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국내 팬들에게도 인기 선수로 등극한 UFC 페더급 파이터 컵 스완슨. 그런데 그의 행보가 오리무중에 빠졌다. UFC 파이트 나이트 123에서 열린 오르테가전을 끝으로 UFC와의 계약상 경기를 모두 마친 스완슨이 다양한 협상 카드를 꺼내 들었기 때문. 이미 UFC 외에도 다른 단체의 오퍼를 지켜보고 있다고 밝힌 스완슨은 FA 시장으로 나갈 수도 있다는 뜻을 암시했다. 과연 스완슨의 눈은 어디로 향하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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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제안들을 파악하기 전까지는 아직 섣불리 결정을 내릴 수 없어요. 오르테가를 막았어야 했는데··· 하지만 그래도 전 여전히 제가 좋은 폼을 유지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계약서에 사인을 마치고 가능한 한 빨리 싸우고 싶어요." (컵 스완슨)

[스포츠아시아=조형규 기자] "아직 잘 모르겠다. 일단 협상은 할 텐데 두고 보면 알 수 있지 않을까. 그래도 단지 원하는 결말이 나오지 않았을 뿐, 스스로는 꽤 괜찮게 싸웠다고 생각한다."

지난해 12월 UFC 파이트 나이트 123에서 브라이언 오르테가에게 길로틴 초크를 허용하며 승리를 헌납한 컵 스완슨(33, 미국)이 경기 후 미디어 인터뷰를 통해 남긴 말이다.

사실 최근 스완슨의 기세는 좋았다. 오르테가를 만나기 전까지 하크란 디아스-카와지리 타츠야-최두호-아르템 로보프를 모두 돌려세우며 페더급 최상위권의 성벽을 확실히 구축했다. 맥스 할로웨이와 프랭키 에드가의 타이틀전이 에드가의 부상으로 취소됐을 때도 조제 알도와 함께 대체 선수 중 하나로 손꼽히던 파이터가 바로 4연승의 스완슨이었다.

그런데 번번이 중요한 고비마다 미끄러진 스완슨은 이번에도 타이틀샷을 받지 못했다. 대신 복병 오르테가를 만났다. 치고 올라오는 신성과의 싸움이라는 리스크가 큰 시합이었고, 결국 여기서 스완슨은 연승 행진을 마감하며 계약상 마지막 UFC 경기를 씁쓸하게 장식했다.

그에 대한 아쉬움일까? 스완슨은 여전히 UFC와의 재계약에 대해 망설이고 있다.

스완슨은 13일(한국 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팜스프링스의 지역지 '데저트 선(The Desert Sun)'과의 인터뷰에서 UFC와의 재계약을 두고 여전히 심사숙고 중이라는 뜻을 밝혔다.

사실 UFC 측은 지난해 오르테가전에 앞서 스완슨에게 먼저 계약 갱신을 제안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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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스완슨은 UFC의 재계약 조건에 우선 보류의 뜻을 전했다. 그동안 옥타곤에서 쌓아온 커리어에 비해 금전적인 부분이나 처우 조건이 온당치 못하다고 판단했기 때문. 스완슨으로서는 계약상 마지막 경기까지 모두 치른 뒤 협상 테이블에 앉아 유리한 고지를 점할 심산이었다.

안타깝게도 계약상 마지막 경기였던 오르테가전은 스완슨의 뜻대로 결말이 나지 않았다. 하지만 패배에도 불구하고 스완슨은 이 경기에서 서브미션을 허용하기 전까지 타격으로 오르테가를 몰아붙인 덕분에 강한 임팩트를 남길 수 있었다. 당시 현장에 있던 데이나 화이트 UFC 대표도 경기 종료 직후 스완슨을 향해 "당장 재계약 건을 마무리 짓자, 스완슨을 영원히 UFC에 묶어두고 싶다!"며 크게 소리칠 정도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완슨은 여전히 UFC 재계약 협상에 대해 신중한 입장이다.

스완슨은 최근 '데저트 선'지와의 인터뷰에서 "다른 제안들을 파악하기 전까지는 아직 섣불리 결정을 내릴 수 없다"는 뜻을 밝혔다.

스완슨 측 설명에 따르면 UFC는 맨 처음 제시했던 재계약 금액보다 조금 더 많은 금액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스완슨은 다른 오퍼가 들어오는 상황을 모두 지켜본 후 결정을 내릴 것이라는 뜻을 밝혔다.

"상당수의 스타 선수들은 보통 오래 머물러있지 않는다"고 설명한 스완슨은 실제로 지난 12일에도 UFC가 아닌 다른 단체와 만나 계약에 관한 미팅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스완슨이 재계약을 망설이는 가장 큰 이유는 역시 금전적인 부분이다. 특히 지난해 8월 아내가 딸을 출산하면서 새로운 동기부여가 됐다. 격투기 수입으로 가정을 부양해야 하는 만큼, 가장으로서의 책임감이 더욱 커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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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까지 알려진 스완슨의 대전료 규모는 기본급 7만 6,000달러(한화로 약 8천만 원)다. 여기에 리복 스폰서십 고정 금액으로 2만 달러를 받는다. 승리수당이 없을 시에는 우리 돈으로 한 경기 당 1억 원 정도를 받는 셈이다. UFC가 금액을 조금 더 올려서 재계약을 제안했지만, 여전히 이를 보류하고 있다는 스완슨의 설명을 미루어 볼 때, 재계약 금액 조건은 기본급 10만 달러 내외로 조심스레 추정되고 있다.

이 부분에서 스완슨은 UFC와의 계약에 일장일단이 존재한다는 설명 또한 덧붙였다. UFC는 오래 활동하기 좋은 프로모션이지만, 선수의 승패와 상승세·하락세에 따라 수입이 얼마든지 유동적으로 변할 수 있다는 점을 리스크로 꼽은 것. 반면 다른 단체와 계약을 맺는다면 승패와 상관없이 계약 당시의 금액을 안정적으로 보장받을 수 있기 때문에 경제적인 측면에서 호소력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점을 강조한 스완슨은 "협상의 포인트는 멋진 차나 다른 것들에 있는 것이 아니다. 오로지 내 가족의 미래를 위해 안정적인 재정 상태를 유지할 수 있어야 한다. 그게 바로 협상의 전부"라며 힘을 주어 말했다.

한편 스완슨은 오르테가전 패배로 재계약 협상에서 불리한 위치에 서게 됐다며 씁쓸한 뉘앙스의 말을 이어갔다. 스완슨은 "오르테가를 막았어야 했다. 그에게 꽤 많은 펀치를 먹였고 거의 끝날 수도 있는 상황이었는데, 단 한 번의 기회를 그가 낚아채 가져갔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하지만 직전 패배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자신이 좋은 폼을 유지하고 있다고 강조한 스완슨은 "계약서에 서명하고 가능한 한 빨리 싸우고 싶다"는 뜻을 덧붙였다.

[사진] ⓒZuffa, LLC/몬스터짐 DB
조형규 기자(press@monstergroup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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