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V리그가 온다. 일본 V리그가 2018년 기존 세미프로 형식의 리그에서 완전한 프로리그의 신(新) V리그 개막을 준비하고 있다. 이미 1994년부터 장기적인 목표를 잡고 V리그 추진을 준비한 일본 V리그는 올 10월 그 모습을 드러낼 예정이다. V-포커스에서는 일본 V리그의 모습과 국내 V리그에 끼치는 영향은 무엇일지 알아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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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V리그는 배구의 가치를 높여 일본의 인기 스포츠가 됨과 동시에 세계로 이어지는 세계 최고의 배구리그를 목표로 합니다.”
(일본 V리그의 창립 청사진)

[스포츠아시아=반재민 기자] 일본 V리그는 이미 1994년 설립 논의가 있었지만, 어두운 비전을 우려한 기업들이 난색을 표함에 따라 설립은 일시적으로 중단되었다. 하지만, 일본의 V리그 창설의 의지는 꺾이지 않았다. 2000년대 초반 일본 실업리그가 V리그의 하부리그가 되면서 본격적인 세미프로 리그가 시작되었고, 승강제도가 생기며 본격적인 프로의 모습을 갖춰갔다.

2005-06 시즌 이후 V 프리미어리그와 챌린지 리그로 바뀐 V리그는 현재 프리미어리그 각 남녀 8팀, 챌린지 리그(1,2 포함)에 남자 18팀, 여자 13개 팀(모두 준가맹 포함)이 치열한 리그를 전개중에 있다.

그리고 2017-2018 시즌을 끝으로 V프리미어 리그는 완전한 프로리그인 슈퍼 리그(가칭)로 바뀌게 되며 V 프리미어리그와 챌린지리그는 새로운 명칭인 V리그 S1, V리그 S2, V리그 S3로 바뀌게 된다.

새로운 V리그는 대한민국이 먼저 도입한 V리그를 모티브로 따온 것이 많다. 이미 05-06 시즌부터 한,일 V리그 탑매치를 통해 한국 V리그와 교류한 일본 V리그는 지역 연고제 실시, 현재 각 현의 배구협회가 가지고 있는 경기 운영권을 소속 클럽의 소유로 바꾸는 등 한국이 먼지 시행한 V리그의 제도를 받아들여 새로운 도약을 꿈꾸고 있다.

이미 엄격한 프로참가 기준을 통과해 V리그 라이센스를 취득한 팀만이 리그에 참가할 수 있게 되는데 남자부에서는 기존 8개팀에 챌린지 팀 3팀이 추가되어 현재까지 총 11개팀이 참가할 예정이며, 여자부에서는 14개 팀이 이미 라이센스를 얻었거나 라이센스 절차를 마무리하고 있다. 일본 V리그는 2020년 도쿄 올림픽까지 S1 리그의 제도를 정착시키고, 올림픽 이후 S2리그와 현재 남자부만  치르기로 논의하고 있는 S3 리그에서도 S1에 정착된 제도를 이식시켜 일본 배구의 부흥을 이루겠다는 각오다.

전체적으로 한국 V리그의 모티브를 많이 삼고 리그를 준비했지만, 한국 V리그의 모티브를 넘어선 일본의 새로운 V리그만이 가진 제도에 더 주목할 필요성이 있다. 바로 유스 시스템과 외국인 선수의 아시아쿼터 도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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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V리그 파나소닉 팬더스의 유스팀>

V리그는 창설 당시부터 라이센스의 기본 조건을 크게 세가지로 잡았다. 첫 번째로 클럽팀의 법인화, 두 번째로 연고지명의 필수표기와 홈 구장의 존재, 그리고 세 번째로 유스 팀과 유스팀을 보유할 학교가 있는지가 바로 필수조건이다.

국내 V리그에서는 아직 갖춰지지 않은 유스시스템을 일본 V리그는 갖춰나갈 준비를 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국제경쟁력을 한층 더 높이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보이고 있다. 현재 있는 고등학교 클럽 배구팀도 선수가 없거나 성적이 좋지 않으면 존폐의 위기에까지 몰리는 국내 배구사정을 본다면 더욱 두드러지는 가입요소다.

그리고 세 번째로 아시아쿼터제의 도입이다. 현재 일본 V 프리미어리그의 외국인 제한은 한국 V리그와 똑같은 1명이다. 하지만, 새롭게 시작되는 V리그은 AVC(아시아배구연맹) 소속 선수 한명을 더 추가하자는 방안이 대두되고 있다.

아시아의 선수들을 통해 아시아에서 일본배구가 가지고 있는 입지를 확인함과 동시에 아시아의 인기 선수들을 일본으로 모아 홍보효과를 증대시키겠다는 복안이다. 또한 현재 세미 프로리그 형식으로 되어있어 연봉이 최대 800만엔(한화 8천 57만원)을 넘지 못하는 여러가지 선수들이 많은 제약을 받았던 과거를 비춰본다면, 프로화가 되면서 선수들의 가치 또한 상승하는 효과를 누리기 위해서는 유명 외국인 선수들의 활약은 필수적이다.


실제로 일본은 새로운 리그 참가에 발맞춰 양질의 외국인 선수 영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우리카드의 공격수 크리스티안 파다르가 S1리그인 도요타 고세이 트레페르자의 관심을 받고 있는 것은 알려진 사실이며, 여자부 또한 KGC 인삼공사의 알레나 버그스마, IBK 기업은행의 메디슨 리쉘이 덴소 에어리비즈 등 복수의 일본팀에게 관심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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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일본 V리그를 평정한 JT 마블러스의 김연경>


만일 아시아쿼터 제도가 도입될 경우 일본 V리그의 스카우터들은 중국선수들 뿐만이 아닌 양효진과 김희진, 이재영 등과 같은 국내 에이스급 선수들에게도 관심을 가질 가능성이 크다. 이미 2010년 JT 마블러스가 김연경의 맹활약을 바탕으로 우승을 차지하면서 일본 내에서의 한국 선수들에 대한 인식이 좋으며, 다른 국적의 선수들에 비해 연봉이 낮고, 실력 또한 일본 선수들에게 뒤떨어지지 않는다는 것이 일본 배구 관계자의 설명이다.

새롭게 변화할 일본 리그의 공습이 본격적으로 시작될 2018년, 7구단 문제와 경기시간, 많은 라운드, 2군 리그 도입, 외국인 선수 트라이아웃과 같은 과제들이 산적해 있는 우리 V리그 역시 발빠른 제도 개선을 통해 점진적인 리그의 발전 방향을 모색해나가야 할 것이다.

사진=일본 V리그 제공
반재민 기자(press@monstergroup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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