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아시아=반재민 기자] 이탈리아 대표팀 주전 공격수 출신으로 키가 203cm에 달하는 장신 공격수 발렌티나 디우프가 자신의 배구인생 처음으로 아시아 무대를 밟는다.

디우프는 4일(한국시간) 캐나다 온타리오주 토론토 더블트리호텔에서 열린 2019 한국배구연맹(KOVO) 여자 외국인선수 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로 KGC인삼공사에 지명을 받았다. 이로써 디우프는 유럽의 이탈리아와 남미의 브라질에 이어 세번째 대륙인 아시아에서 대한민국을 자신의 새로운 무대로 정하며 새로운 배구 인생을 열어갈 준비를 마쳤다.

올 시즌 트라이아웃에서 디우프가 나온다는 정보가 입수되면서 V리그 내부에서는 디우프에 대한 반신반의의 목소리가 있었다. 이미 유럽에서도 알려져있고, 최고의 연봉을 받고있던 이 선수가 트라이아웃에 참가하겠냐는 의문이었다. 

사실 디우프는 5년전이었던 2014년 이미 한국무대를 밟을 기회가 있었다. 외국인 선수 교체를 계획하던 한 구단이 디우프에게 접촉했다. 당시는 외국인 선수 선발방식이 트라이아웃이 아닌 자유계약이었고, 디우프는 구단에 60만 달러를 요구했다. 당시 최고 남자 외국인 선수 연봉이 60만 달러라는 것을 감안했을때 디우프의 제안금액은 너무나도 비쌌다.

결국 디우프에게 40만 달러 이상을 쓸 계획이 없었던 이 구단은 디우프를 포기하고 다른 외국인 선수의 영입을 결정했지만, 그만큼 디우프가 얼마나 대단한 선수인지 알 수 있는 일화 중에 하나라고 볼 수 있다.

다만, 전성기인 2014년에 비해 디우프의 기량이 하락한 것은 맞다. 현재 이탈리아 대표팀에서도 보조 공격수 자리에 머물고 있으며, 트라이아웃에서도 기대만큼의 기량을 보여주지는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왠만한 국내 블로커들의 키를 뛰어넘는 203cm의 키에서 나오는 점프력에 이탈리아 국가대표팀에서도 한때 주전으로 뛰었던 기본 실력이 받쳐준다면, 충분히 한국무대에서도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이 배구 관계자들의 생각이다.

1순위로 디우프를 낚아챈 KGC인삼공사도 내년시즌 구상을 더욱 빠르게 할 수 있을 전망이다. 올 시즌 야심차게 FA를 노렸지만, 실패를 맛본 인삼공사이지만, 디우프가 새로이 오게 되면서 충분히 봄배구를 노릴만한 팀으로 변모했다는 것이 내년시즌을 기대케 하는 이유다. 이미 지난시즌 중반 기존 외국인 선수였던 알레나 버그스마를 교체할 방침을 세우고 있었던 서남원 감독은 원하던 디우프를 손에 넣으며 니콜-알레나에 이어 최고의 외국인 선수를 가진 팀을 구성할 수 있게 되었다.

다만, 몰아주기가 심한 인삼공사 배구의 특성, 그리고 타이트한 경기일정으로 디우프가 시즌 끝까지 버텨내주는 것이 관건이 되겠지만, 이미 2008년부터 프로생활을 하며 산전수전을 겪은 디우프임을 감안한다면, 체력 문제는 별다른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인삼공사 관계자는 밝혔다.

과연 입단부터 배구계를 놀라게한 디우프는 올 가을 실력으로 관계자들을 한번 더 놀라게 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사진=KOVO 제공
반재민 기자(press@monstergroup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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