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아시아=반재민 기자] 마츠모토 야마가와 요코하마 F 마리노스의 2019 메이지 야스다 생명 J리그 32라운드가 펼쳐진 마츠모토의 선프로 알윈 스타디움, 원정응원을 온 요코하마 응원석에 낯익은 한글 현수막이 걸렸다.

''할수있다' 유상철형!!' 지난달 췌장암 4기 판정을 받고 힘겨운 투병생활을 시작한 유상철 인천 유나이티드 감독을 위한 현수막이었다. 요코하마 서포터즈들은 이에 그치지 않고 전반 6분 유상철의 이름을 크게 외치며 유상철의 쾌유를 빌었다.

요코하마 F 마리노스와 유상철의 인연은 지금부터 2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98년 울산 현대 소속으로 K리그 득점왕을 차지하며 팀의 준우승을 이끈 유상철은 이듬해인 99년 J리그 요코하마 마리노스의 오퍼를 받아 요코하마로 이적하게 되었다.

낯선 땅 일본에서 그는 멀티 포지션으로서 수비와 공격 어느 포지션이든 상관없이 몸을 날렸다. 99년 주로 미드필더로 나서 28경기 8골을 기록해 J리그에서 강한 인상을 심어준 유상철은 2000년에는 31경기에 나서 무려 21골을 폭발하며 나카야마 마사시(주빌로), 키타지마 히데아키(가시와)에 이어 득점 3위에 올랐을 정도로 유상철은 일본에서도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내보였다.

이후 2001년 가시와 레이솔로 이적해 홍명보, 황선홍과 코리안 트리오를 결성한 유상철은 2002 월드컵 이후 친정팀 울산 현대로 복귀해 팀의 기적과도 같은 준우승에 공헌하기도 했다. 이후 2003년 여름 울산을 떠나 친정팀 요코하마로 돌아온 유상철은 2003, 2004년 연속으로 22경기에 출전하며 팀의 리그 2연패에 큰 공헌을 했고, 2005년 울산 현대로 돌아와 은퇴했다.



요코하마에서의 4년간 108경기 35골이라는 성적을 올린 유상철을 요코하마 팬들은 "유상철 형님"이라고 부르며 존경의 뜻을 나타냈고, 유상철 감독의 투병 사실이 알려지자 누가 먼저랄 것 없이 유상철 감독의 쾌유를 비는 메시지를 리그 우승의 분수령이 될 수도 있는 경기에 보낸 것이었다.

유상철 감독에 대한 존경 덕분이었을까? 요코하마는 마츠모토 야마가와의 경기에서 전반 2분에 터진 나카가와 테루히토의 결승골을 끝까지 지켜 1대0으로 승리, 2위 FC도쿄에 승점 1점차 단독선두에 나설 수 있었다.

요코하마 팬들은 "우리 모두가 바랍니다. 하늘이시여 유상철 형을 살려주세요", "유상철 형 요코하마에서 만나자 지금의 마리노스를 지켜봐 줘" 라는 메시지를 남기며 유상철 감독의 쾌유를 빌었다.

한국을 넘어 일본에서도 유상철 감독의 쾌유를 향한 마음은 다르지 않았다.

사진=요코하마 F마리노스
반재민 기자(press@monstergroup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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