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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트니스 문화가 대중화 되면서 방송 프로그램을 비롯한 다양한 채널을 통해 다이어트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있다. 피트니스가 아무리 유행해도 사람들이 가장 관심있어 하는 분야는 다이어트(체중감량)이다 보니, 방송 프로그램에서는 다양한 다이어트 관련 소재를 이용해서 대중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건강 관련 프로그램이나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에서도 다이어트와 관련된 내용들을 다루다보니 많은 사람들이 해당 프로그램에서 방영되는 내용들을 접하게 된다. 문제는 피트니스 분야에 종사하는 사람들(운동선수, 코치, 트레이너 등등)은 다양한 경험과 학습을 통해 해당 내용에 대해서 걸러들을 수 있지만, 일반적인 대중들에게 해당 내용들은 필터없이 받아들여지기 마련이다.


어떤 연예인 또는 스타 트레이너들이 나와서, 자신 또는 특정 연예인을 지도한 다이어트 방법에 대해서 얘기하고 비포 앤 애프터(before and after : 다이어트 전후에 비교사진을 보여주는 방법)를 보여주며 운동법, 운동도구, 다이어트 식단 및 영양제 등을 자연스럽게 홍보하는 내용은 이미 지겹게 봐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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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이런 내용들을 방송을 보는 대중들에게 해당 내용이 바로 "XX 다이어트", "OOO 다이어트법"으로 알려지고 유행하게 된다는 것이다. 얼마전 방송에서 언급된 고지방 저탄수화물 다이어트(LCHF : Low Carb High Fat)가 대중들 사이로 엄청난 영향력을 끼치고 있고, 검색 엔진에 "고지방 다이어트", "고지방 저탄수 다이어트", 혹은 "LCHF"를 검색하면 사람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다양한 자료가 나돌고 있다.


과거에도 그랬지만 대중들은 다이어트 방법의 안정성, 신뢰도에 대해서는 큰 관심이 없다. 화면으로 보이는 연예인 또는 스타 트레이너의 비포 앤 애프터가 눈에 들어올 뿐이다. 그들이 변한 모습을 보면서 "나도 저걸 하면 저렇게 될까?"라는 의문을 가지는 것이 아니고 "나도 저거 해볼까? 저거 하자"로 이미 결론이 나버리게 된다.


분명히 말하지만 그와 당신은 다른 사람이다. 연예인이라면 다수의 지도 경력을 가진 전담 트레이너가 붙어서 관리를 하고 있다. 스타 트레이너는 대중들과 다른 몸을 가지고 있다. 무슨말이냐? 트레이너와 같은 근육량이 많은 사람이 가진 생리와 일반 대중들이 가진 생리가 다르다는 것이다. 


같은 탄수화물을 먹어도 탄수화물을 저장하고 지방을 합성하는 인슐린의 반응이 운동을 하는 사람들과 운동을 하지 않았던 사람들 사이에 다르다는 것이다. 그 말은 결국 고지방식을 섭취해도 인슐린을 비롯한 여러가지 신체 조절 기전의 반응이 지금까지 그 사람이 어떤 생활을 해왔느냐에 따라 다를 수 있다는 것이다. 결국 "너와 나"는 완벽히 똑같지 않다는 것이다. 그 "완벽히"란 단어를 쓰지 못하는 것이 다른 두 사람 사이에 얼마나 큰 이질감을 주는지 안다면 방송에서 말하는 여러가지 내용들을 바로 적용하지 못 할 것이다. 


평시 인슐린 반응성이 좋고 인슐린을 관리하는 시스템이 활성화되어 돌아가는 사람들(정상 체중, 적정 수준의 체지방과 근육량이 많거나 운동을 꾸준히 해온 사람들)이라면 고지방식을 섭취해도 지방을 에너지로 이용해 인슐린 대사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으며 체지방의 분해를 촉진하는 대사가 진행된다. 


하지만 인슐린 대사가 비정상인 사람들(비만, 과체중, 체지방이 많거나 당뇨병/이상지질혈증 등을 검진받은 사람)의 경우, 고지방식이는 그 지방이 양질의 지방이더라도 인슐린저항증을 유발하는 등 혈액 지질 컨디션에 좋지 못한 영향을 미치는 것인 이미 잘 알려져 있다.  


지방은 아무리 이미지를 탈바꿈해도 지방이다. 지방은 다른 에너지원보다 2배 이상의 에너지를 가졌다. 지방이 많은 음식들은 탄수화물이나 단백질이 풍부한 식품에 비해서 대부분 부피도 적은 편이다. 부피는 적으면서 에너지는 2배 이상이라 상대적으로 먹은 볼륨(Volume) 대비 열량(Kcal)은 높은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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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지방이 포만감을 유발하는 호르몬인 렙틴(Leptin)의 분비를 촉진시킨다 하더라도 포만감을 관장하는 주요 호르몬은 인슐린(Insulin)이고 인슐린은 탄수화물 특히 포도당에 의해서 분비된다. 인슐린은 체내에서 렙틴의 분비를 촉진하기 때문에 결국 탄수화물과 지방을 적절한 비율로 섭취해야만 인슐린과 렙틴의 균형을 맞추며 두가지 호르몬이 주는 순기능의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결국 특정 방송인들이 하는 다이어트법은 대중들에게 100% 통용되는 방법이 아니다. 인지도가 높은 스타 트레이너가 간헐적 다이어트, 고지방 다이어트를 해서 성공했다고 해서 그게 대중들이 해도 된다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같은 다이어트 방법을 하더라도 운동 경력, 운동강도, 다이어트 시작지점의 몸 상태(체중, 체지방, 질환, 호르몬 등), 식이조성(고지방 다이어트의 경우 지방의 조성), 필요 열량에 따라 그 접근법이 각기 다르기 때문이다.


고지방 저탄수화물 다이어트, 흔히 케톤 다이어트(Ketone Diet)라고 말하는 방법이 무조건 효과가 없거나 해롭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다양한 연구 논문 등을 통해 과학적으로 잘 컨트롤된 케톤 다이어트는 임상적으로 매우 안전하고 성공적인 방법임은 이미 잘 알려진 내용이다. 하지만 위에 계속 언급해 온 것처럼 대중들은 올바른 방법에 관심있는 것이 아니라 유행에 관심있다는 것이다.


"방송에 출연하는 사람들이라면 유행을 만들기에 급급하기 보다, 조금 더 신중하게 대중들에게 접근법을 제시해야 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드는 시점이다. 



MONSTERZYM SPORTS SCIENCE TEAM

글 작성 : 이호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