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현주, 보디빌딩에 관해서 잘 알고 있는 사람도 그녀의 이름은 단지 보디빌딩의 전설 김준호 선수의 아내로만 알고 있느 경우가 많다. 하지만, 원현주 역시 보디빌더 출신이다. 98년 김준호와의 결혼이 발표된 직후인 97년 아시아선수권대회 55kg 급에서 동메달을 땄을 정도로 수준급의 여자 보디빌더였다. 은퇴 직후 그녀는 김준호의 제자에서 김준호의 모든 것을 책임지는 반려자가 되었고, 대한민국 피트니스를 이끌어나가는 주역이 되었다. 2016년 우리나라 최초의 선수이름을 딴 보디빌딩 대회인 ‘김준호 클래식’을 성공적으로 정착시킨 것도 원현주의 역할이 컸다. ‘김준호의 부인’에서 대한민국 피트니스의 기둥이 된 원현주의 비결은 무엇이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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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아시아=반재민 기자] 지난 25일 IFBB 팀 코리아 디너파티에 참석한 원현주를 만나 직접 이야기를 가졌다. 원현주는 보디빌딩 시장에서 성공을 거둘 수 있었던 비결에 ‘김준호’라는 네임밸류를 과감히 버리고 ‘선수의 입장’에서 생각하자라는 기본에서 출발했던 것이 성공의 비결이라는 것을 밝혔다.

국내를 넘어서 이제는 김준호 클래식 in 아시아를 통해 아시아 시장의 본격적인 진출을 꿈꾸는 원현주 대표와의 허심탄회한 이야기를 가져보았다. 다음은 원현주 대표와의 일문일답.

김준호 클래식이 얼마남지 않았다. 현재 준비 상황은?
준비는 잘되고 있다. 많은 곳에서 후원이 들어와서 지금은 받지 않을 정도다.(웃음) 지난해보다 선수들 수준도 높고 많이 참가를 해줘서 작년보다는 더 흥행 할 것 같다.

2016년 과감하게 김준호 클래식 시작하게 되었는데 처음으로 시작하게 된 계기가 있나
김준호 선수를 따라서 해외의 대회를 많이 다니다보니 우리나라와는 대회 문화가 많이 달랐다. 해외대회들을 보면서 우리나라도 이렇게 문화가 바뀌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고, 우리가 해외대회처럼 대회를 열어보는게 어떨까 생각을 하던 찰나에 여러 군데에서 제안이 왔다. 그 곳 중에 다이어트 엑스포와 손을 잡고 김준호 클래식을 개최하게 되었다.

당시 국내대회와 해외대회는 어떤 차이점이 있었나
일단 해외대회 같은 경우에는 정말 선수들을 위한 대회라고 느꼈다. 인프라가 정말 잘되어 있었다. 밖의 천막에서 돗자리 깔고 펌핑을 하거나 쉬는 국내대회들과는 정말 차원이 달랐다. 나도 선수 출신이고, 김준호 선수를 서포터 하는 입장에서 많은 차이점을 느꼈고, 그랬기 때문에 김준호 클래식에 좀 더 심혈을 기울였던 것 같다.

김준호 클래식을 준비하면서 가장 우선시 했던 것은 무엇이었나
나는 선수들을 위한 대회를 만들고 싶었다. 그래서 선수만이 들어갈 수 있는 휴식공간을 따로 만들어달라고 요청했다. 그리고 탄도 전부 발라줘야 한다고 이야기를 했었다.

상금규모도 다른대회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컸다고 들었다
그랬다. 상금규모가 다른 대회와는 차별화를 많이 두기 위해 노력을 했다. 각 종목 오버롤 1등이 500만원이었으니까.

그렇게 많이 걸었던 대회가 없었는데 경제적인 부담은 없었나
초기비용은 좀 있었지만, 김준호 선생님이 대회를 연다고 하니까 많은 곳에서 도움을 주더라. 제자들도 전국에 많지 않은가 그래서 선뜻 후원을 많이 해줬다. 우스개소리로 선수들에게 캐리어를 들고 오라고 말할 정도였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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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행착오도 있었을 것 같다
물론 있었다. 나도 시합이라는 것을 처음 열어보다보니 생각보다 많은 사건들이 있었다. 스태프나 선수, 서포터들이 삼위일체가 되어야하는데 손발이 잘 안맞았다. 지금은 손발이 잘 맞는 것 같다. 심판역시 IFBB 프로선수들을 섭외해서 공정성도 크게 높였다.

이외에도 난감한 순간들도 있었을 것 같은데
특히 첫 대회때 선수들 공간에 서포터가 못 들어가는 것에 대해서 이해를 못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그분들을 설득시키는게 제일 힘들었다. 다행히 4회정도 되다보니 지금은 다들 익숙해한다. 선수들이 너무 좋아한다. 집중이 잘된다고 이야기를 많이 해준다.

이번 대회 역시 작년 대회와 마찬가지로 프리마 호텔에서 열리는데 그 곳을 정한 이유가 있는지
1회 때 호스트 호텔이어서 인연이 되었는데 그 쪽이 편하더라 숙박도 한번에 해결을 할 수 있고, 선수대기실도 배려를 많이 해줬다. 그리고 가장 큰 이유가 있다.

큰 이유가 무엇인가
바로 디너를 할 수 있다는 점이다. 김준호 클래식을 만들 때부터 시간은 저녁 시간 이전에 딱 끝내고 각 종목 3위까지의 수상자들과관계자들이 모여서 디너타임을 갖는 것을 원칙으로 했다. 저녁을 먹으면서 대회 관계자들과 선수, 서포터들이 이야기도 나누고 정보도 교환하는 것이 좋다. 대신 대회를 여섯시 반에 끝내야 돼서 참가선수들을 많이는 받을 수 없고 체급별로 선착순으로 끊는 편이다.(웃음)

디너타임을 갖는 이유가 있는가
아무래도 보디빌딩은 개인운동이다보니 혼자만의 싸움이라는 이미지가 굉장히 크다. 그렇게 혼자 대회나갔다가 집에 가지 않고 다같이 밥도 먹고 이야기도 하는 것이 좋았다. 비록 돈은 많이 들었지만(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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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를 기점으로 국내를 넘어서 아시아 진출을 꿈꾸고 있다 계기가 있었나
지난해에 오퍼가 있었는데 개인적으로 몸이 안좋아 할 자신이 없어서 거절을 했고, 올해에도 꾸준히 연락이 와서 올해 추진하게 되었다.

김준호 클래식 in 아시아가 열리는 홍수림이 굉장히 좋은 곳이라고 들었다
아마 중국내에서는 손꼽히는 곳이라고 설명을 들었다. 게다가 김준호 클래식이 열리는 주간은 한국 주간이라서 키즈 오디션 대회 등이 열리는데 그 주간의 클라이막스를 우리가 담당하게 된다. 일정만 확정이 된다면 구체적인 플랜을 세울 수 있을 것 같다.

아놀드 클래식처럼 첫 선수이름을 딴 보디빌딩 대회인 만큼 자부심이 있을 것 같다
물론이다. 김준호 클래식 슈퍼바이저로서 그리고 김준호 선수의 아내로서 후배들에게 이런 문화가 있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었다. 사실 처음에는 반대가 많았다. 선수의 이름을 걸고 하는 대회인만큼 잘못되면 책임이 크게 뒤따르기 때문이다. 그래도 김준호 선수같은 경우에는 33년이나 보디빌딩 대회에 몸 담았기 때문에 잘못될 것이라는 부담감 보다는 후배들을 위해 길을 터주고 싶다는 그 열망 하나로 대회를 열어왔던 것 같다.

앞으로 김준호 클래식이 나아가야할 방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선수들이 더욱 화합을 해서 세계적으로 나아갔으면 좋겠다. 요즘 여러 가지 싸움들도 많고, 분열되어 있는 경우가 상당히 많은데 그런 것 없이 축제같은 분위기에서 경기를 하고 응원을 했으면 좋겠다.

김준호 선수가 선수들의 해외진출에도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고 들었다
그렇다. 올해 4월에 있었던 아일랜드 프로에서도 박복임 선수가 김준호 팀에 합류를 해서 프로카드를 땄고, 이번 김준호 클래식에서 입상을 한 선수들 역시 중국에서 열리는 올림피아 아마추어 대회에 출전을 할 예정이다. 앞으로도 계속 할 생각이다. 선수들 마음은 선수출신이 더 잘아는 것 아니겠는가 벌써 30년 넘게 보디빌딩에 몸담았기 때문에 선수들이 해외에 나가서 편안하게 시합만 뛸 수 있게 묵묵하게 지원하는 것이 내가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

고된 길을 가는 만큼 보람을 느낄 것 같다
단적인 이야기로 김준호 선수가 지천명이 넘은 나이에도 퍼스트콜(5위 이상)에 불릴 정도로 몸을 유지하고 있다는 것이 첫 번째 보람인 것 같고, 후배들과도 사이 좋게 지내고 있고, 이 운동이 비인기 종목이기 때문에 인기있는 컨텐츠를 만든다면 또 하나의 보람이 되지 않을까 싶다.

김준호 클래식이 얼마남지 않았다. 마지막으로 보내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선수들이 이 대회에 나왔을 때 무대 위에서 내가 갖고 있는 잠재력을 충분히 보여줄 수 있는 대회였다라고 듣고싶은 대회를 만들고 싶다. 많은 대회들이 있지만, 6개월 넘게 피나는 노력으로 자신의 몸을 만들어서 정작 보여줄 수 있는 시간은 30초도 안된다는 것이 안타깝다. 그래서 나는 선수들이 편안하게 대회를 즐길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나가고 싶은 것이 나의 가장 큰 목표다. 이번 대회에도 선수들이 많이 즐기다 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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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몬스터짐 DB
반재민 기자(press@monstergroup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