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아시아=반재민 기자] 한 축구선수가 있었다. 네덜란드 출신의 그는 93년 포르투나에서 프로생활을 시작, 알크마르를 거쳐 2000년부터 2006년까지 스코틀랜드의 레인저스에서 활약하며 세 번의 스코틀랜드 리그 우승을 이끌었고, 2007년 제니트로 이적한 후에는 러시아 리그와 UEFA컵, UEFA 슈퍼컵까지 우승을 이끌어내며 우승 청부사라는 별명이 붙은 페르난도 릭센
하지만, 2013년 그는 척수성 근위축증, 소위 루게릭병 진단을 받고 축구계에서 은퇴 현재까지 투병생활을 이어나가고 있다. 대표적인 불치병으로, 운동신경세포가 파괴되어 몸을 움직일 수 없게 되는 병이다. 부분에서부터 진행되어 말기가 되면 온 몸이 마비되어 침대에 누워 모든 생활을 해야 하는 상태가 된다.
현재 스코틀랜드 노스 라나크셔 주 애드리에 있는 세인트 앤드류스 호스피스에서 투병생활을 하며 보살핌을 받고 있는 릭센은 최근 건강이 급속도로 악화되었으며 38kg의 몸으로 침대에 누워있다. 그는 컴퓨터에 의지해 다른 사람들과 의사소통을 하고 있으며 얼마 전에는 이마저도 할 수 없을 정도로 악화되었다고 현지에서는 이야기하고 있다.
마침내 그는 결단을 내렸다. 릭센의 친구가 소셜 미디어에 올린 동영상에 모습을 드러낸 릭센은 6월 28일 기금모금을 위한 '페르난도 릭센과 함께하는 저녁'에 대한 자세한 내용을 공개했는데, 이 동영상은 그의 마지막 육성으로 전해지고 있다. 그는 컴퓨터로 "안녕, 나는 6월 28일 특별한 밤을 보낼 것이다. 나는 아주 어려운 상황에 있으며 아마 그날이 나에겐 너희들을 만날 수 있는 마지막 밤이 될 것 같다. 어서 와서 나의 기억에 남는 있는 밤을 만들자. 곧 보자, 페르난도"라고 이야기했다.
릭센의 절친이자 작가인 빈센트 데 브라이는 부가적인 설명으로 "6월 28일을 마지막으로 모든 공식석상에서 본인을 감추고 투병생활에만 전념하겠다."라고 이야기하며 본인의 의지를 드러냈으며, "28일이 나의 공식적인 마지막 날은 아니다. 다만 나의 공식적인 마지막 날은 6월 28일이 될 것이다. 이후에 나는 모든 활동을 중단하고 내가 갖고 있는 병과 정면승부를 할 것이다."라는 말로 병과 끝까지 싸워 이길 것임을 이야기했다.
2016년 루게릭 병에 걸린 사람들을 돕기 위한 연구비를 지원하는 자선 단체로 페르난도 릭센 파운데이션을 설립한 릭센은 꾸준히 루게릭병을 알리는 행사에 참여하고 있었으며, 이번 영상에서도 50만이 넘는 뷰와 1만이 넘는 리트윗이 전해지면서 축구팬들은 릭센이 병과 맞서 싸우기를 응원하고 있다.
사진=페르난도 릭센
반재민 기자(press@monstergroup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