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아시아=반재민 기자] 지난 16일 대단원의 막을 내린 2018 미스터 올림피아에서는 이변이 속출하며 많은 피트니스 팬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피지크에서 강력한 우승후보로 평가받고 있던 제레미 부엔디아가 어깨부상을 극복하지 못하고 브랜든 핸드릭스에게 올림피아의 자리를 내줘야만 했고, 메인 이벤트인 미스터 올림피아에서는 숀 로든이 대회 최다연패(8연패) 타이를 노리던 필 히스를 몰아내고 새로운 미스터 올림피아에 오르는 등 전세계 피트니스 팬들을 흥미진진하게 하는 명승부가 펼쳐졌다.

동양인 최초로 올림피아 비키니 본선무대에 참가한 김하연과 올림피아 아마추어 클래식 피지크에서 종합 2위를 차지하며 프로카드를 따낸 권형주 등 한국 선수들의 선전도 돋보였다. 과연 올해 올림피아가 남긴 것은 무엇이었으며 국내 보디빌딩이 나아가야할 길은 무엇일까?

황철순, 채병찬 등 국내 최고의 보디빌더를 길러낸 ‘마이더스의 손’ 팀키스짐의 강인수 대표가 2018 올림피아를 보면서 느낀 소감, 그리고 대한민국 보디빌더에게 보내는 고언을 스포츠아시아를 통해 전해왔다. 

올해에도 채병찬, 손한나 등 IFBB 프로선수를 배출시킨 강인수 대표이지만, 그는 겸손했다. “선수가 잘한 것이지 내가 잘한 것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나는 단지 그들이 좋은 선수가 될 수 있게 작게 도움을 준 것 뿐이다.”라고 이야기한 강인수 대표는 최고를 꿈꾸는 선수들에게 “단지 근육만 키우는 것이 아닌 자신의 체격에 맞는 근육을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라며 뼈있는 한마디를 건냈다. 다음은 강인수 대표와의 일문일답.

오랜만에 찾아뵙는 것 같다. 그 사이에 IFBB 프로 선수들을 배출해냈다. 강인수 대표의 지도력 덕분인 것 같은데
단지 선수들이 잘했을 뿐이고 나는 그저 그 선수들이 잘할 수 있게 환경을 만들어 준 것 뿐이다.

이번에 있을 IFBB 대회에서도 유력한 우승후보를 길러내고 있는데 준비는 잘 되고 있나
IFBB 프로를 위해 준비하고 있는 이지혜 선수의 경우에도 나이가 적지 않다보니 모든 것을 컨트롤하기 쉽지는 않지만, 지도자로서 모든 것을 커버해야하는 것이 의무이기 때문에 많이 노력하고 있다.

최고를 꿈꾸는 선수들이다보니 모티베이션을 주는 것이 힘들 것 같다
아무래도 그렇다 거짓말을 해가면서까지 칭찬을 할 수는 없다. 내 선수라고 해서 더 좋다 이야기할 수는 없고, 부족한 점에 대해서는 체크를 해두었다가 일일이 이야기를 해두면서 선수들의 퍼포먼스를 이끌어내고 있는 편이다.

주로 어떤 식으로 코칭을 하는 편인지
사진을 많이 찍어보다보면 부족한 점이 더욱 도드라진다. 직접 보는 것보다 사진을 보면서 많이 비교를 하고 있는데 체크를 하면서 보완점을 찾고 구체적인 솔루션을 제시해주는 편이다.

구체젹으로 이야기를 한다면?
내가 운동을 지도하는 스타일이 기립근을 특별히 강조하지는 않는 타입이다. 상부를 먼저 가다듬고 그 다음에 기립근 쪽을 다듬어주는 편인데 이지혜 선수의 경우에는 6월 달에 비해서는 기립근 쪽에 많은 시간을 쏟았고 성과가 나오고 있다. 후면삼각근도 예전에는 단순하게 층을 만들지는 않았지만, 현재는 층을 많이 만들고 있다.

6월 김준호 클래식와 올림피아 차이나에서 봤을 때보다 몸이 더욱 좋아진 것 같다
중국에서 성적이 본인이 생각하기에는 불만족스러워해서 의기소침을 할 줄 알았는데 대회 이후 더욱 IFBB에 관심을 갖고 프로카드를 따겠다는 의지로 열심히 해나가고 있는 중이다. 그래서 더욱 몸이 좋아지는 것 같다.

■ 올림피아에서 맹활약한 권형주, 김하연 자랑스럽다

이제 본격적으로 올림피아 이야기를 한번 해보도록 하자 권형주 선수가 프로카드를 따냈다
진짜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굉장히 어려운 일 아닌가 한국에서 한 것도 아니고 비행기를 타고 다니면서 사비로 그렇게 했는데 정말 엄청난 의지가 아닌 이상 불가능하다고 생각을 한다, 권형주선수와 김하연선수 요즘 휘트니스계의 가장 행복한 사람들이 두 사람이 아닐까 생각한다.

사실 권형주 선수처럼 짧은 텀을 두고 여러번의 대회를 나가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을 하나 무리가 가진 않을까 생각이 드는데
괜찮다고 생각을 한다. 사실 권형주 선수 같은 경우에는 멘탈적으로 어느정도 완성이 된 것 같다. 배우는 단계에서는 시행착오도 겪고 힘들지만, 어느정도 시간이 지나고 경력이 쌓이면 컨트롤이 가능하기 때문에 단기간에 많은 대회를 뛰는 것이 가능하다고 생각을 한다.

올림피아에서 본 권형주 선수의 퍼포먼스를 한번 정리해본다면?
컨디셔닝은 역시 최고다. 많은 대회를 나가면서 애를 많이 먹었을텐데 정말 잘해줬다. 어떻게 몸을 잘 유지할 수 있었는지 한번 만나서 이야기를 해봐야겠다.(웃음)

김하연 선수 역시 올림피아 본선에 나섰다
하연이도 대단하다. 올림피아 본선에 뛸 수 있는 선수는 한정적인데 거기에서 뛰고 있는 동양인 선수라는 것에 대해 자부심도 많이 느꼈었다. 선수경력이 많지는 않기 때문에 조금만 더 가다듬는다면 정말 올림피아에서도 통할만한 선수가 될 것이라 확신한다.

사실 해외에서는 근육이 다른 선수들보다 많지 않은 선수들이 성적이 좋은 경우가 있는데 특별한 이유가 있다고 보는지
IFBB에서 필수요소에 대한 가이드라인이 있다. 어깨는 라운드에 후면 삼각근은 아래쪽에 위치해야하고 엉덩이 꼬리는 얼마만큼 나와야하는지 등 이런 것들이 다 있다. 아무래도 비키니 종목이 라인을 보여주는 것이다 보니 근육이지만 선이 아름다운 것도 필요하다. 해외에 IFBB 프로 선수들을 전문적으로 만드는 트레이너의 경우에도 그 기준을 맞춰서 몸을 만들 수 있게 한다고 하더라.

그러면 그 기준에 가장 근접한 선수가 우승을 차지하게 되는 것인가
그렇다. 안젤리카가 그런 케이스다. 머슬적인 부분에서는 다른 선수들보다 조금 떨어질지는 몰라도 라인과 근육이 정말 조화가 잘되어있다. 사실 워킹하고 걸어 나오는 것을 본다면 일반인 같지만, 그 안에 근육과 라인이 다 살아있기 때문에 2연패를 따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대회마다 기복이 심한 선수들도 많다. 선수 본인도 어떤 점이 부족한지 모르는 경우가 있던데
대회마다 기준이 다르다보니 운이 크게 작용한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면 아놀드클래식에 가면 좀 하드하게 몸을 만든 선수들이 성적이 좋고, 올림피아는 아놀드 클래식보다 좀 부드러운 몸이 더 점수를 높게 받는다. 기준이 대회마다 각각 다르다보니 선수들이 혼란이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 숀 로든과 필 히스에서 보는 대한민국 보디빌딩이 나아가야할 길

미스터 올림피아에서는 숀 로든이 필 히스를 꺾고 우승을 차지했는데 어떻게 생각하나
사실 최고의 선수들을 내가 직접 평가하기에는 부끄럽다. 그래도 이야기를 해보자면 숀 로든은 상상할 수 없는 굉장한 선수임에는 틀림없다. 직접 대회를 보지는 않았지만, 개인적으로 전체적인 느낌은 필 히스 카이 그린을 기준으로 생각한다면, 숀 로든은 클래식 피지크와  보디빌딩 사이의 아름다움을 모두 가진 균형을 갖춘 느낌이었다.

하지만, 내가 생각하는 보디빌딩적인 관점으로 본다면 개인적으론 필히스의 우세를 이야기하고 싶다 근육에 있어서 필 히스는 따라올 사람이 없다고 생각을 한다. 내년에는 또 우승을 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을 하고, 더 나아가 또한 필 히스의 상대로는 카이그린 뿐이라는 생각도 조심스레 건네고 싶다.

구체적으로 숀 로든이 우승할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이라 생각을 하나
비율적인 부분은 숀 로든이 좋다. 제대로 된 역삼각형 몸매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을 한다. 게다가 컨디셔닝도 좋았고, 필 히스가 수술을 받으면서 제대로 컨디셔닝을 못했기 때문에 이번 올림피아에서 성적이 갈린 것이라고 생각한다.

올림피아에서 두드러진 것이 광배근이 국내선수들에 비해 많이 발달되어있다고 느꼈다 이에 대해 동의하는지
우리나라 선수들의 단점이라고 생각한다. 근질이나 근매스, 라인은 해외선수들과 비슷하다 생각한다. 다만 광배에서 이어지는 라인이나 광배의 넓이가 중요한데 국내선수들은 이것이 좀 부족한 것 같다. 아무래도 로우 동작들이 많다보니 그런 것 같은데, 아무래도 근매스나 컨디셔닝은 점수를 얻기에 쉽기 때문에 선수들이 약간 비중을 높게 두는 것 같다.

국내선수들이 왜 광배부분에 소홀히 한다고 생각하나
일단 광배를 키우기 위해서는 시간이 꽤 많이 소모가 된다. 또 로우 동작은 고통이 거의 없지만, 풀 다운이나 풀업, 턱걸이 같은 것은 아무래도 좀 더 고통이 있다 보니 공략이 잘 되지 않는 것 같다. 그것이 해결되어야 만이 클래식 피지크에서도 통하는 선수들이 많을 것 같다.

광배근 이외에도 선수들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이 있다면?
몸을 만들 때에는 자신의 체격이 뛰고 싶은 체급에 맞는지 한번 알아보고 몸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다들 사이즈만 늘리겠다고 생각을 해서 체급을 높게 잡는 경우가 있는데 그럴 경우에는 근육과 신장의 밸런스가 맞지않아 좋은 몸이 나오기가 힘들다. 근육이 크기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근육을 무작정 키우는 것보다는 자신의 체격에 맞게 키우는 것이 아주 중요하다고 본다.

■ 프로카드를 따도 문제...피규어나 머슬에 대한 관심 필요해

그리고 우여곡절 끝에 프로카드를 따도 문제라고 들었다
프로카드를 따도 문제다. 특히 피규어나 여자 보디빌딩, 여자 피지크 같은 경우에는 대회가 거의 없어서 해외까지 가야하는 경우가 생긴다. 저번 6월에 프로카드를 딴 손한나 선수의 경우에도 루마니아로 날아가서 프로전을 치른다. 

루마니아까지 가서 프로전을 치른다니 힘들 것 같다
한나가 계속 이것에 대해 고민을 하고 있길래 가라고 했다. 가서 한번 치러보고 “아 이것이 프로대회구나“라고 느낀 다음에 그 다음에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라고 조언을 했다.

국내에서나 해외에서나 비키니가 인기가 많은 것 같다. 지난 올림피아 파이널에서도 비키니 결승을 따로 치렀을 정도였다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아무래도 여자머슬이나 피규어보다 비키니가 좀 더 대중적이다보니 선수들도 비키니 종목을 선호하고 있고 상대적으로 여자 머슬 종목의 경우에는 참가자가 부족하다. 그러다보니 대회측에서도 선수들이 많이 모이는 비키니를 위주로 대회를 여는 것 같다.

이전부터 비키니 뿐만 아니라 피규어, 머슬 종목의 선수들에게 관심이 많은데
아무래도 여자 선수들의 저변을 넓히고 싶은 마음이 크다. 남자같은 경우에는 보디빌딩과 클래식 피지크, 스포츠모델이 고루고루 인기가 많지 않은가 여자들 역시 비키니에 치중된 것이 아니라 다양한 종목에서 좋은 선수들이 나왔으면 좋겠다고 생각을 하고 있고, 좋은 선수가 될 수 있게 도와주는 것이 내 일이라고 생각한다.

■ 최고의 트레이너가 아닌 선수에게 인정받는 트레이너가 되고 싶다

올해 선수들에게 투자를 아끼지 않겠다고 했는데 진행상황에 대해서도 궁금하다
한번 선수들을 위한 팀까지는 아니더라도 선수들이 마음놓고 운동할 수 있는 센터를 만들고 싶다. 현재 구상중이고, 신중하게 준비하고 있다. 아마 완성이 된다면 선수들이 좀더 편하게 운동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드디어 꿈에 한걸음씩 다가서고 있는데 앞으로의 각오도 들어보고 싶다
언제나 영원한 선수들의 아버지로 남고 싶다. 선수들이 내 지도를 받고 좋아지는 것을 보면 자식이 잘되는 부모 마음과 같이 너무 뿌듯하다. 시대는 변하듯이 보디빌딩도 이에 맞춰서 변하고 있다. 언제, 어느 대회에서나 거기에 맞는 몸을 만들어내는 트레이너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보겠다.

최고를 꿈꾸며 자신의 길을 가는 선수들에게도 한마디 부탁한다
항상 이렇게 힘든 길을 가는 것이 얼마나 막막하고 두려운지 잘 알고 있다. 하지만, 그러한 두려움을 극복하고 정상에 오른다면 그 기쁨은 배가될 것이다. 최고를 목표로 끝까지 향해가라, 만약 혼자 그 길을 가는 것이 힘들다면 팀키스의 문을 두드려라. 언제나 도와주겠다.

사진=몬스터짐 DB
반재민 기자(press@monstergroup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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