 레퀴엠에서의 경기였습니다. 초반부터 홍진호 전 프로게이머가 저글링을 사용해서 기세를 올렸습니다. 강민 해설위원이 흔들리는 사이 계속되는 저글링과 뮤탈로 강민 해설위원의 혼을 빼놓더군요., 오랜만에 홍진호 전 프로게이머의 스타일로 이기는 경기를 보았습니다. 뮤탈이 커세어를 잡고, 포토캐논을 파괴할 때 저 뿐만이 아니라 주위에 계시던 분들이 '끝났다'를 외치셨습니다. 솔직히 경기가 이렇게 무난하게 끝날 줄을 몰랐습니다. 저도 프로토스 유저인데 저그에게 이렇게 당할 때가 한 두번이 아니었는데 그런 기억이 나서 조금 씁쓸했습니다.
두 번째 경기는 강민 해설위원과 이병민 전 프로게이머의 경기였습니다. 지금도 스타1 팬분들에게 많은 임팩트를 안긴 할루시네이션 리콜이 나온 패럴러 라인즈라는 맵에서 경기가 시작되었습니다. 저는 어떤 재밌는 경기가 펼쳐질까 기대했지만... 골리앗 드랍 한 방으로 경기가 정리되었습니다. 너무 원사이드한 경기였고 강민선수에게는 2연패인 경기라 이벤트전이긴 했지만 많이 안타까웠습니다.
세 번째 경기는 박정석 감독과 이병민 전 프로게이머의 로스트 템플에서의 경기였습니다. 제가 기억하기로는 두 분들 사이에 경기에서는 뇌리에 남는 경기가 없었습니다. 그래도 정말 오랜만에 보는 로스트 템플에서의 경기여서 관심있게 지켜보았습니다. 위치도 그렇고해서 이병민 전 프로게이머가 유리하지 않을까 했는데 이병민 전 프로게이머가 리버드랍에 흔들리는 사이 박정석 선수가 세 번째 멀티까지 먹으며 질 수 없는 상황까지 갔습니다. 그 사이 저는 생각못했던 점을 해설위원분들께서 말씀해주셨습니다. 할루시네이션 리콜로 이기면 일타쌍피라고. 상황이 너무 유리해서 그런 모습도 나오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박정석 감독이 질럿, 9드라군, 하이템플러, 아비터로 시원하게 끝내버렸습니다. 그런데 아쉬운 마음은 들지 않았습니다. 오랜만에 영웅 프로토스다운 경기를 본 것 같았습니다.
(그리고 쉬는 시간에 근황 인터뷰 등을 가졌습니다.)
네 번째 경기로 박정석 감독과 강민 해설위원의 기요틴 경기를 하였습니다. 저는 이경기가 제일 기억에 남았습니다. 정말 게임내용뿐만이 아니라 채팅까지도 재밌었습니다. 강민 해설위원이 채팅을 하면서 박정석 감독을 안심시키더니 다크템플러로 흔들었습니다. 그리고 센스있게 한 기의 다크템플러를 따로 빼놓더니 나중에 그 다크템플러로 다시 프로브 사냥을 하였습니다. 오랜만의 강민 선수시절의 센스를 본 것 같았습니다. 박정석 감독이 리버를 사용하며 분전했지만 강민 해설위원이 하이템플러로 프로브를 사냥하여 박정석 감독이 뒷심을 발휘하기 힘들게 하였습니다. 경기내용과 경기 할 때의 표정이 몽상가 시절 그대로였습니다.
다섯 번째 경기로 홍진호 전 프로게이머와 이병민 전 프로게이머의 포르테에서의 경기였습니다. 혹시나 했는데 벙커링을 하였습니다. 그 순간 장내에서의 탄식과 함성이 나왔습니다. 홍진호 전 프로게이머도 저글링과 럴커도 입구돌파를 시도하며 기대감을 잠시나마 키웠지만 결국 경기는 이병민 전 프로게이머가 가져갔습니다.
마지막 경기는 홍진호 전 프로게이머와 박정석 감독의 대결이었습니다. 여기서 이기는 선수가 결승전에 올라가는 중요한 경기였는데 저글링 한기가 승부를 결정지었습니다. 박정석 감독은 전략을 수정해서 경기를 풀어나갔지만 럴커와 뮤탈 게릴라에 결국 당하고 말았습니다. 결승전은 맵 선정부터 재미있게 하였는데 결국 기요틴으로 정해졌습니다. 결승전은 장기전으로 갈 줄 알았는데 홍진호 전 프로게이머가 온니 저글링으로 끝내버렸습니다. 결승전 내용으로는 조금 아쉬웠지만 그래도 홍진호 전 프로게이머가 우승하며 역시 이벤트전의 신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콩댄스까지 봤기에 후회가 없었습니다.
집 거리가 거리인지라 이승원 해설위원이 하시는 말씀만 듣고 집으로 향하였습니다. 하지만 친구와 지하철까지 가는 내내 재밌게 얘기를 하였습니다. 이번 대회 뿐만이 아닌 과거의 대회들도. 정말 예전 중고등학교 시절이 생각났습니다. 취업준비 때문에 갈수록 메말라가는 것 같았던 감정이 다시 채워지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이렇게 추억을 다시 되살릴 수 있는 대회가 계속 생기고 유지된다면 꾸준히 보러갈 것 같습니다.
이 대회를 기획한 전 프로게이머 분들을 비롯한 해설위원분들, 스탭분들, 그리고 대회를 만들어 주신 관계자 분들에게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