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아시아=사진 순스포츠 홍순국·글 조형규 기자] 고진영(23, 하이트)은 지난주 돌풍과도 같은 시간을 보냈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데뷔전이었던 'ISPS 한다 호주 여자오픈'의 마지막 라운드가 열린 지난 18일, 고진영은 버디 5개와 보기 2개를 묶어 3언더파 69타를 쳤다. 최종합계 14언더파 274타로 우승을 확정 짓는 순간이었다.

고진영은 LPGA 데뷔전에서 곧바로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며 세상을 놀라게 했다. LPGA 역사에서 데뷔전에 곧바로 우승을 차지한 선수는 지난 1951년 베벌리 핸슨 이후 무려 67년 만에 나온 대기록이다.

고진영은 이 여세를 몰아 혼다 LPGA 타일랜드에서도 다시 추격의 불씨를 살렸다. 23일 태국 촌부리 시암 컨트리클럽에서 열린 혼다 LPGA 타일랜드 2라운드에서 고진영은 버디 7개와 보기 2개를 기록하며 상위권으로 훌쩍 도약했다.

앞선 1라운드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던 고진영은 이날 합계 4언더파 140타를 치며 전날의 부진을 씻어냈다. 공동 47위로 출발했던 순위도 공동 19위로 단번에 뛰어올랐다.

환한 미소를 되찾은 고진영을 2라운드 경기 후 직접 만났다. 다음은 스포츠아시아와의 일문일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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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먼저 지난주 우승 축하한다. 원래 혼다 LPGA 타일랜드 클래식은 출전 계획이 없었는데 지난주 우승으로 갑자기 출전하게 됐다. 소감은.
▲ 원래 이번 주에 한국에서 쉬다가 싱가포르로 넘어가려고 했다. 그런데 지난주에 우승하게 돼서 이번 주 (대회)에도 나오게 됐다. 생각보다 준비할 게 많았던 것 같은데 너무 급작스럽게 와서 어제 1라운드에 굉장히 힘들게 플레이했다. 이곳(태국) 날씨가 너무 더워서 선수들이 플레이하는데 조금 힘든 상황이다. 더위에 최대한 더 보강을 잘 해서 남은 이틀을 잘 마무리해야 할 것 같다.

Q. 지난주 대회와 달리 톱 레벨 선수들이 모두 출전했다. 차이점이 느껴지나.
▲ 지난주에도 사실 어떤 선수가 나오는지에 대해서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이번 대회도 마찬가지다. 일단 내가 할 수 있는 것에만 더 집중하는 것이 중요할 것 같다.

Q. 이 정도의 더위 속에서 경기해본 적이 있나.
▲ 작년에 대구에서 시합을 한 적이 있었는데 그때도 더웠던 것 같다. 그런데 이번 대회도 만만치 않게 더운 것 같다. 

Q. LPGA 데뷔전에서 바로 우승했다. 앞으로도 나오기 힘든 대기록이 될 텐데, 한 번만 더 소감을 말해줄 수 있나.
▲ 지난주는 정말 지금 생각해도 믿기지 않는 한 주를 보낸 것 같다. 그 전에 (초청선수로 출전했던 LPGA투어) 하나은행 챔피언십에도 우승한 적이 있지만, 공식 데뷔전에서 우승을 할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기 때문에 조금 더 감회가 새롭다. 그때는 얼마나 대단한지 몰랐는데 지나고 나서 보니깐 '그래도 굉장한 일을 했구나'라고 느끼게 되는 것 같다.

Q. 부모님은 뭐라고 축하해주셨나.
▲ 아빠는 한국에서 보고 계셨는데 너무 자랑스러워 하시는 문자와 전화를 받았다.

Q. 지난 시즌부터 비거리를 늘리는 데 중점을 뒀다. 그게 호주여자오픈에서 우승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됐는지. 
▲ 아무래도 비거리가 많이 나게 되면 세컨드 샷을 조금 더 수월하게 공략할 수 있기 때문에 전지훈련 기간 내에 조금 더 체력보강이라던가 거리를 많이 늘리는 것에 신경을 많이 썼다. 그런데 스트레스받지 않고 플레이할 수 있었기 때문에 우승할 수 있었던 것 같다.

Q. 호주여자오픈 전에 신지애 선수와 만났다고 들었다. 거기서 혹시 신지애 선수가 특별한 조언을 해준 게 있었는지.
▲ (지애) 언니가 지금 내가 골프를 친 것보다도 더 많이 시합을 했더라. 언니가 맛있는 저녁도 사주면서 좋은 이야기를 많이 해주셨다. 일단 나는 첫 데뷔전이었기 때문에 조금 더 긴장을 많이 했다. 그런데 언니는 50승을 하고 출전한 대회였기 때문에 내가 굉장히 어린 아이 같은 느낌을 많이 받았다. (Q. 한턱 사야겠네요?) 네. 이제 제가 쏴야죠(웃음).

Q. 당초 올 시즌 목표가 1승과 신인왕이었다. 그런데 벌써 1승을 했다. 또 다른 목표가 생길 것 같은데.
▲ 일단은 가는 골프장이 모두 처음이기 때문에 조금 더 적응하는 기간이 많이 필요할 것 같다. 아직은 아시아에서 시합을 많이 뛰기 때문에 어려움이 크게 없지만, 미국 본토로 가게 되면 잔디라던가 이런 것들이 달라진다. 그런 것들에 대해 조금 더 기간을 두고 많이 적응해야 할 것 같다. 

Q. 이제 2라운드 경기가 끝났다. 앞으로 이틀 동안 3~4라운드 경기가 열리는데 남은 기간 어떻게 임할 생각인가.
▲ 일단 3~4라운드가 남아있는데 내가 할 수 있는 것들에 대해 조금 더 집중하고 싶다.

Q. 작년에 KEB 하나은행 챔피언십 우승 후에도 미국 진출에 대해 약간 고민하지 않았나. 그때 고민한 이유는 무엇이었나. 
▲ 아무래도 이동하는 게 힘들 거라 예상했고, 한국과 다르게 나만의 시간이 없을 것 같았다. 그리고 부모님과 떨어져 있는 게 마음에 걸렸다. 그런 부분 때문에 오랫동안 고민을 했던 것 같다. 

Q. 지난해는 LPGA 초청선수로 출전했지만, 올해부터 정식 선수로 출전하고 있다. 느낌이 어떤지.
▲ 많이 다른 것 같다. 하나은행 챔피언십 우승했을 때는 한국이었기 때문에 LPGA 대회라는 생각이 크게 들지 않았다. 그런데 이제는 (LPGA에 정식으로) 데뷔를 해서 외국에서 플레이하다 보니깐 '데뷔를 했구나' 하는 실감이 나는 것 같다. 그렇지만 여기에도 한국 언니들이 많기 때문에 잘 챙겨주시고 즐겁게 시즌을 보내고 있다.

Q. LPGA 첫승 후 주위의 반응이라던가 여러 가지가 달라진 것들이 있다면.
▲ (특별히) 그런 건 없고 언니들이 많이 축하를 해줬다. '어떻게 원샷원킬이냐', '처음 나가자마자 우승했냐'면서. 나도 지나고 나니깐 정말 굉장한 한 주를 보냈다는 생각이 든다. 

Q. 한국 팬들에게 한마디 부탁한다.
▲ 안녕하세요. 여기 태국에 있는데 날씨가 굉장히 습하고 더워서 플레이하는데 힘듦이 있어요. 많은 한국 분들께서 한국에서 응원 보내주시면 우리 한국 선수들이 조금 더 힘을 내서 우승 소식을 전해드릴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사진·영상] 순스포츠 홍순국
조형규 기자(press@monstergroup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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