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아시아=반재민 기자] 비록 패하면서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본선 진출이 좌절되었지만, 그들은 승자에게 축하를 해주었고 존경심을 보였다. 바로 말레이시아의 축구팀은 페락 FA의 이야기다.

페락 FA는 19일 울산 문수축구전용경기장에서 펼쳐진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플레이오프에서 전반 23분 아미롤 나즈한의 자책골을 시작으로 후반 11분과 13분 믹스 디스커루드, 후반 25분 이동경, 후반 42분 주니오에게 연속골을 허용하며 1대5로 대패했다. 후반 45분 나지룰 나임이 만회골을 터뜨렸지만, 승부를 되돌릴 수는 없었다.

상대적으로 열세인 상황에서도 페락은 최선을 다했다. 전반까지 울산의 골문을 두드리며 위협했을 정도로 페락은 울산에게 있어 전혀 만만한 상대가 아니었다. 전반 38분 울산 불투이스의 패스미스를 틈타 결정적인 골 기회도 잡았을 정도로 간담이 서늘한 장면도 몇개 만들며 울산을 압박했다.

비록 전반에 오버페이스를 한 나머지 후반에 힘이 모두 빠져버리며 믹스와 이동경, 주니오에게 연속 네 골을 얻어맞았지만, 후반 45분 나지룰 나임이 각이 없는 가운데 강력한 왼발슈팅으로 골문을 가르며 말레이시아 축구의 자존심을 살렸다. 경기가 끝났어도 페락은 상대에 대한 존경심을 보였다. 경기가 끝나고 선수들은 울산 선수들과 악수와 포옹을 나누며 축하했다.

그리고 감독 인터뷰와 라커룸에 이르기까지 페락은 진정한 리스펙트 정신을 보여주었다. 페락의 메흐메드 두라코비치 감독은 "우리 경기력은 만족한다. 울산이 너무 잘했을 뿐이다. 본선 진출은 좌절되었지만, ACL 진출만으로 만족한다."라고 인터뷰 했으며, 페락 선수들이 모두 나간 이후 라커룸의 칠판에는 'Thank you and Good Luck'(고맙습니다 행운을 빕니다)라는 영문과 함께 '행운을 빕니다'라는 한글 문구까지 써져있었다. 울산의 행운을 비는 문구였다.

보통 패한팀 선수들의 경우 조용히 라커룸을 떠나는 편이다. 분이 풀리지 않으면 라커룸에 있는 집기들을 집어던지곤 한다. 지난 2013년 FC 서울에게 패해 16강에서 탈락한 베이징 궈안 선수들은 경기 후 라커룸의 문과 표지들을 부수고 집에 돌아갔다. 하지만, 페락 선수들은 달랐다. 끝까지 상대에 대한 존경을 표하며 고국인 말레이시아로 돌아갔다.

피치 위에서 축구는 전쟁이지만, 피치 밖에서는 신사의 스포츠라는 것을 말레이시아 선수들이 보여준 하루였다.

사진=울산 현대 호랑이 공식 SNS
반재민 기자(press@monstergroup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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