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아시아=반재민 기자] 지난 시즌 KGC 인삼공사에게는 천국과 지옥을 극명하게 오간 시즌이었다. 2018 KOVO컵 우승, 정규리그 1라운드 4승 1패로 1위에 나섰을 때까지만 하더라도 인삼공사의 돌풍은 계속되는 듯 보였다.

하지만, 2라운드 들어서 외국인 선수인 알레나 버그스마가 부상을 당하면서 성적이 하락했고, 3라운드부터 6라운드 마지막 경기인 IBK 기업은행과의 경기에서 승리할 때까지 무려 19경기를 내리 지면서 2012-2013 시즌 본인들이 세웠던 20연패에 근접하는 최악의 성적을 기록하고 말았다.

올 시즌에도 인삼공사는 가시밭길이 예고되어 있다. 2013년부터 팀의 주전세터를 책임져온 이재은이 은퇴를 선언했고, GS 칼텍스에서 세터 염혜선과 이영을 데려오는 댓가로 팀의 주전 미들 블로커인 한수지를 내주는 출혈을 감수해야만 했다. 팀의 몇 되지 않는 프랜차이즈 스타들의 은퇴와 이적에 자연히 팬들의 성토는 높아졌다.

하지만, 서남원 감독에겐 고민 끝에 내린 최선의 선택이었다고 이야기한다. 올 시즌 그 어떤 때보다 큰 변화를 예고한 서남원 감독은 코치진부터 트레이너를 모두 바꾸고 심리치료사까지 두었을 정도로 팀을 본 궤도로 올려놓기 위한 대책을 고심하고 있었다.

올해로 인삼공사와의 마지막 시즌, 과연 서남원 감독의 시즌 전략은 무엇일까? KGC 인삼공사 서남원 감독의 이야기를 대전 신탄진에 위치한 KGC 인삼공사 훈련장에서 들어볼 수 있었다.

다사다난했던 한해였다. 지난 시즌을 한마디로 평가한다면?
사실 시즌 중에도 이야기했지만, 지도자 생활 20년 가까이 하면서 이런 적은 처음이었다. 선수들의 부상이 아니었다면 그렇게까지 떨어지지는 않았을 것이라 생각하지만, 생각해도 너무 아쉬운 시즌이었다.선수들도 이러한 상황에 대해서는 생각을 하지는 못했던 것 같다. 안좋은 일은 한꺼번에 온다고 그랬는데 하나가 안되니 또 다른 하나가 안되고 이것이 계속해서 연쇄적으로 작용하면서 선수들의 멘탈을 무너뜨린 것 같다.

시즌이 끝나고 많은 변화가 있었는데 구체적으로 어떻게 바꿨나
이번에 심리치료 시스템을 처음으로 도입을 했다. 사실 지난해 연패를 당한 것이 기량적인 문제보다는 심리적인 문제가 더욱 커보였다. 그래서 이번에는 트레이너, 코치진들 개편에 맞추어서 심리치료사까지 도입을 했다.

3년간 동고동락했던 알레나 대신 디우프를 데려왔다
외국인 선수 발탁은 만족스러웠다. 알레나가 그간 해온 것은 고맙지만, 몸 상태가 좋지 않은 것은 자신도 알고 있었기 때문에 팀 입장에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그래도 만약에 디우프를 뽑지 못했더라면 알레나를 그대로 밀고 나갔을 것 같다. 그만큼 알레나에게 진 빚도 많고 고마움도 많다.

디우프의 현재 상태는 어떤가
디우프는 지금까지 계속 살펴봤다. 컨디션은 좋다고 이야기를 했는데 한국에 와서 한번 체크를 다시 해봐야 할 것 같다.(웃음)

올 시즌에도 트레이드를 했는데 염혜선을 데려온 것에 대해 의구심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
이재은 세터가 은퇴를 하게 되면서 세터진에 큰 구멍이 생겨버렸다. 하효림 같은 경우에는 이제 풀 시즌을 뛴지 1년 밖에 되지 않았고, 이솔아 같은 경우에는 지난 시즌에 부상이 계속되는 바람에 뛰지를 못했었다. 그랬기 때문에 염혜선을 데려오는 선택을 하게 되었다.

올해가 인삼공사와의 계약 마지막 시즌인데 어떻게 준비하고 있나
중요하다고 생각하면 중요하겠지만, 팀의 가라앉은 분위기를 본 궤도에 올려놓는다는 것에 초점을 두고 혹여나 선수들이 부상을 당하더라도 그 빈자리를 잘 메울 수 있는 기반을 다져나가는 데 중점을 두었다.

남자 선수들과의 훈련도 연장선상인지 
남자 팀과의 훈련은 예전부터 해온 훈련이었다. 아무래도 기존 훈련들에 익숙해지다보면 막상 실전에서 강한 공격이 왔을 때 부담이 크기 때문에 남자 선수들에게 가서 새로운 스피드나 파워를 경험하고 준비를 하기 위해 시도를 했었다.

남자팀과의 훈련이 어느정도 효과가 있었나
기록을 보면 효과가 있었다. 기록을 보면 수비 지표라든지 디그 부분이 다른 팀들보다 나은 점도 있었고, 단지 공격에서 매조지어줄 선수가 부족했기 때문에 성적이 좋지 않았을 뿐이지 수비는 괜찮았다.

그렇기 때문에 올 시즌에도 공격을 담당하는 최은지가 가장 중요할 것 같다
최은지가 국가대표도 가면서 훈련하는 것도 경험하고 직접 눈으로 봤기 때문에 어느정도 발전은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 경험이 온전히 자기 것으로 만들어야 하겠지만, 충분히 어느정도는 기량이 향상되었다는 것을 느낄 수는 있다.

리베로 오지영이 국가대표에 있는데 팀에 있어서는 마이너스이지 않을까
오지영이 이번에 국가대표에 계속 차출이 되긴 했지만, 일단 일반 공격수들이나 세터보다는 부담이 크지 않은 리베로 포지션이고 그리고 세계적인 선수들과 계속 뛰었기 때문에 오히려 우리팀에는 플러스 요인이라고 본다. 기존훈련에서는 지영이 자리를 노란 리베로가 대신하고 있다. 둘이 성격이 다르긴 하지만, 노란도 뛰던 가락이 있기 때문에 잘해내고 있다.(웃음)

비시즌 훈련에는 어떤 것들을 중점적으로 두고 있나
지난 시즌이나 그 전 시즌이나 계속 외국인 선수나 주요 선수들 부상이 많았다. 하지만, 시즌을 치르다 보면 선수들이 아프고 그것들을 최소화하기 위해 비시즌과 휴식일마다 보강을 하고 있는데 근력이 떨어지지 않아야 부상도 적어진다 생각하기 때문에 근력운동에 중점을 두고 있다.

웨이트 비중도 높였다고 들었다
웨이트트레이닝이 중요하다. 기본적인 근력이 되질 않으면 기량도 제대로 나오지 않고 부상도 당하기 매우 쉽다. 그렇기 때문에 기본 근육들을 강화시키는 웨이트 훈련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올해에는 볼운동 못지 않게 웨이트 비중을 늘려서 전 선수들이 고른 기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다.

한수지가 나가게 되면서 미들 라인 개편은 불가피해보인다 어떤 계획을 갖고 있나
박은진은 고정으로 두고 한송이를 미들 블로커로 활용할 생각을 갖고 있다. 지난해에는 병행을 했지만, 그때는 한수지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올해엔 수지가 없기 때문에 한송이를 주전 미들 블로커로 활용하고 싶다. 이영도 때에 따라서는 꽤 많은 기회를 부여받을 것 같다.

이영을 데려온 것이 의외라는 반응들이 많다 
미들 블로커로서는 키가 작지만, 빠르고 과감한 선택을 할 줄 아는 선수다. 사실 지난해 코보컵 결승전에서 보고 점 찍어둔 선수가 이영이었다. 때에 따라서는 아웃사이드 히터로도 활용할 수 있을 것 같다.

사실 아웃사이드 히터에 포지션에 무려 다섯 명이 있다 너무 과포화가 아니냐는 의견이 있는데
각자 장점과 단점이 있기 때문에 때에 따라서 선수들을 활용할 계획이다. 다들 매력이 있는 선수이기 때문에 어느 한명을 주전으로 사용하기 보다는 때에 따라서 선수들을 로테이션 시키는 방법을 찾고 있다.

인삼공사의 고질적인 약점이 국내 거포의 부재라고 볼 수 있는데 이에 대해서 동의하는 지
사실 다른 팀들에 비해서는 한방을 지어줄 선수가 없다. 도로공사의 박정아나 흥국생명의 이재영, GS칼텍스의 강소휘, 이소영 등 다른 팀들에 비해서 네임벨류가 떨어지는 것은 사실이다. 그 약점을 우리는 상황에 따른 선수기용으로 극복하려 한다.

거포를 키우는 것 보다는 새로 데려오는 것도 나쁘지 않은 방법이라 생각하는데
그래서 FA시장을 노리고는 있는데 마음대로는 잘 풀리지 않는 상황이다. 올해도 시도는 했고, 내년에는 더 좋은 선수들이 나오기 때문에 어떻게 해서든지 좋은 윙 스파이커 자원을 데려오고 싶다. 공격과 수비가 전부되는 선수를 데려오는 것을 최우선 목표로 삼고 있다.

인삼공사의 팀이 한층 더 젊어졌는데 
어떻게 하다보니 팀이 젊어졌다. 이재은 세터가 은퇴를 하고, 세터를 보강하려다보니 한수지까지 내보내게 되었고, 유희옥도 보내게 되면서 위의 선수들이 세 명이 나가게 되었다. 그래도 수지를 보낸 이유가 한송이가 있기 때문에 보내는 선택을 할 수 있었기 때문에 한송이를 중심으로 한 팀을 만들어보고 싶다.

팀의 기강을 잡아줄 베테랑이 없다는 약점도 분명히 존재한다 이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젊은 선수들이 위기에 닥쳤을 때 무너질 수 있는 상황이 나올 수 있다. 다들 작년에 한번 겪어봤기 때문에 올해에는 위기 상황에서 어떻게 헤쳐나가야 할지 알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다들 좋은 선수들이고 그렇기 때문에 충분히 가능성은 크다.

팬들이 제일 궁금해하는 질문이다 또 트레이드를 할 것인가
이제는 트레이드는 없을 것이다. 굳이 해야 할 필요성은 못 느끼겠고, 다른 팀들도 선수들을 잘 안주려고 하더라.(웃음)

지난해 최하위는 좋지 않지만, 고교 최대어인 정호영을 뽑을 수 있는 유리한 위치다. 만약에 뽑게 된다면 어떤 포지션에서 활용하고 싶은가
좀 애매한 포지션인데 만약에 1순위로 뽑게 될 경우에는 사이드 어태커로 시키다가 성장에 따라서 미들 블로커로 전환을 시키면서 한송이의 뒤를 받치는 용도로 쓸 생각이다. 일단 구슬이 어떻게 되느냐에 따라 문제지만.(웃음)

정호영 이외에 점찍어 둔 선수들이 있다면?
좋은 선수들이 여럿 있다. 대구여고의 권민지라든지 중앙여고의 이다현이라든지, 남성여고의 안예림 등 좋은 선수들이 있기 때문에 이외에도 어떤 선수들이 와도 우리 팀에는 큰 플러스 전력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지금 선수단 컨디션은 어떤가
선수들의 상태는 아주 좋다. 지난해 다쳤던 고의정도 8월 중순정도면 완전히 훈련에 합류할 수 있을 것 같고, 디우프도 합류하기 때문에 코보컵이나 그 전에 있을 수 있는 서머매치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 같다.

디우프가 오게되면서 몰아주기 배구가 또 시작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있는데
디우프에게 공을 몰아주지는 않을 것 같다. 염혜선이 양효진의 현재를 만든 세터 아닌가(웃음) 그렇기 때문에 디우프만큼이나 박은진에게도 많은 공을 줄 것이라고 보고 또 그렇게 훈련을 시키고 있다.

전지훈련에 변화가 생겼다고 들었다
일본 전지훈련이 취소가 되면서 일단 일정에 조금은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서머매치를 추진중인 것에 대해서 긍정적인 입장이고, 코보컵도 그렇지만 나름 상대가 어떻게 준비했는지 알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기 때문에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팬들에게 한마디 부탁한다
지난 시즌 팬들에게 실망감을 많이 드린 것 같아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올 시즌에는 선수들이 더욱 뭉쳐서 좋은 배구를 할 수 있도록 열심히 준비하겠다. 앞으로도 많은 응원 부탁한다.

사진=KOVO, KGC 인삼공사 제공
반재민 기자(press@monstergroup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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