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아시아=반재민 기자] 미스터코리아, 1949년부터 시작되어 올해로 70년을 맞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권위가 있는 보디빌딩 대회다. 

초창기 미스터코리아는 역도 선수권 대회의 부수적인 종목에 불과했지만, 보디빌딩이 역도의 한부분이 아닌 하나의 스포츠로 인정받아 대한보디빌딩협회가 창설되었고, 보디빌딩 전문 대회로서 전국 유수의 국가대표 보디빌더들을 배출해내는 등용문으로 평가받으며 국내 보디빌딩 대회 중 가장 역사와 전통이 있는 대회로 성장해왔다.

보디빌딩의 전설을 써내려간 대한민국 보디빌딩의 대들보 김준호를 비롯해 2016 아놀드클래식에서 세계 최고의 보디빌더들을 제치고 Top6에 진출하는 쾌거를 이루어낸 강경원,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인 보디빌딩계의 전설 한동기 등 보디빌딩의 시대를 주름잡았거나 현재 주름잡고 있는 전설들의 등용문이 된 미스터코리아는 남경윤을 비롯해 김준호, 이진호, 오경모, 이승철, 김성환 등 기라성 같은 선수들을 배출해내며 그 권위와 명예를 드높였다.

하지만, 최근들어 미스터코리아의 이름이 위협받고 있다. 대한보디빌딩협회가 내홍을 겪으며 대한체육회로부터 관리단체로 지정받는 등 시련을 겪는 동안 미스터코리아의 권위는 이전보다 크게 하락했다. 심지어는 미스터코리아 이름을 무단으로 쓰는 단체가 등장하는 등 미스터코리아의 시련을 이어지고 있다.

김준호를 비롯한 많은 미스터코리아 출신 선배들은 미스터코리아의 가치가 심각하게 위협을 받고 있다는 것에 깊은 우려를 나타냈다. 특히 2011년 미스터코리아 출신 보디빌더이자 지난해 6월 노원구의원으로서 국내최초 보디빌더 출신 정치인이 된 부준혁 역시 미스터코리아가 최근 심각한 위기를 맞고 있다는 것에 깊이 공감하고 있었다.

특히 미스터코리아를 위해 고향인 제주도를 떠나 서울로 상경했을 정도로 미스터코리아만을 위해 보디빌딩의 인생을 바쳤던 그였기 때문에 보디빌딩의 미래에 대한 이야기에 생각보다 깊은 우려를 갖고 있었다. 스포츠아시아에서 부준혁 의원의 이야기를 더욱 자세히 들어보았다.


보디빌더 출신 정치인을 만나게 되어 큰 영광이다. 먼저 자기소개 부탁한다
안녕하세요. 저는 2011 미스터코리아이자 국가대표 보디빌더 부준혁이라고 합니다. 지난해부터 구의원이 되어 의정활동에 힘쓰고 있습니다.

보디빌딩에서는 은퇴한 것으로 알고 있다
지난해 10월 전국체전을 끝으로 은퇴를 했다. 사실 6월 총선 끝나고 그만했어야 했는데 기존 팀과의 계약기간이 있어서 전국체전까지 뛰고 공식적으로 물러났다. 진짜 선수생활을 하면서 정말 힘들게 몸을 만들었던 것 같다.(웃음)

어떻게 몸을 만들었는지 궁금하다
일단 의정활동을 위주로 하다보니 운동을 밤에 할 수 밖에 없었다. 체중을 맞추려다보니 새벽에도 산을 타고, 웨이트도 시간이 날 때마다 하다보니 정말 힘들었던 것 같다. 그래도 나름 잘 마무리를 한 것 같아 의미가 있었다.

은퇴를 하고는 운동을 그만 두었는지
처음에는 사이즈를 줄이기 위해 운동을 거의 안했는데 배가 점점 나오더라(웃음) 그래서 최근에는 운동을 다시 시작했다. 축구나 달리기 같은 유산소 위주로 하고 있다. 주위에서 사이즈를 많이 줄이라고 해서 몸을 슬림하게 만드는 데 목표를 두고 있다.(웃음)

어떻게 의원의 꿈을 꾸게 되었나
예전에 운동선수 출신 정치인들을 보면서 꿈을 키웠었다. 미스터코리아 출신 보디빌더로서 운동 이외의 새로운 길을 개척해나가는 것을 후배들에게 보여주고 싶었고, 봉사활동이나 체육대회 같은 곳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면서 주민들에게 좋은 인상을 심어주다보니 지금의 자리에까지 오를 수 있었던 것 같다.

운동하던 때와 지금과 비교를 하면 어떤 점이 차이가 있나
사실 운동할 때가 더 편하다. 정치에 들어오니 운동할 때와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일도 많고 여러 가지 일도 처리를 해야하다보니 힘들다. 그래도 내가 열심히 일하면서 사람 사는 것이 좋아진다면 그만큼 보람있는 일도 없지 않나 싶다.

운동선수 출신답게 체육관련 정책도 신경 쓸 것 같은데
그렇지 않아도 후배들과 함께 할 수 있는 정책들을 여러 가지 생각했고,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구체적으로 이 정책이 시행된다면 지역 사람들이나 우리 후배들 모두 상생할 수 있는 좋은 정책이 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 제주도 출신 소년, 미스터코리아가 되다

미스터코리아가 된 과정도 극적이라고 들었다.
원래 제주도 출신이다. 가족들도 모두 제주도 출신인데 2003년부터 미스터코리아에 출전을 하면서 꿈을 키웠었다. 하지만, 상위권까지 오르고 국가대표까지 되어서 금메달을 따도 미스터코리아에서 최고가 되지는 못했다. 그래서 2009년에 아예 서울로 거처를 옮기게 되었다.

가족들의 반대도 있었을 것 같은데
반대가 엄청 심했다. 왜 제주도에서도 충분히 할 수 있는데 서울까지 올라가서 사서 고생을 하는지에 대해서 많이 말들을 하셨다. 그래도 서울에 올라가서 꿈을 이루겠다는 의지가 강했고, 그래서 서울에서 대회를 준비하게 되었다.

서울에서 어려움도 있었을 것 같은데
일단 서울에 막상 올라왔는데 또 미스터코리아를 차지하지 못했다. 2009년과 2010년 2년 동안 정말 운동만 했고, 몸도 진짜 남들이나 내 자신이 생각해도 정말 좋았던 몸이었는데 미스터코리아를 놓치니 정말 힘들더라, 그때 돌아가고 싶었던 마음이 가장 컸던 것 같다.

그리고 2011년 미스터코리아를 따게 되었다
사실 몸은 2009년과 2010년이 더 좋았다. 그때는 약간 성적에 대한 욕심을 버리고 즐기자는 식으로 운동을 해서 몸이 예전보다는 잘 나온편은 아니었다. 그래도 다른 선수들보다 노력을 인정 받았던 덕분인지 드디어 미스터코리아를 탈 수 있었다.

미스터코리아를 위해 제주도에서 서울까지 올라왔을 정도면 미스터코리아를 향한 집념이 대단했던 것 같다.
사실 지금 많은 사설대회들이 생겨나고 있지만, 모든 보디빌더들의 꿈은 미스터코리아였다. 김준호 선배나 한동기 선배 등 전설적인 선배들이 모두 미스터코리아를 거쳐갔고, 나 역시도 그 선배들의 뒤를 따르고 싶었다. 그래서 미스터코리아 하나만 보고 더 열심히 했던 것 같다.


■ 미스터코리아,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가치

이제 보디빌딩을 은퇴한 지금에 와서 돌아보면 미스터코리아는 어떤 의미인가
내 인생의 전부라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닌 것 같다. 정말 미스터코리아를 위해서 모든 것을 다 바쳤기 때문이다. 사실 지금 미스터코리아가 예전만큼의 명성을 가지고 있지 못하는 것이 미스터코리아 출신의 입장으로 너무 가슴이 아프다.

미스터코리아는 보디빌딩의 역사를 상징해온 것이 아닌가
그렇다. 그 가치는 아무도 건드릴 수 없다. 해방 이후 역도 종목의 곁다리로 끼는 설움 속에서도 선배들이 전통을 지켜오고 지금까지 계승해온 것이 미스터코리아였다. 그 가치는 어떤 돈과도 바꿀 수 없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최근의 사태를 보면서 느끼는 점이 많을 것 같다
최근에 미스터코리아라는 이름이 무단으로 사용되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 임원진들도 미스터코리아를 뛰었던 선수들이었을 텐데 자신들보다 앞서 미스터코리아를 위해 헌신한 선배들이 건재함에도 불구하고 미스터코리아라는 이름을 쓰는 것에 대해서 조금은 아쉽고, 안타까웠다.

이렇게까지 온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우선 선수들이 많아지다 보니 선후배간의 교류가 얕아지고, 워낙 개인적으로 가다보니 이러한 상황이 발생한 것 같다. 선배가 모범을 보이면 후배들이 따라가면서 전통을 지켜왔는데 최근에는 자기들 먹기에만 바쁘다보니 소통이 없어 안타깝다.

미스터코리아의 가치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어떤 것이 중요하다고 보는지
일단 대한보디빌딩 협회부터가 미스터코리아를 지키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본다. 다음달에 대한보디빌딩협회장 선거가 열리는데 새로운 협회장이 강하게 미스터코리아의 권위를 위해 밀고 나가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리고...


그리고 또 어떤 것이 있는지
앞서 말했듯이 선수들부터 선후배간의 소통이 필요하다고 본다. 피트니스 시장은 더욱 커지고 선수들도 많이 생겨나고 있는데, 선후배간의 소통이 전혀 이루어지지 않는다고 본다. 사설대회도 생기면서 대립도 많이 생기고 있기 때문에 지킬 것은 지키면서 양보를 해야 건강한 피트니스 문화를 만들어나갈 것으로 생각한다.

의원님도 지역보디빌딩에 이바지하고 있는 것이 있지 않은가
예전부터 지역대회를 개최하고 있다. 사실 지원금보다 사비로 들어가는 것이 많다보니 부담은 되지만, 후배들에게 길을 열어주겠다는 일념하나로 꾸준하게 하고 있다. 점점 나아질 것이라 생각하고 노력하고 있다.

가족들도 고생이 많다고 들었다
의원이라는 것이 낮은 곳부터 높은 곳까지 두루두루 돌봐야하기 때문에 정작 가족들을 돌볼 시간은 그다지 많지 않다. 게다가 아이가 어리다보니 아내의 부담이 더 크다. 정말 아내에게 미안하고 고맙다는 말을 전해주고 싶다. 

새로운 출발을 하게 되었는데 구민들에게 한마디 해본다면?
아직 처음이기 때문에 부족할 수 있지만, 임기가 끝날 때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게 최선을 다하겠다. 발로 뛰어다니면서 구민들 편에 서서 구민들을 위해 봉사할 수 있도록 하겠다. 체력은 걱정없다 운동선수 출신이라 체력이 좋기 때문에(웃음)

마지막으로 후배들에게 한마디 해준다면
미스터코리아를 준비하는 후배들에게 한마디 한다면...(잠시 생각에 잠긴 후) 전국체전에서도 보디빌딩이 시범종목으로 내려가고 실업팀도 점점 없어지고 있다고 들었다. 선배로서 정말 마음이 아프다. 그래도 선배들이나 나나 열심히 후배들을 돕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니 힘들어도 잘 참고 열심히 소통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어려움이 있다면 언제든지 연락하면 최대한 도움을 주겠다. 모두들 파이팅!

사진=부준혁 의원 제공
반재민 기자(press@monstergroup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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