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여자배구 팬들 사이에서 KGC인삼공사의 배구를 ‘행복배구’라는 별명으로 부른다. 비록 팀 성적은 중위권에 머무르고 있지만, 팀 분위기가 아주 좋고 자신이 원하는 배구를 하고 있다는 이유에서 나온 별명이다. 이 행복배구라는 별명은 기업은행에서 채선아, 고민지, 이솔아가 트레이드 된 후에 더욱 두드러졌다. 과연 인삼공사가 보여주고 있는 행복배구의 비결은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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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팀에 들어가기 전에는 걱정을 많이 했었어요. 하지만, 많은 분들의 도움으로 이렇게 팀에 빠르게 자리잡을 수 있었어요. 정말 기쁜 마음으로 플레이하고 있습니다.”(채선아, KGC인삼공사 윙스파이커, 12월 26일 IBK 기업은행으로부터 트레이드)

[스포츠아시아=반재민 기자] 인삼공사의 행복배구의 큰 특징은 훈련에서나 경기에서나 분위기가 좋다는 점이다. 훈련에서는 서남원 감독의 지휘아래 자신이 하고싶은 배구를 해나가기 위한 훈련들을 착실하게 하고 있으며, 훈련이 끝나면 코칭스태프와의 면담을 통해 자신이 해야할 역할과 하고싶은 역할을 조율해 최적의 포지션과 공격방법, 수비방법을 찾아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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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인삼공사식 훈련을 통해 많은 선수들이 제2의 포지션을 찾았다. 대표적인 예가 세터에서 미들블로커, 윙스파이커 등 전천후 멀티플레이어로 변모한 한수지다. 2006년 프로데뷔 이래 10시즌을 세터로만 뛰었던 한수지는 서남원 감독의 제안에 따라 미들 블로커로 변신했고, 상황에 따라서는 아웃사이드 히터, 아포짓, 본 포지션인 세터까지 오가는 팔방미인 플레이어로 변신, 제 2의 배구인생을 성공적으로 보내고 있는 중이다.

한수지는 이에 대해 “세터로만 고집을 했었다면 그만둬야 했을수도 있다. 하지만, 감독님 덕분에 새로운 배구인생을 사는 것 같다. 배구욕심도 더욱 커졌다.”라며 새로운 기회를 준 서남원 감독에게 감사해했다.

훈련뿐만 아니라 경기장에서도 인삼공사의 행복배구는 이어진다. 아무리 범실을 해도 웃는 표정으로 팀 동료들에게 미안하다는 제스쳐를 취한다. 동료들도 역시 웃으며 보완해야할 점에 대해 이야기한다. 작전타임에서도 서남원 감독은 좀처럼 선수들을 질책하지 않는다. 분위기를 환기시키며 선수들에게 자신감을 일깨워주는 역할을 한다. 이러한 분위기는 코트에서뿐만 아니라 웜업존의 후보 선수들에게도 해당된다. 득점이 날 때마다 기쁜 표정으로 하이파이브를 하거나 춤을 추면서 분위기를 끌어올린다.

트레이드로 인삼공사에 들어온 선수들까지 이러한 분위기에 적응하는 데에는 오래걸리지 않았다. 지난해 12월 IBK 기업은행에서 트레이드 되어온 채선아, 고민지, 이솔아가 바로 그 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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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채선아의 변화는 확연하게 드러난다. 김사니 SBS 스포츠 해설위원도 “채선아 선수가 웃는 것은 정말 오랜만에 보는 것 같다.”라고 할 정도로 요즘 웃음꽃이 피었다. 웃는 얼굴만 변화한 것이 아니라 배구실력까지 일취월장했다. 지난 7일 현대건설과의 경기에서는 그동안 봉인해왔던 공격본능을 마음껏 드러내 보이며 12득점을 기록, 자신의 개인 한경기 최다 득점을 경신하며 팀의 2연승을 이끌었다.

채선아 역시 인삼공사의 생활에 만족하고 있었다. 채선아는 인터뷰에서 “처음에는 걱정도 많이 되었는데 선배 언니들이나 감독님이 배려를 많이 해주셔서 적응을 잘 할 수 있었다. 특히 (오)지영 언니가 적응에 큰 도움을 줬다. 훈련에서나 경기에서나 내가 부족한 점을 잘 커버해주고, 자신감을 심어준다. 정말 고마운 마음이다. 이대로만 이어간다면 이 트레이드가 내 인생의 터닝 포인트가 되지 않을까”라며 팀 동료들과 서남원 감독에게 감사를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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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6연패의 부진을 딛고 2연승으로 날아오른 인삼공사의 행복배구. 그 비결은 무엇일까? 서남원 감독은 그 비결로 ‘부드러움’을 꼽았다. 서 감독은 행복배구에 대해 겸손해했다. 이어 “훈련에서나 경기에서나 미스를 해도 크게 혼내지 않고, 장점들은 크게 칭찬하다보니 선수들이 밝아지고, 경기에서 하고자 하는 의지가 많이 드러난다. 그것이 행복배구의 비결이 아닐까 싶다.”라며 웃어보였다.

서 감독은 이어서 "선수가 하고싶어하는 플레이는 적극적으로 밀어주는 편이다. 고민지도 서브를 새로운 방식으로 하고 싶다고 해서 하고싶은 서브타법으로 할 수 있게 밀어주었다. 자신이 하고 싶은 배구를 하고 있기 때문에 실력도 좋아지고 선수들도 행복해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라며 긍정적으로 답했다.

마지막으로 선수들에 대한 배려도 잊지 않았다. 서 감독은 “특정 선수들 뿐만 아니라 모든 선수들에게 기회를 주려고 노력한다. 지금은 채선아, 고민지가 잘해서 기회를 못잡고 있는 지민경이나 우수민에게도 기회를 주려고 한다. 준비를 잘하고 있으면 좋겠다.”라며 모든 선수들에게 기회를 줄 것임을 이야기했다.

2연승을 거두며 부진의 터널에서 벗어났지만, 서남원 감독과 인삼공사에는 큰 산이 기다리고 있다. 10일 화성에서 IBK 기업은행과 경기를 치르는 데 이어, 13일에는 선두 도로공사와의 일전을 벌여야 하는 까다로운 일정을 소화해야 한다.

행복배구의 진정한 시험대가 될 두 경기이지만, 서남원 감독은 크게 걱정하지 않았다. 서감독은 “상대가 누군지 보다 우리가 해나가야 할 것만 생각하고 있다. 물론 분석은 해야겠지만, 우리의 것을 잘 만들어 활용한다면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을 것이다.”라며 미소지었다.

선수들은 물론 보는 이들마저 미소짓게 만드는 인삼공사의 행복배구, 서남원 감독의 신뢰와 선수들의 강한 의지 속에서 그들의 행복배구는 빨갛게 무르익어 가고 있다.

사진=KOVO, 인삼공사 제공
반재민 기자(press@monstergroup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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