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시즌 KGC 인삼공사의 윙 스파이커 지민경에게는 최고의 한해였다. 입단하자마자 쟁쟁한 선배들을 제치고 주전 자리를 꿰차며 팀의 플레이오프 진출을 이끌었고, 신인왕을 수상하는 경사를 누리기까지 했다. 하지만, 올 시즌 지민경은 시련의 소포모어 징크스를 보내고 있다. 1년 사이 지민경에게는 무슨 일이 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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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경이는 제가 살리기 위해 정말 노력하고 있어요, 아직 부족한 점이 많긴 하지만, 잘 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해요.“(KGC 인삼공사 서남원 감독)

[스포츠아시아=반재민 기자] 지민경의 강점은 큰 신장에서 나오는 타점 높은 공격이다. 이미 중고등학교 시절에 키가 180cm를 넘기며 배구 관계자들의 주목을 받기 시작한 지민경은 그의 고모 지경희로부터 물려받은 배구센스를 바탕으로 선명여고의 전성기를 이끌며 청소년 국가대표에 선발되는 등 최고의 유망주로 각광받았다.

16-17 시즌 1라운드 2순위로 인삼공사의 지명을 받은 지민경은 당시 백목화와 이연주가 모두 은퇴하며 비어버린 보조 공격수 자리 한자리를 차지했다. 당시 서남원 감독은 비어버린 보조 공격수 자리에 장영은과 최수빈, 지민경, 김진희를 차례차례 기용하며 기회를 주었고, 지민경은 자신에게 온 기회를 잘 살리며 인삼공사의 살림꾼으로 자리를 잡아갔다.

높은 타점에서 나오는 오픈 공격은 프로에서도 어느정도 통하는 모습을 보여주었고, 자신감을 얻은 지민경은 더욱 과감한 플레이로 상대코트를 공략하기 시작했다. 특히 후반기 장영은과 최수빈이 부상을 당한 위기속에서 지민경은 6라운드 현대건설과의 경기에서 17득점으로 개인 최다득점을 기록하는 등 자신의 잠재력을 마음껏 뽐내며 팀의 플레이오프 진출에 큰 역할을 해냈다.

이따금 기복이 있는 모습도 보여주었지만, 시즌이 끝났을 때 지민경의 성적은 29경기에 나서 176득점, 30.76%의 공격성공률, 신인들 가운데에서는 뺴어난 성적이었다. 시즌 후 진행된 시상식에서 지민경은 기자단 투표에서 만장일치로 생애 한번 뿐인 신인왕을 차지하는 영광을 차지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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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1년이 지난 현재 지민경은 코트보다는 웜업존에서 보내고 있는 시간이 많다. 한송이가 GS 칼텍스에서 이적해오면서 미들 블로커가 아닌 윙 스파이커 포지션으로 한자리를 차지했고, 수비에서 안정감이 있던 최수빈이 또 다른 보조 공격수 자리를 맡게 되었다. 지민경에게는 작년만큼의 기회가 오지 않았다.

문제는 리시브였다. 지난해부터 지적받기 시작했던 서브리시브가 본격적으로 문제가 되기 시작했다. 상대의 목적타 서브는 지민경으로 향했고, 지민경의 리시브 성공률은 점점 떨어졌다. 지민경의 올 시즌 리시브 성공률은 21.31%, 한송이의 성공률인 23.68%보다 낮다.

리시브에서 밀리다보니 자연스럽게 공격까지 자신감을 잃어버리기 시작했다. 결국 제한적인 기회마저 날려버렸다. 알레나가 부상당해 경기에 출장할 수 없었던 3라운드에서 지민경은 자신의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 이에 서남원 감독은 지민경 대신 우수민과 박세윤이라는 깜짝 카드에 한수지를 윙 스파이커로 기용하는 변칙 전술을 써야만 했고, 결과는 3라운드 전패라는 성적표였다.

게다가 앞으로의 전망도 좋지 않다. 수비를 담당하던 최수빈이 IBK 기업은행으로 떠났지만, 반대급부로 이적해온 고민지와 채선아가 수비라인 안정화에 기여하며 붙박이 주전으로 자리 잡았기 때문이다. 둘이 영입된 이후 인삼공사는 4승 1패의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쉽게 두 선수를 뺄 수 없는 이유다.

결국 지민경은 제한된 기회속에서 자신의 능력을 다시 보여줘야만 한다. 서남원 감독도 지민경에 대해 안타까워 하며 분발을 촉구했다. 서 감독은 지민경에 대해 ”정말 안타깝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서 ”정말 신장도 좋고 하드웨어는 좋은데 서브 리시브나 어택커버와 같은 기본기가 부족하다. 본인이 기량을 발전 시켜아하는 것은 맞는 것 같다.“라고 평했다.

하지만, 서남원 감독은 지민경의 강점을 믿고 있었다. 바로 하고자하는 의지였다. 서 감독은 ”민경이가 훈련에서나 경기에서나 움츠러드는 것 보다는 열심히는 하려고 한다. 그 자세는 정말 좋다고 생각한다.“라며 정신자세에 대해 칭찬했다. 이어서 ”하지만 세심함이 떨어진다. 좀 더 하면서 상황상황에 맞게 움직이는 법, 자리를 잡는 법을 더 많이 생각하고 배구를 해야하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더 좋아지리리라 믿는다. 앞으로도 기회를 주면서 잘 키워보겠다.“라며 애정을 나타냈다.

시련의 계절을 보내고 있는 지민경, 후반기 체력싸움이 시작된 가운데 지민경이 부활한다면 인삼공사의 봄배구 기적은 꿈만은 아닐 것이다. 과연 지민경은 겨울의 눈보라를 헤치고 다시 일어설 수 있을까?

‘소포모어’ 지민경이 반전을 이뤄낼 라운드는 아직 2라운드나 남았다.

사진=KOVO 제공
반재민 기자(press@monstergroup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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