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아시아=반재민 기자] 올해 부진의 늪에서 헤어나오기 위해 노력하던 박성현이 메이저 대회에 강한 면모를 보이며 시즌 두번째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박성현은 2일(한국시간) 미국 일리노이주 켐퍼 레이크스 골프클럽(파72/6,741야드)에서 열린 미국 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세 번째 메이저 대회 KPMG 위민스 챔피언십 마지막 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만 네개를 기록하며 최종합계 10언더파 278타를 기록하며 2위인 하타오카 나사(일본), 유소연과 연장전에 돌입했고, 연장 홀에서 극적인 우승컵을 거머쥐었다.

이로써 박성현은 지난해 US 오픈에서 우승을 차지한 데 이어 올해 KPMG 위민스 챔피언십에서도 우승을 차지하며 메이저 대회에 강한 면모를 보여주었다. 또한 텍사스 클래식 우승 이후 3연속 컷 탈락 등으로 부침이 심했던 경기력까지 한꺼번에 끌어올려 박성현에게는 의미있는 우승이 되었다.

유소연의 우승은 순탄한 것처럼 보였다. 마지막 라운드까지 유소연은 11언더파로 2위 그룹에 세타 앞선 선두로 라운드를 시작했다. 박성현은 7언더파로 그 뒤의 위치에서 시작을 했다. 하지만, 퍼팅이 유소연과 박성현의 운명을 갈라놓았다. 유소연의 퍼팅은 좀처럼 홀컵에 떨어지지 않았고 마지막 라운드에만 버디를 네 개 잡아내고도 더블 보기와 보기를 범해 기복있는 플레이를 보였다. 특히 우승을 눈앞에 둔 17번 홀에서는 티샷이 해저드에 빠지는 치명적인 실수를 범하며 더블 보기를 기록, 단독선두의 자리에서 미끄러졌다.

이사이 치고 올라온 두 선수가 있었다. 바로 박성현과 하타오카 나사였다. 특히 하타오카의 기세가 눈부셨다. 하타오카는 마지막 날에만 이글을 두개나 잡아내는 신들린 듯한 샷을 선보였고, 버디 다섯 개, 이글 두개에 보기는 단 하나를 기록하는 무결점 플레이를 보여주며 4라운드 67타를 기록, 유소연과 박성현을 압박해나갔다.

하타오카의 눈부신 추격에도 박성현은 흔들리지 않았다. 특유의 안정감이 살아난 박성현은 보기 없이 네 타를 줄이는 플레이를 보였다. 특히 16번 홀이 백미였다. 세컨샷이 치우쳐 해저드에 걸친 위기 상황이었다. 하지만, 여기에서 박성현은 과감하게 해저드에 들어갔다. 그리고 98년 US 오픈의 박세리와 같은 칩샷을 재현하며 공을 그린에 올렸고, 극적인 파 세이브를 해내며 한발 앞서나가기 시작했다. 특히 마지막 홀에는 유소연과 더불어 버디 찬스를 잡았다. 하지만, 버디 퍼팅이 조금 짧았고 우승자를 가리기 위해 세 선수는 연장전에 돌입했다.

18번 홀에서 펼쳐진 연장전, 티샷은 추첨에 따라 하타오카, 박성현, 유소연 순으로 진행되었다. 세 선수 모두 페어웨이에 공을 떨어뜨리며 한치의 양보없는 접전을 예고했다. 두번째 샷은 유소연부터 진행되었다. 유소연의 세컨샷은 다소 오른쪽으로 치우쳤지만, 해저드를 간신히 넘겨 프린지에 떨어졌다. 하타오카 역시 길게 공략했고 유소연과 비슷한 위치에 공을 떨어뜨렸다. 박성현 역시 절묘한 세컨샷을 홀컵과 가장 가까운 거리에 붙이며 좋은 컨디션임을 보여주었다.

운명을 가를 퍼팅, 유소연의 10여미터 되는 퍼팅이 그대로 들어가면서 먼저 우승의 기회를 잡았다. 유소연의 절묘한 퍼팅에 하타오카는 흔들렸다. 하타오카의 버디퍼팅은 빗나가며 파로 마무리 지었다. 하지만, 박성현은 흔들리지 않았고 까다로운 버디퍼팅을 성공으로 마무리 지었다. 결국 연장전을 위해 스코어카드를 내고 한시간이나 기다려야했던 하타오카는 첫 홀에서 탈락했고 연장 두번째 홀부터 우승 경쟁은 박성현과 유소연, 한국낭자들의 싸움으로 좁혀졌다.

16번에서 펼쳐진 두번째 홀은 박성현의 티샷부터 시작되었다. 티샷이 스프링쿨러에 맞았지만 페어웨이에 멈췄다. 유소연 역시 티샷을 박성현과 비슷한 위치의 페어웨이에 올렸다. 이어진 박성현의 두번째 샷이 절묘하게 그린에 떨어졌다. 유소연의 두번째 티샷 역시 그린을 향했지만 박성현보다 조금 먼 위치에 떨어졌다. 이 상황에서 천둥번개를 동반한 비구름이 켐퍼 레이크 골프클럽에 드리워졌고, 잠시 경기 중단이 선언되었다가 20여분 후에 재개되었다.

경기가 속개된 후 이어진 이번 대회의 운명을 가를 수도 있는 중요한 퍼팅, 유소연의 버디퍼팅은 살짝 왼쪽으로 빠졌고, 유소연은 아쉬움을 나타냈다. 그리고 박성현의 먼거리 버디퍼팅이 성공되면서 박성현의 우승이 확정되었다.

사진=순스포츠 홍순국 
반재민 기자(press@monstergroup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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