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아시아,수원=반재민 기자] 시도는 파격적이었다. 하지만, 현실과 이상의 괴리 속에서 수원은 표류했다.
수원 삼성 블루윙즈는 9일 수원 월드컵 경기장에서 펼쳐진 하나 1Q K리그1 2019 2라운드 전북 현대 모터스와의 홈 개막전에서 전반 20분에만 세 골을 얻어맞는 최악의 경기력을 보인 끝에 전북에 0대4로 완패했다. 이로써 수원은 지난 개막전 울산 현대와의 경기에서 패한 이후 2연패를 당하고 말았다.
이임생 감독의 명단은 파격 그자체였다. 지난 경기에 비해 선발이 5명이나 바뀌었다. 특히 바뀐 것은 수비라인이었다. 센터백 라인에 신예 김민호와 이적생 고명석이 섰고, 중앙 수비였던 김태환이 오른쪽 풀백, 대구 FC에서 임대생활을 마치고 돌아온 고승범이 수비형 미드필더 라인에 섰다. 파격적인 라인업이었다.
하지만, 그 파격적인 라인업은 막강 전북의 닥공앞에 순식간에 무너져버리고 말았다. 전반 2분만에 김신욱이 헤딩으로 떨궈준 볼을 로페즈가 드리블 후 가볍게 밀어넣으며 선취골을 기록했지만, 이것은 서막에 불과했다. 전반 12분에는 김신욱이 수원 골키퍼와 수비 실수를 놓치지 않고 밀어넣으며 추가골을 기록했다. 수원 수비들은 전북의 빠른 공격이 허둥지둥 댔고, 빠른 원투패스에 쉽게 공간을 허용했다. 전반 21분에 이러한 수원의 약점이 드러났다. 한교원이 2대1 패스로 공간을 만들었고, 측면 돌파에 이은 크로스로 로페즈에게 세번째 골을 배달했다.
결국 2년만에 데뷔전을 치른 김민호는 전반 25분만에 타가트로 교체되면서 악몽의 데뷔전을 마쳐야만 했다.
후반전에도 마찬가지였다. 이미 3득점으로 여유있는 리드를 가진 전북이 다소 안정적인 경기를 가져가면서 전반보다는 나은 경기를 보여주는 듯 했지만, 공격에서는 전북의 수비에 막히면서 좀처럼 슈팅으로 연결하지 못했다. 후반 중반에 나왔던 타가트의 감아차기 슈팅이 그나마 위협적이었고, 수비는 여전히 측면에서 불안함을 노출하며 위기를 맞았다.
그리고 간간히 버틴 수원의 수비는 교체투입된 문선민과 한승규의 스피드를 이겨내지 못했다. 후반 21분 또다시 측면이 완전히 뚫리면서 문선민에게 추가골을 허용, 간격은 0대4로 벌어졌고, 수원은 만회골을 만들어내지 못하며 무득점 패배를 당해야만했다.
이제 두경기, 울산에서 보여준 이임생의 축구는 희망을 보여주었지만, 홈팬들 앞에서 보여준 이임생의 축구는 이상과 현실의 한계를 명확하게 느낄 수 있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반재민 기자(press@monstergroup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