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3년 11월, 무규칙 발리투도로 시작한 UFC는 올해로 25주년을 맞이했다. 이종격투의 시대에서 종합격투기라는 하나의 스포츠로 발전하기까지, 짧지 않은 시간을 지금까지 함께 해온 인물이 있다. 바로 MMA 업계 최고의 심판이라 불리는 존 맥카시다. UFC 2에서부터 현재까지 옥타곤의 솔로몬으로서 역사를 관통해온 전설적인 레프리는 이제 또 다른 여정에 나선다. 이제 앞으로 그의 이름을 벨라토르에서 볼 수 있게 됐다. 주심이 아닌 해설자 '빅' 존 맥카시로.


"이 스포츠의 룰에 대해 팬들에게 상세하게 설명해줄 수 있는 사람이 많지 않아요. 하지만 만약 왜 심판이 저런 조치를 취하는지, 왜 판정은 저렇게 결정되는지를 알게 된다면 팬들에게 좀 더 유익한 정보를 제공하는 동시에 싸움을 즐기고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되겠죠. 제 심판 커리어를 해설자의 영역으로 가져온다면 이런 부분에서도 충분히 이야기해줄 수 있을 겁니다." (존 맥카시)

[스포츠아시아=조형규 기자] 지난 1994년 UFC 2에서부터 옥타곤을 비롯해 수많은 종합격투기 경기의 주심으로 활약한 존 맥카시가 벨라토르 중계진에 합류한다.

벨라토르는 10일(이하 한국시간) 대회사의 새 해설자로 존 맥카시를 영입했다는 소식을 공식 발표했다.

맥카시는 전 세계 종합격투기를 상징하는 가장 대표적인 심판이다. 지난 1994년 열린 UFC 2 대회부터 옥타곤에 올라 현재까지 현역으로 활동하는 권위 있는 레프리다. LAPD(로스엔젤레스 경찰국) 경찰 출신으로 신장 192cm, 체중 118kg에 육박하는 거대한 체구 덕에 '빅 존(Big John)'이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 

맥카시의 말에 따르면 벨라토르와의 협상은 물 흐르듯 순식간에 진행된 것으로 보인다.

양측의 대화가 시작된 건 지난해 12월부터다. 그동안 벨라토르 해설자로 오랫동안 활약해온 지미 스미스가 지난달 중계석에서 하차하면서 자연스럽게 후임 해설자를 찾는 과정에서 맥카시와 연이 닿은 것.

이를 위해 벨라토르의 스캇 코커 대표는 맥카시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대회사의 새 해설자를 뽑는 오디션에 참석할 용의가 있는지'를 물은 것으로 전해졌다.

코커 대표의 요청에 흔쾌히 응한 맥카시는 곧 순조롭게 오디션을 치렀다. 이후 벨라토르 측의 긍정적인 반응이 이어졌고, 벨라토르는 10일 맥카시를 대회사의 새 해설자로 낙점 지었다는 사실을 공식 발표했다.



맥카시의 벨라토르 해설자 내정 소식이 전해지자 상당수의 매체 및 관계자들 또한 이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무엇보다도 그동안 온라인 미디어를 통해 대중과 소통하며 종합격투기의 규정을 알리고자 노력한 맥카시의 열정을 높이 샀다.

이미 오래전부터 맥카시는 자신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MMA 룰에 대한 팬들의 질문에 친절하게 답변해준 것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입담도 좋아서, 자신이 주심으로 배정된 경기 때마다 항상 외치는 'Let's get it on'은 따로 특허 등록이 되어있을 정도다. 이 이름을 걸고 자신이 직접 ‘렛츠 겟 잇 온'이라는 팟캐스트를 진행하기도 한다. 

이러한 가운데 벨라토르 해설자라는 타이틀을 추가한 맥카시는 앞으로 더 큰 공신력과 접근성을 바탕으로 팬들에게 더욱 정확하고 전문적인 지식을 전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맥카시 또한 이 부분을 강조했다. 맥카시는 10일 미 종합격투기 전문 매체인 'MMA 파이팅'과의 인터뷰에서 "이 스포츠의 룰에 대한 부분을 팬들에게 잘 설명할 수 있는 사람이 많지 않다. 내 심판 커리어를 해설자의 영역으로도 가져온다면, 많은 사람이 궁금해하는 부분에 대해서도 충분히 이야기해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맥카시는 또 "팬들이 이러한 부분에 대해서 조금 더 알게 된다면 '왜 심판이 저런 조치를 취하는지', '왜 판정은 저렇게 결정되는지'를 알게 될 것이다. 이는 팬들에게 더 유익한 정보를 제공하면서 동시에 싸움을 즐기고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맥카시는 벨라토르 해설자 데뷔와 심판 은퇴는 무관하다는 뜻을 밝혔다.



맥카시는 "아직 (심판 직에서) 은퇴한 것은 아니다. 다만 다른 일을 하기 때문에 순번이 잠시 뒤로 밀린 것뿐이다. 내가 여전히 레프리로 경기에 나설 수 있느냐고 묻는다면, 당연히 그렇다. 다른 국제 경기나 혹은 작은 쇼에서 심판을 볼 일이 생긴다면 언제든지 가능하다"고 말했다.

다만 가능 여부와는 별개로 앞으로 심판으로서의 맥카시의 비중은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주짓수 블랙 벨트인 맥카시는 지난해 7월 학생들과 수업을 진행하던 중 부상을 당했다. 팔을 움직이는 것도 어려울 정도로 크게 다친 맥카시는 이를 치료하기 위해 두 번의 수술을 받았고, 한동안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이러한 과정을 겪으면서 맥카시는 "그 부상 덕분에 조금은 다른 관점에서 볼 수 있는 시각이 생겼다"고 전하며, 심판 이외의 다른 영역으로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는 뜻을 밝혔다. 

이어 맥카시는 "현재 내 모든 관심은 벨라토르를 위한 최고의 해설자가 되는 부분에 쏠려있다"면서 벨라토르 해설에 집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사진] ⓒZuffa, LLC/Bellator
조형규 기자(press@monstergroup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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