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아시아] 11월을 마지막으로 2018년의 모든 FINA 경영월드컵이 막을 내렸지만, 수영대회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12월 11일부터 16일까지 6일간 중국 항저우에서 FINA 쇼트코스 세계선수권이 개최되기 때문이다.


FINA 세계선수권은 국제 수영연맹에서 1991년 최초로 쇼트코스 세계 기록을 공식 승인한 이후 롱코스(50m) 세계선수권과 쇼트코스(25m) 세계선수권으로 나뉘게 되었고, 2년후인 93년 스페인에서 쇼트코스 세계 수영 선수권대회가 처음으로 열렸다. 


이후 2년마다 리우데자네이루(1995), 스웨덴(1997), 홍콩(1999), 아테네(2000), 모스크바(2002), 인디애나폴리스(2004), 상하이(2006), 맨체스터(2008), 두바이(2010), 이스탄불(2012), 도하(2014), 캐나다(2016)에서 개최되었고, 올해로 14번째 대회를 맞았다.


비록 쇼트코스이지만, 최상의 몸 컨디션을 유지하고 싶은 스타 플레이어들은 쇼트코스 대회 참가도 마다하지 않는다. 지난달 열린 경영 월드컵 여자부에서 최종우승을 한 사라 쇠스트롬은 이번 대회에 참가하지 않지만, 하지만 남자 우승자인 블라디미르 모로조브 선수를 비롯한 카틴카 호스주, 마이클 앤드류와 같은 스타 선수들이 이번 항저우 쇼트코스 세계선수권에서 또 한번의 물살을 가른다. 


또한 FINA 롱코스 세계 수영 선수권대회가 내년 광주에서 열리면서 중요해진 이번 쇼트코스 세계선수권에 출전을 결정한 대한민국 대표팀은 남자 2명, 여자 2명으로 총 4명의 대표 선수를 파견해 이 대회에 출전한다. 


남자는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배영 50m와 배영 100m에서 동메달을 획득한 따낸 강지석과 이주호가, 여자는 같은 대회 혼성 혼계영에서 동메달을 따낸 고미소와 박예린이 각각 자유형50m와 100m, 접영50m와 100m에 출전한다


내년 가장 중요한 대회를 앞두고 있는 만큼 선수들의 각오는 남달랐다. 배영 50m에 출전하는 강지석은 “세계적인 선수들과 함께 시합을 한다는 것 자체가 너무 뿌듯하고 기분 좋은 일이고, 그만큼 더 동기부여가 되는 것 같다. 비록 준비는 부족하지만 예선을 통과해 준결승, 결승까지 진출하는 것이 목표다.”라고 이야기했다.


배영100m와 200m에 출전하는 이주호 역시 “국제 시합을 많이 뛰어본 것은 아니지만 뛸 때마다 우리나라를 대표한다는 것에 책임감도 느끼고 다른 나라 선수들과 경쟁한다는 것에 있어서 기대도 되고 굉장히 설렌다. 많은 것을 보고 느끼며 한 단계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라고 이야기했다. 


접영50m와 100m에 출전하는 박예린은 “개인적으로 국제 시합에 관심이 많았는데, 이렇게 큰 무대를 경험 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뜻 깊다. 평소보다 더 과감하게 해보고 싶었던 경기 운영 스타일로 후회없이 경기에 임하는 것이 목표다.” 라며 당차게 목표를 밝혔고, 자유형50m와 100m에 출전하는 고미소 역시 “쇼트코스 시합은 처음이라 재미있을 것 같다. 걱정을 조금 내려놓고, 부담 없는 마음으로 즐기겠다. 내년 시즌을 대비해서 많이 보고, 듣고, 느끼고, 경험하고 가겠다.” 라며 대회에 임하는 각오를 밝혔다.



■ 갑작스런 출전결정, “대회를 준비할 시간이 없다”


수영의 저변확대를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긴급한 상황에 대한 연맹의 대처는 아직 2퍼센트 부족하다. 이번 대회에서도 연맹에서 보여준 운영의 아쉬움이 조금씩 드러난 부분들이 있었다. 선수들의 인터뷰를 통해 알 수 있었던 점은 이번 대회의 출전이 갑작스레 결정이 됐다는 점이다.


이주호 역시 시합 출전 계획이 없었는데 2주 전에 갑작스레 출전 통보 연락을 받고 출전하게 되었다고 이야기했고, 고미소 역시 시즌이 끝나고 갑작스럽게 준비했다고 말했을 정도로 이들의 대회 출전은 갑작스럽게 이뤄진 것이었다..

국내 수영선수들의 시즌 기간은 3월~10월이다. 전국체전이 끝나는 10월 이후에 대부분의 국내 선수들은 휴식을 취한 뒤, 내년 시즌을 위한 동계훈련에 돌입한다. 한창 비시즌기간에 동계훈련을 준비하고 있었을 선수들에게 시합 출전 통보를 불과 2주전에 했다는 것은 선수들의 입장에서 적잖이 당황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현재 한국 수영의 국가대표 팀은 결성 되어 있지 않다. 따라서 국가대표 감독, 코치, 선수가 모두 정해져 있지 않기 때문에 대한수영연맹에서는 현재 상황에서 선수들을 국가대표로서 국제대회에 파견할 지에 대한 고민도 많았고, 결국 그러한 고민이 최종 결정을 늦어지게 하는 데 영향을 주었을 것이라는 것이 필자의 견해다.


그러나 이번 대회는 결과적으로 대한수영연맹에서 정식 파견하는 대회로서 공식 후원사인 아레나의 지원까지 받아 출전하는 대회인 만큼 대처가 조금 아쉬운 감이 있다. 


변화를 꾀하는 이 시점에서 대한수영연맹 역시 예정에 없던 국제대회에 출전할 국가대표를 선발해 정식파견하는 것은 급작스러웠겠지만 적어도 내년 FINA 세계선수권 개최국으로서의 어두운 면을 드러내지 않는 것이 국내 선수들을 위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항저우 대회에 출전한 다른 국가들은 어떨까? 이미 그들의 SNS만 보더라도 국가대항전으로서 각 나라의 선수들이 든든한 팀의 모습을 갖추고 있음과 동시에 충분한 준비과정을 거쳐 FINA 쇼트코스 세계선수권 대회라는 무대에서 그 성과를 보여주고자 하는 모습들을 볼 수 있다. 


그에 반해 이번 대회에 한국 대표팀 전담을 위한 이사 1명, 지도자 1명, 선수 4명이 파견되는 조촐한 선수단 구성은 그들의 선배로서 마음이 아플 수 밖에 없다.



■ ‘우물 안 개구리’가 아닌 ‘세계의 눈’을 봐야한다


이번 대회는 제14회 FINA 쇼트코스 세계 수영 선수권 대회 뿐만 아니라 제5회 FINA 월드 아쿠아틱스 컨벤션을 겸하고 있다. FINA 월드 아쿠아틱스 컨벤션에는 FINA 수영 코치 골든 클리닉도 포함 되어있다.


코치 골든 클리닉은 세계수영선수권대회와 마찬가지로 2년마다 열리고 있으며 2012년 처음 개최되었다. 이 행사는 FINA 월드 아쿠아틱스 컨벤션과 함께 구성되어 코치가 최신 트렌드 및 기술과 영법을 배우고, 지식과 경험 및 의견을 FINA의 유명한 전문가들과 교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세미나 형식의 행사이다. 


해당 전문가는 마이크 펠프스의 코치로 유명한 밥 바우먼을 비롯한 세계적인 지도자들로 구성이 돼있다. 수영 코치 골든 클리닉은 참가한 코치들이 전 세계에서 모이기 때문에 국제적인 관계와 영향력을 확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되고, 스스로의 코칭 프로그램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쉽게 말해 ‘각 나라의 수영 지도자들이 참석해 수영에 대한 논의를 하는 세미나’라고 할 수 있는데, 항저우 대회에 우리나라 대표로 참석한 지도자가 다른 국가의 지도자들처럼 수영 코치 골든 클리닉에 참석했다면, 또는 그 외 우리나라의 지도자가 참석했다면 세계 수영에 한발자국이라도 더 다가갈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도 해본다. 


하지만, 선수들의 인터뷰를 통해 또 하나 알 수 있는 점은 어려운 환경임에도 불구하고 우리 선수들은 또 한번의 경험을 위해, 더 나은 기록을 위해, 무엇보다 자신을 위해 최선을 다해 도전한다는 점이다.


이번 대회 기간 동안 광주 세계 수영 선수권 조직위원회는 내년 대회를 위한 홍보에 전념한다. 또한 앞서 말한 제5회 FINA월드아쿠아틱스컨벤션에 참여해 광주 수영 대회를 알리는데 힘쓰고 있다.


1년도 채 남지 않은 광주 세계 수영 선수권 대회의 성공적인 개막을 위해 선수는 물론, 대한수영연맹과 광주조직위도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발등에 떨어진 불을 부랴부랴 수습한다는 것은 선수나 연맹이나 매우 힘든 일이다. 스포츠 메가 이벤트 직전에만 반짝하는 것이 아닌 평상시에도 수영의 보급과 수영코치, 선수의 전문화를 위해 힘써야 할 것이다.


MBC 스포츠플러스에서 12월 12일 밤 0시, 수영 종목으로서 오랜만에 펼쳐지는 2018 FINA 쇼트코스 세계 수영 선수권대회 중계방송에서 한국 선수들이 힘차게 물살을 가르는 모습을 기대해본다.


사진=임다연 선수 제공
글=임다연 (경남체육회 수영선수 겸 DP클럽 코치, dpswim@naver.com)
편집=반재민 기자(press@monstergroup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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