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K 기업은행은 지난 4라운드 도로공사와의 경기부터 새로운 포메이션을 들고 나왔다. 미들 블로커 포지션이었던 김미연을 아포짓 스파이커로, 반대급부로 아포짓 포지션이었던 김희진을 미들 블로커 포지션으로 옮긴 것이었다. 도로공사의 높이에 대응하기 위한 방책이었지만, 도입 첫 경기에서는 효과를 크게 보지 못했고, 팀도 패하고 말았다. 하지만, 포메이션이 자리를 잡은 지금 기업은행은 ‘김희진 시프트’를 앞세워 도로공사의 발목을 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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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테이션이 자리를 잡으면서 공수 밸런스가 완벽해진 것 같아요. (김)미연이가 잘하다보니 (김)희진이도 더불어서 경기력이 올라온 것 같아요. 만족합니다.”(IBK 기업은행 이정철 감독, 흥국생명전 후 인터뷰에서)

[스포츠아시아=반재민 기자] 시즌 초반 이정철 감독은 김희진을 아포짓 스파이커와 미들 블로커를 병행하는 전략으로 시즌을 꾸려나갔다. 김미연은 김희진이 아포짓으로 이동할 때에는 미들 블로커로, 미들 블로커로 이동할 때에는 아포짓으로 자리를 옮기는 하이브리드 포지션으로 시즌을 치렀다.

각 로테이션 방식마다 일장일단이 있었다. 김미연이 미들 블로커로 이동을 한 날에는 중앙의 무게감이 떨어졌다. 177cm로 미들 블로커로서는 작은 김미연의 키가 블로킹 라인의 약화를 가져왔고, 김희진과 메디의 공격비중은 더욱 높아졌다.

하지만, 지난 흥국생명 전에서와 같이 김희진을 미들 블로커로, 김미연을 아포짓 자리에 놓자 높이와 공격이 살아나기 시작했다. 김미연이 방황을 끝내고 한 포지션에 적응을 마치자 공격성공률이 높아지기 시작했다. 흥국생명과의 경기에서 보여준 김미연의 공격성공률은 무려 77.18%, 10개를 때리면 거의 8개가 득점으로 연결되었다는 뜻이다. 올 시즌 김미연의 평균 공격성공률이 34.02%라는 것을 감안한다면 엄청난 활약을 보여준 것이었다.

김미연이 사이드에서 제 몫을 해주자 김희진도 보다 쉽게 미들 블로커 역할을 수행할 수 있었다. 김희진이 김수지와 짝을 맞추자 김수지의 득점도 덩달아 올라가는 효과를 가져왔다. 흥국생명 전에서 김수지는 블로킹 4개를 잡아내는 등 7득점을 기록했다. 기록은 평소와 비슷했지만, 유효 블로킹이나 상대공격을 견제하는 면에서 전보다 더욱 쉽게 플레이할 수 있었다.

지난 도로공사와의 경기에서 김수지가 단 1득점에 묶였고, 이것이 패배의 요인 중에 하나였음을 감안한다면 김희진 시프트가 미들 라인에서 얼마나 큰 힘이 되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김희진 시프트가 성공을 거두기 위해서는 김미연의 활약이 절대적이다. 이정철 감독은 흥국생명 전 만큼만 경기를 펼친다면 문제될 것이 없다고 말했다. 김미연에 대한 신뢰를 엿볼 수 있는 반응이었다.

기업은행의 다음 경기는 오는 30일 선두 도로공사와 홈에서 경기를 치른다. 이제 남은 맞대결은 단 두경기, 승점 차이는 단 3점차이인 만큼 맞대결에서 최대한 많은 승점을 따는 것이 중요한 기업은행의 상황에서 김희진 시프트가 도로공사를 맞아서도 성공을 거둔다면, 대역전 우승도 그저 바람만은 아닐 것이다.

김희진 시프트의 열쇠를 쥐고 있는 김미연, 과연 김미연은 이정철 감독의 구상을 완벽하게 이뤄줄 수 있는 키 플레이어 역할을 해낼 수 있을까? 김미연에게 남은 2라운드의 활약이 주목되는 이유다.

사진=KOVO 제공
반재민 기자(press@monstergroup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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