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아시아=반재민 기자] 지난 2015-2016 시즌 이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감독에서 물러나 안식년을 취하고 있는 루이스 판 할 감독의 다음 행선지로 이란이 유력하다는 독일 언론의 보도가 나왔다.

독일의 언론인 T온라인은 지난달 29일 관계자 말을 인용해 “루이스 판 할 감독이 이란으로부터 두 개의 일자리를 제의 받았다. 조만간 협상을 시작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란 현지 언론은 구체적으로 “나는 초청을 받아 조만간 이란에 갈 것이다. 기대가 되고 아마도 너희들을 볼 수 있을 것이다.”라는 판 할의 말을 인용해 판 할의 이란행에 힘을 실었다.

판 할의 차기 감독 행선지로 급부상한 팀은 이란의 신흥 명문팀 트락토르 사지와 이란 축구국가대표팀이다. 

트락토르 사지는 1970년 창단된 팀으로 아자르바이잔에샤르키 주의 타브리즈를 연고로 하고 있으며, 2000년대 후반까지 2부리그와 1부리그를 오가던 약팀이었지만, 2010년대 들어 AFC 챔피언스리그에 진출하는 등 신흥강호로 급부상했다. 2017년 FC 서울에서 뛰었던 칼레드 샤피에이가 트락토르 사지에서 뛰었다.

최근 막강한 자금력으로 레알 마드리드와 레알 소시에다드 감독을 거친 백전노장 존 토샥 감독을 선임한데 이어 이란 대표팀의 마수드 쇼자에이, 볼프스부르크의 주전으로 활약했던 아쉬칸 데자가, 올림피아코스 출신의 에쉬한 하지사피 등 국가대표급 선수들을 대거 영입하며 야심차게 우승을 꿈꿨지만, 올 시즌 초반 여섯 경기에서 2승 3무 1패로 6위의 성적에 머물렀고, 토샥 감독을 3개월 만에 경질시키며, 현재는 모하마드 타그하비 감독대행이 팀을 이끌고 있다.

트락토르 사지는 토샥 감독의 뒤를 이을 적임자로 판 할 감독을 염두했고, 조만간 협상에 돌입할 것이라고 독일 언론과 이란 언론은 이야기했다.

더 나아가 이란축구협회가 판 할 감독을 차기 이란 대표팀 감독으로 점찍고 있다는 것도 이번 보도를 통해 밝혀졌다. 이란축구대표팀은 오는 2월 펼쳐지는 2019년 아시안컵을 마지막으로 계약이 만료되는 카를로스 케이로즈 감독을 뒤이을 후임으로 판 할 감독을 염두하고 있다고 이란의 테헤란타임스 등이 밝혔다. 국가대표 주축 멤버가 트락토르 사지 등 국내리그 출신이기 때문에 두 팀을 모두 지도하기에는 문제가 없다는 것이 이란축구협회의 입장이기도 하다.

지난 1991년 아약스에서 감독 생활을 시작한 루이스 판 할 감독은 3번의 에레디비지에 우승과 1991-92 시즌 UEFA컵 우승, 1994-95 시즌 챔피언스리그 우승이라는 업적을 남기며 명장 반열에 올랐고, 이후 바르셀로나, AZ 알크마르, 바이에른 뮌헨에서 감독 생활을 하며 08-09 시즌 알크마르를 리그 우승으로, 09-10 시즌에는 바이에른 뮌헨의 더블을 이끌며 성공적인 커리어를 이어나갔다.

2014년 브라질 월드컵에서 네덜란드를 3위로 이끌어 2002년 월드컵 지역예선 탈락의 불명예를 어느 정도 회복하는 데 성공한 판 할은 월드컵이 끝난 직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감독으로 부임해 2014-15 시즌 FA컵 우승을 이끌었지만, 선수들과의 불화, 지도력의 한계를 드러낸 끝에 FA컵 우승 직후 경질당하며 야인으로 돌아갔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감독직에서 물러난 이후 2016년 가족 문제로 감독직 은퇴를 선언했지만, 이후 안식일일 뿐이라며 번복할 정도로 시끄러운 야인생활을 하고 있는 판 할이지만, 20년이 넘는 시간동안 유럽에서 스무 개가 넘는 트로피를 들어올리며 지도력을 인정받은 만큼 아시아 무대에 있어서는 구미가 당기는 감독 카드인 것은 확실하다.

과연 루이스 판 할은 미지의 무대인 이란을 세 번째 부활의 무대로 삼을까? 판 할 감독의 결정이 사뭇 궁금해지는 이유다.

사진=네덜란드 축구협회
반재민 기자(press@monstergroup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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