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리 맥도날드가 벨라토르 웰터급 챔피언에 등극했다. 21일 열린 벨라토르 192에서 더글라스 리마를 5라운드 심판 전원일치 판정으로 꺾고 새 챔피언에 등극한 맥도날드의 얼굴은 언제나 그랬듯이 이번에도 피투성이였다. 걷지도 못해 들것에 실려 나가면서도 맥도날드는 드디어 꿈이 이뤄졌다며 미소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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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꿈이 이뤄졌습니다. 14살 때부터 그 어떠한 의심 없이 격투 여정을 시작했는데, 아마 신의 은총이 없었다면 분명 지금 이 자리에 오지 못했을 거예요. 이 모든 영광을 가족과 친구들, 그리고 팬 여러분께 돌리고 싶습니다." (로리 맥도날드)

[스포츠아시아=조형규 기자] 로리 맥도날드(28, 캐나다)가 UFC에서 못다 이룬 꿈을 벨라토르에서 이뤘다.

'레드킹' 맥도날드가 벨라토르 웰터급 챔피언에 등극했다. 맥도날드는 지난 21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잉글우드 그레이트웨스터포럼에서 열린 벨라토르 192에서 5라운드 심판 전원일치 판정으로 더글라스 리마를 꺾고 새 웰터급 챔피언에 등극했다.

지난 2016년 UFC의 계약 조건에 불만을 토로하며 벨라토르로 이적한 맥도날드는 지난해 5월 폴 데일리를 상대로 벨라토르 데뷔전을 치렀다. 위험한 타격가 데일리를 그라운드에서 자유자재로 조율하며 압도적인 2라운드 서브미션 승을 거뒀고, 이후 웰터급 챔피언 리마와의 맞대결이 성사됐다.

벨라토르 웰터급 타이틀전의 초반은 맥도날드의 분위기였다. 타이틀 경기인 만큼 신중한 타격전으로 포문을 연 맥도날드는 2분가량이 지나자 케이지 클린치 상황에서 곧바로 리마를 넘기며 바닥에 눌러놓기 시작했다. 리마의 하위 포지션 방어도 좋았으나 맥도날드는 어떻게 해서든 파운딩과 엘보를 구겨 넣으며 빈틈을 엿봤다.

2라운드에서는 리마의 저항이 거셌다. 시종일관 케이지로 몰아붙이며 컨트롤 우위를 점한 건 맥도날드였지만, 클린치 상황에서 리마의 불필요한 펀치를 허용했다. 소강상태가 이어지면서 분위기가 잠시 루즈해지는 라운드였으나, 전반적으로 맥도날드의 근소 우세를 유지하는 분위기였다. 

그러나 리마의 전략이 반전을 끌어냈다. 3라운드 내내 맥도날드의 앞발을 집요하게 노리던 리마의 레그킥이 결국 효과를 발휘한 것. 특히 라운드 종료 40여 초를 앞두고 쩍 하는 소리와 함께 리마의 레그킥이 터지자 맥도날드는 그대로 표정을 구기며 바닥에 쓰러졌다. 리마는 쓰러진 맥도날드의 다리에 사냥꾼처럼 다시 킥을 넣으며 곧바로 상위 포지션을 점유했다.

다행히 3라운드 종료 버저가 맥도날드를 살렸다. 하지만 라운드 종료 후 코너로 돌아간 맥도날드의 왼쪽 정강이는 화면상으로도 아픔이 전해질 정도로 크게 부어있었다. 이어지는 경기 흐름이 순식간에 어두워지기 시작했다.

성치 않은 다리를 부여잡은 맥도날드는 각오를 다지며 4라운드에 돌입했지만, 부상을 입은 다리가 발목을 잡았다. 맥도날드는 시작과 동시에 테이크다운을 시도했지만, 오히려 리마에게 역으로 넘어가며 파운딩 세례를 맞았다. 중계 카메라도 맥도날드의 퉁퉁 부은 왼쪽 정강이를 집중적으로 비출 정도로 분위기가 좋지 않게 흘러갔다.

그러나 맥도날드의 위기관리 능력은 마지막 순간에 빛을 발했다. 놀라운 집중력으로 5라운드 초반 테이크다운을 성공시키며 재역전의 발판을 마련한 것. 물론 하위 포지션에서 공격을 받아내는 리마의 대처도 좋았지만, 단단한 방어를 뚫고 날카로운 엘보를 꽂아 넣는 맥도날드의 집요함이 더욱 빛났다.

마지막 라운드에서 리마를 바닥에 눕힌 맥도날드는 경기 종료를 알리는 버저가 울릴 때까지 단 한 순간도 리마의 탈출을 허용하지 않았다. 혈전을 치른 양 선수는 경기 종료 후 서로 손을 굳게 잡았으나, 결국 심판 판정은 마지막 순간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고 역전에 재역전이라는 드라마를 집필하는 데 성공한 맥도날드로 향했다. 5라운드 종료 심판 전원일치 판정승으로 맥도날드가 벨라토르 새 웰터급 챔피언에 등극하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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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경기로 정강이 부상을 입은 맥도날드는 이후 들것에 실려 퇴장하는 모습이 공개되며 상당한 혈전이었음을 짐작게 했다. 다행히 정강이 부상은 골절은 아닌 것으로 판명됐으며, 이후 맥도날드는 "골절은 아니다. 큰 혈종인데 아프지만 곧 사라질 것"이라며 팬들을 안심시켰다.

한편 챔피언 벨트를 품에 안은 맥도날드는 21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진짜 꿈이 이뤄졌다. 14살 때부터 어떠한 의심 없이 격투 여정을 시작했다. 신의 은총이 없었다면 분명 이 자리에 오지 못했을 것이다. 이 모든 영광을 가족과 친구들, 그리고 팬 여러분께 돌리고 싶다"는 말을 남겼다.

[사진] 로리 맥도날드 인스타그램
조형규 기자(press@monstergroup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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