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아시아=반재민 기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모래알이라는 오명을 얻고 있다. 올 시즌 초 무리뉴 감독과 선수단과의 불화로 내홍을 겪은 맨유는 솔샤르 감독 부임 이후 제자리를 찾는 듯 했지만, 막판 선수들의 태업성 플레이가 이어지며 챔피언스리그 진출이 위태롭게 되었다.
주축 선수들의 타팀 이적설이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몇몇 주축 선수들이 이적을 요청했다는 현지 언론의 보도가 나오면서 팀은 급속도로 흔들렸고, 에버튼 원정에서 0대4로 패하고 맨체스터 더비에서는 손 쓸 틈도 없이 0대2로 패하는 등 프리미어리그 4강의 꿈이 점점 멀어져가고 있다. 지난해 맨시티와 승점차이가 많이 났지만 명색이 준우승 팀이었던 맨유는 왜 이렇게 몰락했을까?
현지에서는 이 비극의 시작을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의 이적으로 보고 있다. 즐라타는 2016년 파리 생제르망을 떠나 맨유에 입단했고, 그해 46경기에 출장해 28골 9어시스트를 올리며 팀의 유로파 리그 우승을 이끌기도 했다. 비록 유로파리그 8강전에서 무릎을 크게 다치며 1년 정도의 재활 기간을 거쳐야했지만, 클럽 안팎에서 즐라탄이 끼친 영향력은 상당히 컸다.
ESPN의 조나단 존슨 기자는 즐라탄에 대해 "그는 맨유의 진정한 리더였다. 그를 마지막으로 맨유의 리더는 없다. 이때에도 선수들이 오만하고, 개인적인 성향을 가졌지만, 성적이 좋았던 이유는 즐라탄이 그 기강을 잡고 있었기 때문이다."라고 이야기했다. 이어서 "맨유의 젊은 선수들은 그를 우러러보았고, 현재까지도 즐라탄을 아주 그리워하고 있다."라고 이야기했다. 사실상 맨유 라커룸의 리더는 즐라탄이었다는 이야기가 된다.
실제로도 즐라탄이 나가고 난 후 맨유는 대내외적으로 시끌시끌 했다. 무리뉴와 포그바가 싸운 것을 비롯해 선수단에 내분이 일어났고, 급기야는 무리뉴 감독이 경질되기까지 했다. 이후 솔샤르 감독이 부임하며 팀을 수습하는 듯 했지만, 시즌 막판 다시 성적이 급전직하 하면서 감독만의 문제가 아닌 선수단 전체의 문제라는 현지의 목소리가 계속해서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조나단 존슨 기자는 "맨유의 라커룸만이 즐라탄을 그리워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라며 즐라탄의 LA행이 맨유에게는 비극의 시작이 되었음을 이야기했다.
이미 전성기가 지났다고 판단한 맨유가 즐라탄을 잡지 않았고, 그는 LA로 떠났다. 하지만, 그는 LA 갤럭시에서 32경기에 출전해 29골 8도움을 기록하고 있으며 올 시즌에는 5경기에 7골을 기록하는 가공할만한 득점력을 보여주며 역시 즐라탄이라는 찬사를 받고 있다. 왜 맨유는 라커룸 리더였던 그를 방출했을까?
사진=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 공식 SNS
반재민 기자(press@monstergroup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