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페 미오치치가 UFC 헤비급의 기록을 새로 썼다. 지난 21일 열린 UFC 220에서 도전자 프란시스 은가누를 꺾고 UFC 헤비급 역사상 최초로 3차 방어라는 기록을 작성한 것. 미오치치는 자신이 언더독으로 평가받는 상황에서도 조용히 땀을 흘리며 경기를 준비했고, 마침내 신기록과 함께 "내가 역사상 최고의 헤비급이다"라며 웃음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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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들 은가누가 100만 명에 한 명 나올까 말까 한 재능이라느니, 경이로운 사나이라느니 어쩌고저쩌고... 그래서 어떻게 됐나요? 오늘 밤은 스티페의 쇼였습니다. 그 누구도 달성하지 못한 3차 방어를 제가 해냈죠. 제가 바로 가장 위대한 헤비급 챔피언입니다. 제가 기록을 깼고, 제가 최고의 사나이죠." (스티페 미오치치)

[스포츠아시아=조형규 기자] 그동안 UFC에서 헤비급 챔피언이 3차 방어에 성공한 기록은 없었다.

선택받은 자의 전장으로 불리는 헤비급은 체급의 특성상 새로운 인재들을 수급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존의 파이터들끼리 치열한 경쟁이 이뤄지는 체급이기도 하다.

그래서일까. 역대 UFC 헤비급 챔피언은 모두 3차 방어의 벽을 넘지 못했다. 랜디 커투어, 브록 레스너, 케인 벨라스케즈 같은 파이터들이 가까스로 2차 방어를 달성했지만, 모두 3차 방어전에서 무너졌다. 

하지만 스티페 미오치치(35, 미국)가 악순환을 끊었다. 지난 21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매사추세츠주 보스턴 TD 가든에서 열린 UFC 220에서 무서운 상승세의 도전자 프란시스 은가누(31, 카메룬)를 5라운드 판정으로 돌려세우며 UFC 역사상 헤비급 최초 3차 방어라는 새 기록을 썼다. 

그 누구도 내딛지 못한 영역에 들어선 미오치치는 이제 스스로를 UFC 헤비급 역사상 최고의 파이터라고 설명한다.

미오치치는 21일 경기 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자신이 의심의 여지 없는 UFC 헤비급 역사상 최고의 파이터라는 사실을 강조했다.

"그 누구도 헤비급 타이틀을 세 번이나 방어한 적이 없었다. 그동안 나는 타이틀을 얻을 때도, 방어할 때도 최고의 파이터들을 상대로 정말 어려운 길을 걸어왔다. 4만 5천 명의 브라질 관중 앞에서 베우둠과 싸웠고, K-1 챔프인 오브레임이 다음 타자였다. 그 후에는 나에게 패배를 안긴 주니어 도스 산토스도 만났지."

자신의 경기를 되새긴 미오치치는 이어 은가누 역시 대단히 위험한 상대였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개의치 않는다며 대답을 이어갔다. "싸움이 쉽지 않을 거라는 건 알고 있었다. 하지만 난 단 한 번도 쉬운 길을 간 적이 없다. 모든 것이 가시밭길이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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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미오치치의 경기는 흡사 맹수를 사냥하는 노련한 사냥꾼과도 같았다. 은가누의 초반 폭발력을 막아냈고, 이후 체력과 레슬링에서의 이점을 앞세워 서서히 숨통을 조였다. 이러한 기세를 5라운드 내내 이어간 끝에 결국 헤비급 역사상 최초로 3차 방어에 성공하며 새로운 기록을 남길 수 있었다.

특히 미오치치는 1라운드에서 몇 차례 불꽃이 튄 후 은가누의 체력적인 부분에서 한계를 엿봤다고 말했다. "1라운드에서 바로 직감했다. 은가누가 1라운드에서 나를 저지할 수 없을 거라고 내다봤다. 그는 정말 터프한 친구였지만 이미 얼굴에서 조금씩 전의가 줄어들고 있다는 걸 느꼈다"고 대답한 미오치치는 체력을 약점으로 인식하여 충분히 활용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또한 미오치치는 챔피언인 자신이 언더독으로 여겨졌던 상황에 대해 서운함을 잠시 드러내기도 했다. "다들 은가누가 100만 명에 한 명 나올까 말까 한 재능이라느니, 경이로운 사나이라느니 어쩌고저쩌고... 그래서 어떻게 됐지? 그가 졌다. 그것도 40파운드나 더 가벼운 나에게 말이다"라며 슬쩍 웃었다.

하지만 미오치치는 결국 최후의 승자가 자신이라며 말을 이었다. "모든 사람들이 내가 질 거라 했던 녀석을 내가 꺾으니 더 달콤하게 느껴진다. 그리고 이제 내가 가장 위대한 헤비급이다. 그 누구도 달성하지 못한 3차 방어를 내가 해냈다"며 자신을 위로한 미오치치는 다시 한번 강한 어조로 팬들에게 자신의 존재를 각인시켰다.

"오늘 밤은 스티페의 쇼였다. 은가누가 아니다. 바로 나다. 내가 진짜 챔프다. 내가 기록을 깼고, 내가 최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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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형규 기자(press@monstergroup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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