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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유증에 대해서 들어본 적이 있는가? 여유증이란 여성형유방증을 줄여서 부르는 말이다. Gynecomastia 또는 흔히 지노 현상이라고 불리는 이 증상은 남성에게서 정상적이지 않은 유방의 형태 혹은 유선의 발달이 일어남을 말한다. 


사전적으로 여유증은 유선조직의 비종양성 성장을 유발하는 내분비계의 이상 증상을 뜻한다. 남성과 여성의 경우 남성호르몬과 여성호르몬의 뚜렷한 반응에 의해 남성은 대흉근이 발달할 넓고 납작한 가슴을 가지고 여성은 유선조직과 지방층이 발달한 풍만한 가슴을 가진다. 하지만 이 호르몬들의 교란은 서로에게서 다른 성이 가진 특징을 가지게 하는데 남성에게서 여성의 가슴이 나타나는 현상을 여유증이라고 한다.


서로 반대 호르몬에 의한 교란이 가장 흔한 문제가 되겠지만 의외로 반대 호르몬에 대한 민감도의 변화도 대표적인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정상적인 남성의 경우 남성호르몬인 안드로젠(테스토스테론 포함)과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에스테론, 에스트리올, 에스트라디올)의 비율은 100 : 1 정도이며 혈중에서 내분비 시스템과 혈액학적 조성에 의해 그 비율은 더 증가해 300 : 1 정도가 된다. 그래서 대부분 반대 호르몬은 1~2% 정도가 정상권이라고 표현을 하는 것이다.


하지만 외적인 호르몬의 주입, 체내 호르몬의 급격한 변화. 기타 여러가지 질병/관련 약물 등에 의한 변화는 서로 반대되는 두가지 호르몬 비율에 변화를 줄 수 있다. 가장 대표적인 케이스가 사춘기에 2차 성징이 발현을 위해 급격하게 증가되는 남성호르몬의 영향인데, 실제로 사춘기 남성의 경우 많게는 70% 가까이 여유증을 가질 수 있다.


목소리가 굵어지고 어깨가 발달하고 음경이 발달하는 2차 성징을 유도하기 위해 테스토스테론을 비롯한 남성호르몬들은 급격하게 분비가 증가된다. 이때 남성호르몬의 체내 비율이 너무 급격하게 증가하거나 이에 대한 신체의 반응이 너무 급격하다면 반대호르모인 여성호르몬에 대한 영향을 줄 수 있게 된다.


쉬운 얘기로 10이 있었던 남성호르몬이 갑자기 100이 된다고 가정하자. 10에 1%는 0.1이기 때문에 남성호르몬이 10일때 여성호르몬은 0.1이었다. 그런데 갑자기 남성호르몬이 100이 되니까 여성호르몬이 그 비율을 맞추기 위해 1로 올라가는 것이다. 그런데 인체에서 호르몬을 감지하고 작용하는 시스템(센서 및 수용체)들은 증가된 여성호르몬에 대해서 급격하게 반응을 하게 되고 여성의 성징을 드러내게 되는 것이다.


게다가, 이렇게 남성호르몬이 급격하게 증가될 경우 체내에서는 호르몬의 항상성을 유지하기 위해 남성호르몬을 줄일 수 있는 수단을 동원한다. 대표적인 것이 5-α-reductase 라는 효소를 통해 DHT(Dehydrotestosterone)로 변화시키거나 aromatase라는 효소를 통해 여성호르몬으로 변화시키는 것이다. 이때 DHT의 급격한 증가는 탈모를 유발할 수 있고 여성호르몬의 급격한 증가는 여유증을 유발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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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에 언급한 것처럼 체내 호르몬의 자체적인 급격한 증가도 가능하지만(주로 사춘기에만), 실제로 근육 발달을 위하거나 여러가지 원인에서 남성호르몬을 외적으로 주사한 경우에도 위와 똑같은 현상이 나타난다. "요즘 남성호르몬 주사는 질이 좋아서 그런 부작용이 없다"라고 말한다면 생리학 책 첫장에 항상 등장하는 '항상성, Homeostasis'를 10번은 읽고와야 할 것이다.


보통 사춘기에 호르몬 증가에 의해서 여유증이 발생하는 경우 생긴지 2년 안에 70% 가까이 특별한 치료 없이 없어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체내의 자체적인 시스템에 의해 몸의 이상 상태를 파악하고 다시 남성호르몬이 안정화되면서 여성호르몬도 같이 안정화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머지 30%의 가능성은 분명히 배제할 수는 없다.


보통 영구적으로 남는 경우 사춘기 청소년들의 반응을 보면 알 수 있다. 보통 '질풍노도의 시기'라고 표현하는데 가족이나 친구들과 함께 목욕탕, 수영장, 바닷가 등 가슴 부위를 노출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는 곳에 가는 것을 싫어할 경우, 다른 이유(?)도 있지만 여유증의 가능성을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이 경우 사회성, 자신감 등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빨리 대처할 필요가 있다.


이상하게도 중년 이후부터 여유증이 발달하는 경우도 있는데 특히 비만이었다가 노인이 되면서 자연스레 체중이 빠지거나 여러가지 질환이 우려되어 체중을 감량하는 경우 안보이던 것이 티가 나는 경우가 있다. 실제로 젊은 층에서도 다이어트를 위해 체중 감량을 해서 지방이 빠질 경우 안보이던 여유증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아, 다소 비만인 사람들에게서는 특별한 통증이 없으면(유두 인근 통증) 많은 양의 지방이 감량되기 전까지는 모르고 사는 경우가 많다.


중년 이후에 남성호르몬이 줄어들고 반대로 여성호르몬이 증가되면서(이빨빠지면서), 여성호르몬의 비율 증가로 인해 갑작스레 민감하게 유선조직이 반응하는 경우도 있다. 이 경우는 대부분 유선 조직의 민감도가 변화되면서 나타나는 것으로 볼 수 있으며 그 원인은 아직까지 밝혀져 있지 않다.


질환에 따른 이차적인 여유증으로는 성선기능저하에 따른 남성호르몬 감소로 인한 것이 가장 대표적이며 클라인펠터 증후군, 안드로겐 내성 증후군, HCG(Human Chorionic gonadotropin, 사람융모성성선자극호르몬)의 분비 종양 등이 대표적인 증상들이다. 이런 증상들은 남성호르몬 분리를 감소시키거나 여성호르몬 분비를 증가시키며, 남성 → 여성으로 전화시키는 aromatase 반응을 증가시켜 문제를 유발한다고 볼 수 있다.


여유증은 대부분 무증상이며 간혹 통증을 수반하는 경우가 있다. 대부분 사춘기에 발생되는 여유증의 경우 통증이 없으며 유두가 작은 상태로 발달하기 때문에 성인 이후에 발달되는 여유증가 확연히 다른 증상을 보인다. 성인의 되서 호르몬 외부주사 등 여러가지 원인에 의해서 발달되는 여유증은 유두 인근에 멍울이 생기고 통증을 수반하며 꼬깔 모양의 가슴 형태로 발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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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여유증의 경우 치료제로 승인된 약은 아니나 여성호르몬과 수용체의 반응을 선택적으로 조절하는 SERM(Selective Estrogen Receptor Modulator) 계열의 타목시펜(놀바덱스), 클로미펜(클로미드) 등을 사용하거나, 남성호르몬을 여성호르몬으로 변하게 하는 aromatase 효소를 억제하는 AI(Aromatase Inhibitor) 계열의 레트로졸 또는 아리미덱스 등을 복용하게 됩니다. 


위에 약물은 증상이 발현되는 시점에서 알아차릴 경우 시도해볼 수 있는 부분이나 자체적인 부작용(안압증가, 백내장, 시신경손상 유발, 간손상, 고혈압 유발 등)이 두드러져 의사와 상담없이 사용하는 것은 금지되어 있다(약품 자체도 항암제로 등록된 것들이 대부분이라 함부로 유통할 수 없다). 


이미 발달이 되어서 여유증이 외적으로 두드러진 경우 외과적 수술을 통해서 처리하는 수 밖에 없다. 유선 제거와 함께 유방축소술을 통해 지방 흡인과 함께 커져버린 유선 조직을 제거해서 미용적인 부분을 도모할 수 있다. 물론 이 방법도 수술 전후 관리를 잘 해주어야 하기 때문에 주의해야 할 것이다.


MONSTERZYM SPORTS SCIENCE TEAM

글 작성 : 이호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