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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게티이미지>


30대이자, 기혼이며, 10년 넘게 열심히 회사를 다니는 당신의 이야기 입니다.

“살이찐다… 금방 줄어들겠지뭐.."
"살이찐다.. 바지가 안맞네. 일주일만 조절하면 되지 뭐.."
"살이찐다..아.. 왜 안빠져.."

한달에 한번씩은 꼭 이런 생각을 하는 것 같습니다. 20대 이후 점차 점차 체중이 증가하고 있긴 하지만 증가하는 속도가 빠르지 않아서 크게 고민하지 않았는데, 30대 이후로는 점점 그 속도가 빨라지지만 사실은 뭐, 알아서 빠지겠지 하다가 아 왜 안빠지지 하다가 또 일상을 살면서 잊게 되기 마련이지요. 그러다보니 이제는 진심으로 고민이 됩니다.

"어떻게 해야 살이 빠질 수 있는 거지?"

그렇게 생각한다면 그 의문을 알아낼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20대의 나와 지금을 나를 비교해보는  것입니다.

그때는 지금보다 내 자신에 대한 확신이 넘쳤고, 무엇이라도 할 수 있는 열정도 매우 뜨거웠으며, 결정적으로 에너지가 넘쳐 나기 때문에 난 늘 물리적으로 바빴습니다. 그래서 그때는 지금보다 군것질도 많이하고 밀가루 외식도 많이 했음에도 불구하고 활동으로 소비를 잘 하고 있었기 때문에 체중 조절이 잘 되었고, 심지어 어떤 옷을 입어도 모델 같은 핏이 나왔습니다.

하지만, 30대가 된 지금의 나는 내가 앞으로 해야 하는 일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에 쌓여 스트레스를 받고 있고 나와 함께 일하는 후배들에게 어떤 지침을 주어야 하는지 끊임없이 고민을 하며, 업무가 바쁘고 피곤해서 움직이는 것이 너무 힘들어 휴일에는 쇼파와 한 몸이 되어 같은 생활을 반복하고 있습니다. 벨트가 있는 바지는 안입기 시작한지 오래며, 단추나 후크나 있는 바지는 끝까지 늘려야 했고, 고무줄과 스판기가 있는 바지를 찾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생활이 변화하면서 우리의 몸도 자연스럽게 이에 맞게 변화하게 됩니다. 우리 몸은 기본적으로 스스로의 건강을 유지 하기위한 여러가지 시스템들이 운영이 되고 있습니다.

그 시스템을 움직이는 기본적인 요소는 호르몬 이라는 녀석이고, 수많은 호르몬들 중 식욕에 영향을 미치는 '옥시토신' 이라는 호르몬이 있습니다. 옥시토신은 안정감, 신뢰, 행복, 사랑, 편안함 이런 단어들을 연상했을때의 느낌을 만들어 주는 호르몬이고, 그런 느낌을 가졌을때 분비가 활발해 집니다.

위에서 만난 20대와 30대의 그녀를 생각해보면 느껴지는 부분이 약간 다른데요. 과거의 그와 현재의 그에게서 우리가 느끼는 가장 큰 느낌은 '행복의 차이' 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과거의 그녀는 바빴지만 스스로가 느끼는 행복의 지수는 매우 높았을 것으로 보이고, 현재의 그녀는 나름대로 만족은 하지만 과거보다 덜 행복해 보입니다. 호르몬의 관점에서 보자면, 20대의 그는 옥시토신의 분비가 활발했을 것이고, 30대의 그녀는 불안한 감정을 느끼고 있으니 옥시토신의 분비가 활발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물론 그녀가 30대가 되면서 체중이 증가한 이유에는 대사율의 하락, 활동량의 감소, 운동을 하지 않으니 근육량의 감소등이 일어났을 것이고, 외식으로 인한 간이 센 음식의 섭취도 증가했을 것이고, 스트레스를 받는 상황이 매일 있으니 전체적인 에너지 대사도 많이 하락해 있을 것 입니다.)

30대의 그녀는 건강한 몸을 위해 아마도 이것저것 시도해 보고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생애주기의 변화를 고려하지 않고, 눈에 보이는 기사에 맞춰 무언가를 먹거나 아무거나 운동을 하고 있다면 자꾸 실패를 반복할 뿐 몸은 점점 망가지고 시간은 계속 흐르게 됩니다.

저는 30대의 그녀에게 '당신이 가장 행복하고 안정감을 느낄때' 에 대해서 질문을 할 것입니다. 그녀가 지금 가장 자신의 행복을 위해 하고 싶은 행동은 무엇인지 그것을 하는데 있어 방해물은 어떤 것들이 있는지 그 방해물을 제거하는 방법이나 피할 수 있는 방법을 스스로 알고 있는지 말이죠.

이렇게 자신을 돌아보며 작은 행복을 찾다보면 자연스럽게 몸도 그 행복에 맞게 변화하게 됩니다. 행복을 위해 분비되는 옥시토신의 효과는 간접적으로 식욕을 조절하는 역할을 하게 됩니다.

대부분 그녀들은 스트레스 상황에서 맵고, 짜고, 달고 기름진 음식들을 많이 섭취하려는 스트레스 해소의 행동을 보이는데, 이때 자신을 행복하게 해줄 수 있는 즉, 기분 좋게 두근거리게 해줄 수 있는 행위로 인해 옥시토신의 분비가 활발해 지면 식욕과 기름진 음식을 먹어야 겠다는 행동을 감소시키기 때문이지요.

옥시토신의 분비를 활발하게 할 수 있는 방법들이 있습니다. 초록 식물을 키운다거나, 반려동물이 있다면 쓰다듬어 주거나, 좋은 사람들을 만나 수다를 떨거나, 사랑하는 사람과의 스킨쉽이나 아이컨텍이 동반된 대화를 하는 행동들 입니다. 보통은 '관계' 를 통해 분비를 활발하게 할 수 있고, 식품중에서는 직접적으로 옥시토신의 수치를 올려주는 식품은 없지만, 양질의 단백질 식품에서 공급받을 수 있는 아미노산이 도움이 됩니다.

다만, 양질의 단백질을 선택하는 첫번재 기준이 '비싼 것'이 아닌 '내가 소화를 잘 시킬 수 있는지' 가 되길 바랍니다. 소화를 하지 못하면 아무리 좋은 식품을 선택한들 내 몸이 사용하지 못할 확률이 높아지니까요.

오늘 하루를 시작하면서 자신에게 물어보세요

오늘 당신의 몸은 무엇이 부족하다 이야기 하고 있지 않나요?

2017년 11월의 어느 날. 아침부터 화분을 바라보며.


나를 관찰하는 방법

나를 제대로 사용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임상영양사 고현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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