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프로레슬링 단체 PWF가 연간 최대 이벤트인 '인생공격 4'를 개최한다. 일본의 랜스엔드와 합동으로 개최하는 이번 인생공격 4는 전일본프로레슬링에서 공인한 전아시아 헤비급 챔피언십 벨트가 부활하는 역사적인 대회이기도 하다. PWF의 간판 선수들부터 랜스엔드의 프로레슬러들, 딥(Deep) 미들급 챔피언을 지낸 종합격투기 파이터 최영까지 많은 것을 준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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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 한국에서 프로레슬링 이벤트를 개최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싶어요. 사람들로 하여금 WWE도 좋지만 한국 프로레슬링도 보고 싶다고 말 할 수 있는 시대가 올 때까지 계속 할 겁니다."(김남석)

[스포츠아시아=조형규 기자] 자생 가능한 한국형 프로레슬링 이벤트. 과연 가능한 이야기일까. 

과거 김일-이왕표의 시대를 지난 한국 프로레슬링은 시장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여겨지는 게 일반 대중의 인식이었다. 하지만 현실은 조금 다르다. 비록 과거처럼 '방송'이라는 거대한 포맷이 존재하는 형태는 아니지만, 미디어를 통해 잘 알려진 프로레슬링 업계의 생리를 파악하고 있는 현대 대중의 눈높이에 맞춘 인디 프로레슬링 단체들이 존재한다. 

관건은 이들 단체가 단지 그 생명력에 산소호흡기만 걸어둔 상태가 아니라는 점이다. 몇몇 단체들은 비록 그 규모가 작을지라도 이미 수 년째 프로레슬링 팬들에 의해 지속 가능한 흥행을 개최해왔다. 자생력을 점차 키워가면서 지속 가능한 프로레슬링 흥행을 개최하고 있다.

프로레슬링 피트(이하 PWF)는 바로 국내에서 자생력을 키워가고 있는 몇 안 되는 프로레슬링 단체 중 하나다. 지난 2013년 김남석 대표 겸 선수가 출범한 PWF는 월간 스케줄로 진행되는 슈퍼노바 시리와 1년에 한 번 꼴로 진행되는 연간 이벤트 성격의 '인생공격' 등 상당히 체계적인 시스템을 기반으로 지속력 있는 흥행을 지향하는 단체다.


■ '인생공격'은 PWF의 아이덴티티

세계 각지의 프로레슬링 단체들은 각자의 아이덴티티를 상징하는 최대 연간 이벤트를 하나씩 가지고 있다. 매년 4월 마다 열리는 세계 최대의 프로레슬링 축제인 WWE 레슬매니아, 전 세계의 프로레슬링 팬들이 매년 1월 4일을 손꼽아 기다리는 신일본프로레슬링의 레슬킹덤 등이 좋은 예다.

앞서 언급한대로 '인생공격'은 PWF라는 단체를 상징하는 가장 중요한 이벤트다. 지난 2014년 역사적인 1회 대회를 시작으로 2015년에 2회, 2016년에 3회를 치렀다. 특히 지난 2015년 '인생공격 2'에서는 WWE에서 에반 본이라는 이름으로 활약했던 북미 인디 프로레슬링의 강자 맷 사이달을 초청해 타이틀전을 치러 화제가 됐다. 또한 2016년 '인생공격 3'는 프로레슬링의 본고장이라 할 수 있는 일본으로 건너가 원정흥행을 개최하여 의미를 되새기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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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인생공격은 PWF라는 단체의 자아를 상징하는 프랜차이즈다. 그런데 매년 개최했던 인생공격이 지난해에는 이런저런 사정으로 열리지 못했다. 대신 해가 바뀐 2018년, 오는 21일 네 번째 인생공격 흥행을 개최한다.

개구리는 멀리 도약하기 전에 몸을 최대한 웅크린다. 인생공격도 마찬가지다. 1년 3개월을 건너 뛴 만큼, 김남석 대표는 "그 어느 때보다 의미 있는 이벤트다"고 힘주어 말했다.


■ 전아시아 헤비급 타이틀 부활한다

이번 인생공격 4는 PWF가 일본의 프로레슬링 단체인 '랜스엔드'와 합동으로 치르는 이벤트다. 특히 이번 흥행에는 전일본프로레슬링에서 공인한 전아시아 헤비급챔피언십 8강 토너먼트가 개최되는데, 이 챔피언 벨트는 과거 역도산 또한 거쳐간 기록이 있는 타이틀이기도 하다. 전일본프로레슬링에서 역사 속의 타이틀을 다시 부활시킴에 따라 의미 또한 깊다.

가장 화제가 되는 전아시아 헤비급챔피언십 8강은 출전 선수들의 라인업 또한 흥미롭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이름은 국내 종합격투기 팬들에게는 1세대 파이터로도 유명한 딥(Deep) 미들급 챔피언 출신인 최영이다.

잘 알려진 사실은 아니지만 랜스엔드의 사이 료지 대표가 바로 이 최영의 친형이다. 과거에도 최영은 이러한 인연으로 몇 번의 프로레슬링 경기를 가진 적이 있지만, 프로레슬링다운 본격적인 시합에 출전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 더군다나 8강 토너먼트 4시합에서 만나는 상대가 바로 친형인 사이 료지로, 형제간의 대결을 볼 수 있는 중요한 경기가 될 전망이다.

헤비급 8강 토너먼트에는 그 외에도 국내부터 중국, 몽골, 일본까지 다양한 국적의 선수들이 출전한다. PWF의 터줏대감인 엉글과 닥터몬즈 주니어가 한국 대표로 나서며, 돌골스렌 베링곤과 윤보익의 경기는 각각 몽골과 중국을 대표해 대륙의 최강자를 가린다.

이날 열리는 토너먼트는 8강전의 승자들끼리 맞붙는 4강전은 물론, 각 시드 결승자끼리 맞붙어 챔피언을 가리는 토너먼트 결승전까지 한 번에 열린다. 이 결승전은 PWF의 LOTW 타이틀전에 이은 메인이벤트로 배정된 상태. 인생공격 4와 아시아 헤비급 챔피언십의 부활이라는 의미를 되새기기에 충분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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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 프로레슬링도 보고 싶게 만드는 시대가 올 때까지..."

하지만 국내에서 펼쳐지는 흥행인 만큼, 김남석 대표는 PWF 선수들의 대진 또한 충실히 준비하고 있다는 뜻을 밝혔다.

먼저 PWF의 LOTC 타이틀전이 다섯 번째 경기로 예정되어 있다. PWF의 주요 챔피언십 중 하나인 LOTC 타이틀은 국내 WWE 스맥다운 및 벨라토르 MMA의 해설자로도 유명한 '인간어뢰' 김남훈이 보유하고 있는 벨트. 배드 릴 섭지를 도전자로 맞아 오랜만에 해설자가 아닌 프로레슬러라는 본업으로 돌아오게 됐다.

PWF의 가장 권위 있는 타이틀인 LOTW 챔피언십은 인생공격 4의 코메인이벤트다. 맷 사이달도 한 번 거쳐간 적이 있는 LOTW 타이틀의 주인인 김남석은 일본의 아베 후미노리를 도전자로 맞아 타이틀 방어전을 치른다.

김남석은 후미노리에 대해 "킥 기술과 관절기가 굉장히 좋은 선수다. 최근 일본 프로레슬링 단체인 DDT 산하의 '바사라'라는 단체에서 뛰면서 일본 인디 시장에서 가장 화제가 되는 프로레슬러"라고 설명하면서도 자신의 타이틀 방어를 확신했다. 동시에 김남석은 "이번에 새롭게 부활하는 아시아 헤비급 타이틀의 벨트 실물을 보니 그 타이틀에도 욕심이 간다"며 향후 아시아 헤비급 타이틀에 대한 욕심까지 드러냈다.

흥행을 기획하고 또 선수로 경기까지 준비한 김남석 대표는 하루 앞으로 다가온 인생공격 4 흥행을 위해 각고의 노력을 쏟았다고 했다. "한국 프로레슬링 시장, 비록 열악하지만 지금도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그만큼 많이 응원을 해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계속 한국에서 프로레슬링 이벤트를 개최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싶거든요"라며 밝은 목소리로 이야기를 이어가던 김남석은 이 한마디를 꼭 남기고 싶다며 당부의 메시지를 전했다. 

"사람들로 하여금 WWE도 좋지만 한국 프로레슬링도 보고 싶다고 말 할 수 있는 시대가 올 때까지, 전 프로레슬링을 계속 할 겁니다."

[사진] PWF 제공
조형규 기자(press@monstergroup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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